2022/11 23

산청 남사예담촌의 이사재

이순신 장군이 권율 도원수부가 있는 청수역을 떠나 합천으로 가던 길에 이곳에서 하룻밤을 유숙했다고 하는 '이사재'는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사월리, 니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이사재는 공자의 고향 니구산(尼丘山)과 사수(泗水)에서 따온 것으로 실제 이곳의 산 이름은 니구산이고, 하천은 사수천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산청 남사예담촌, 동네 안쪽으로 흐르는 남사천의 다리를 건너면 고풍스런 돌담에 둘러쌓인, 고즈넉한 한옥이 눈에 띄기에 호기심에 가봤더니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중에 이곳에서 유숙했다는 안내문이 있어서 들어가봤다. 산청 이사재(尼泗齋)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328호 이사재 입구 이사재 거유문(居由門) 거유(居由)는 거인유의(居仁由義) 즉 인(仁)에 머물고, 의(義)에 따른다는 맹자에서 따온 ..

고택여행 2022.11.17

고택이 아름다운 남사예담촌

늦가을에 겨울을 마중하는 찬비가 내린후 약간 춥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다보니 동해남부 해안가주변에도 본격적으로 단풍이 물드는 가을속으로 들어선 것 같았다. 그러나 단풍이 물들면서 아름다움을 감상하기도 전에 바람이 불때마다 낙엽되어 떨어지는 단풍은 어찌 막을 수가 없었다. 뒤늦게 단풍은 물들었지만 속절없이 떠나가야 하는 나뭇잎의 인생은 한계가 있는듯 했다. 나무를 바라보면 단풍이 물들고 있는데, 이튿날에는 앙상한 나목의 풍경... 이것이 동해남부 해안가 지방의 늦가을 풍경이라는 것이 그냥 재미없다. 그래도 곳곳에서 빨갛게 꽃이 피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애기 동백꽃이었다. "가을이 길고, 겨울이 짧고, 봄은 길고.."라는 나의 푸념은 순전히 곳곳에서 피는 애기동백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11월 ..

고택여행 2022.11.16

산청 남사예담촌, 이씨고가

긴 가뭄끝에 아주 흡족하게 내려 주었던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는 싸늘함을 몰고왔지만, 텃밭의 채소들을 더욱 싱싱하게 했다. 그러나 찬비가 내리면서 시큰둥해진 몸의 컨디션은 이틀째 비실비실...혹시 코로나가 아닌가 괜한 생각을 해봤지만 열이 나지 않는...침을 삼키면 목이 아프고, 온몸이 욱신욱신하며 으실으실 춥기만한 심한 감기몸살이었다. 내몸 내가 알아서 건강관리 한다고 늘 자신했었지만 또다시 방심한 사이에 불청객 감기의 포로가 되어 있었다. 평소에는 혼자서도 잘놀고 씩씩하게 잘 살고 있지만 어디가 아프게 되면 느껴지는, 혼자라는 것에 대한 서글픔이 웬지 '독거(獨居)'라는 단어에 주눅이 드는 것 같았다. 그래도 살아야지, 일어나야지 물에 젖은 솜처럼 늘어지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면서 무언의 약속을 ..

고택여행 2022.11.15

풍경이 아름다운 늦가을날에

하루종일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던 주말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봤지만 끝내 내리지 않았던 비소식이었다. 단둘이 했던 약속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한 허탈감은 상실감 까지 가져다 주었다. 양파 모종을 심어놓고, 물 퍼다주는 것이 힘들어서 애타게 기다려봤던 가을비는.... 한밤중이 되어서야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들려왔다. 깜깜한 창밖을 바라보며, 비로서 안도의 한숨과 함께 늦게나마 약속을 지킨 가을비에게 '고맙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이튿날 아침 알바를 가면서 눈에 보여지는 풍경들은 지난 밤의 비바람으로 떨어져내린 낙엽들로 인해서 스산한 늦가을 풍경들을 을씨년럽게 만들어 놓았다.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좀 더 머물러 있을 단풍들인데 모두 땅위로 떨어져 내려서 뒹군다는 것이 또하나의 쓸쓸함이 되어, 진..

감동 2022.11.13

텃밭에서 수확한 인디언 감자

첫서리가 이슬인지, 서리인지 착각할 만큼의 약한 무서리가 내리면서, 본격적인 가을 수확기가 온듯 했다. 언제 추위가 닥쳐올지 모르는 불안감에, 동해남부 해안가의 주말농장 이곳 저곳에서는 고구마를 캐고, 고춧대도 뽑아내고 월동채소의 씨도 뿌려야 하고 자잘구레하게 수확할 것이 많아 보였다. 봄날에 재미삼아 심어본 인디언감자(아피오스)가 아직 수확 전이라서 농사라고는 기대하지 않은채, 헛탕을 칠 것이라는 생각으로 캐어보았다. 난생처음, 그것도 밭작물로는 흔하지 않은 것이었지만 일단 심어놨었기에,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수확을 했더니 한번도 구경해보지 않았던 땅속줄기가 주렁주렁.... 캘 때는 재미있었지만 감자보다 못생긴, 그다지 볼품은 없었다. 인디언감자(아피오스)의 땅속 줄기를 '괴경'이라고 부른다는 ..

텃밭일기 2022.11.11

늦가을,텃밭 주변 풍경

이번 주말쯤에 비소식이 있다는 예보에 텃밭하는 사람들의 바쁜 일손은 우선 양파 모종심기였다. 다른 지방에서 양파심기는 언제쯤인지는 모르나 이곳 동해남부지방은 11월 초순 부터 중순 까지 양파 모종을 심고 있다. 양파도 월동채소 중에 하나라는 것은 텃밭 농사를 지으면서 알게 되었다. 텃밭농사 짓는 사람들은 모두가 농사짓기에 서툴면서도 직장일 , 집안일을 하면서 잠시 틈을 내어 가꾸는 채소들이기에 비가 내려준다는 소식은 기쁨이었고 힘들게 물을 퍼다 주지않아도 되기 때문에 한시름 놓을수 있는 즐거움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단비 같은 비소식을 앞둔 시간들은 마냥 바쁘기만 했다. 요즘 텃밭에서 하는 일은 초가을에 심어 놓은 채소들을 뽑아내고 또다시 월동채소를 심어야 한다. 동해남부 해안가에는 겨울에 눈이 내리지 않..

텃밭일기 2022.11.10

남사예담촌의 늦가을 풍경

텃밭에서 올 가을 마지막 농사인, 월동채소 양파심기를 끝냈다. 기온이 따뜻한 동해남부 해안가에는 11월 초순 부터 양파심기를 하는데 겨울에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 하면서 성장을 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늦가을 날씨치고는 꽤 따뜻한 날씨여서 주말농장 텃밭지기들이 모두 밭으로 나와, 일을 하는 모습에서 가을이 멈춰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엊그제 무서리가 내렸다는 소식.... 아파트 안에서는 무서리가 내렸는지, 된서리가 내렸는지도 모르면서 무서리가 내렸다는 것이 반갑기만 했다. 왜냐하면 무서리라도 내려준다면 가을무우와 김장배추가 맛있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파트 옆, 작은 소공원에 스산한 바람이 불면서 낙엽이 떨어져 쌓이는 것을 보면 그냥 허전해지는 마음은 늦가을의 정취가 좋은 것만은..

고택여행 2022.11.09

산청 남사예담촌의 돌담길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싸늘한 찬바람과 함께 만추의 세상을 훤하게 비춰주는, 음력 10월 보름은 오늘이었고 어제는 24절기 중의 열아홉번째의 절기인 입동(立冬)이었다. 입동(立冬)은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기 시작하며 동면하는 동물들은 땅속에 굴을 파고 숨는다고 한다. 입동날 날씨가 추우면 그해 겨울은 몹시 춥다고 하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올해의 겨울은 그다지 춥지 않으려는듯 입동날에는 반짝 추위가 풀려서 전형적인 늦가을 날씨가 된 것 같았다. 만추의 가을인듯, 마지막 잎새 처럼 매달려 있는 단풍잎은 예쁜데 나뭇잎을 떨구는 나무는 서글픔을 가져다 준다. 엊그제 다녀온 경남 산청의 "정원이 아름다운 수선사"를 돌아보고나서 발걸음을 옮긴 곳은 남사예담촌의 만추 풍경을 만끽 하기 위함이었는데 지리산..

고택여행 2022.11.08

시골마을의 그윽한 국화향기

따뜻하기만 해서 눈이 내리지 않는, 그래서 가을이 길고 겨울이 짧은 동해남부 해안가에도 때아닌 겨울이 찾아온듯 했다. 입동이 코앞이라서 추운 것인지? 추울 것이라는 예보를 무시했던 탓인지? 알바하러 갔었던 주말 첫날에는 정말 '으악' 소리 날 만큼 해안가는 추웠다. 옷차림 때문인지 하루종일 한기가 들고, 덜덜 떨리고, 그러다보니 배가 많이 아팠다. 예전에는 추위에 많이 강했는데, 또다시 나이 탓을 해본다. 이곳의 나무들은 이제서 곱게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고 국화향기가 제법 가을날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만추인데... 어처구니 없을 만큼 황당한 기온은 겨울을 향해 줄달음 치는 것 같았다. 아침 기온은 5도, 낮 최고 기온은 12도 늦은 오후의 기온은 또다시 5도... 이 정도의 기온에 무슨 엄살이냐고 하겠..

감동 2022.11.06

예쁜 정원 같은,산청 수선사

드라마 '왕이 된 남자' 촬영지로 잘 알려진 경남 산청 수선사는 연꽃이 필 때, 초여름 풍경이 예쁜 ... 연못과 정원이 아름다운 사찰로서 꽤 많이 알려진 곳이었기에 꼭 한번은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5년전 부터 해봤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늦가을날에 코에 바람을 쐬러, 산청 남사예담촌으로 가는 길에 잠시 들려서 수선사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게 되었다. 꽃이 피는 계절에 갔었더라면, 그림 처럼 예쁜 연못에서 사진을 찍어본다고 설쳐댔겠지만 꽃이 없는 늦가을이라서 약간은 아쉬움이 된듯 했다. 때가 되면 이루워진다는 뜻의 '시절 人蓮(인연)'이라는 작은 안내판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전형적인 절집만 다니다가, 뭔가 색다른 형태의 수선사에 가보니 웬지 낯설다는 느낌뿐이었다. 다른 사찰 처럼, 수선사에는 일주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