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22

한 해의 끝자락 장안사에서

인생길을 걸어오면서 어차피 떠나보내야 하는 한 해의 끝자락은 언제나 겪어왔던 일인데 왜 그렇게 마음이 착잡해지는 것인지? 그것은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짧아진다는 것에 대한 서글픔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래도 어김없이 찾아드는 새해는 막을 수 없으니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또 마음을 비우게 된다. 한 해를 보내면서 절집에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장안사로 발걸음을 했다. 장안사는 나의 재적사찰이었으므로 교무금을 납부해야 했고, 절집 달력을 가져와야 했으며 나름대로 부처님전에서 한 해의 마무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한 해를 보내는 부처님 전에서의 기도는 한 해 동안 평온한 마음으로 잘 살아왔다는 감사의 백팔배였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장안..

통도사 안양암, 감이 있는 풍경

통도사에서 서북쪽으로 자동차를 타고 10분 정도 가다보면 수도암 이정표를 지나서, 곧바로 안양암 이정표가 나오는데... 통도사 19개 산내암자 중에서 신라시대 창건 된 '자장암과 백운암' 이후에 고려시대에 창건 된 첫 암자가 '안양암'이라고 했다. 안양암은 '통도팔경'중의 하나인 안양동대에 위치하고 있다. 안양동대(安養東臺)는 안양암에서 바라보는 통도사의 비경을 일컫는다고 한다. 안양암에서 바라보는 통도사는 나무숲 사이로 멋스럽게 보여지는데 겨울날의 통도사 풍경보다는 훨씬 더 아름다운 감나무의 붉은 감이 주렁주렁 겨울 풍경을 돋보이게 했다. 안양암 언덕에서 바라본 산 아래로 휘어지게 늘어진 감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은 말로 표현이 안될 만큼 멋스러웠다. 몇년전 까지만 해도 안양암에서 통도사로 오르내리던 숲길..

추운 겨울날의 통도사 극락암

엊그제 음력 12월 초하룻날(양력12월23일) 통도사에 가서 부처님을 뵙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기에 겨울 풍경 까지도 아름다웠던 지난날의 극락암 생각이나서 영하 7도의 추운 겨울날이었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음에 또다시 극락암으로 발길을 옮겨봤다. 통도사 산내암자 극락암은 통도사에서 서북쪽으로 1,5km 떨어진 영축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며 근현대의 고승인 경봉스님께서 주석하셨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통도사 산내암자 극락암은 영축산이 독수리 알을 품은듯한 국내 최고의 명당 터에 자리잡고 있으며 한강 이남, 최고의 참선수행인 극락선원이 있는 곳이다. 극락암 영지의 홍교 극락암 중심법당인 무량수각(無量壽閣) 무량수각은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계신 아미타 부처님을 모신 곳이다. 무량수(無量壽)라고 함은 헤아..

겨울 암자에서

어느 곳이라도 암자의 겨울은 마냥 적막하고 쓸쓸하기만 했다. 평소에도 인기척이 없는 고즈넉함이 있는데 휑하니 모든 것들이 잠자는듯한,삭막한 암자는 겨울 그 자체만으로도 사색할 수 있는 그 무엇에 매료되어 혼자만의 기도 하는 시간도 오히려 감사 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래서 겨울 암자를 더 찾아가는지도 모른다. 누가 뭐라고 하든지 말든지, 날씨가 춥든지 말든지 혼자만의 시간을 얼음장 처럼 차디찬 마루바닥의 법당에 조용히 앉아서 천개의 염주를 굴리며 기도 한다는 것이 고행이 될지라도 마음이 편하다면 그것이 내 마음속의 극락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암자 뒷곁에서 사그러드는 꽃들 사이에서 보물찾기를 했더니 겨울 찬바람을 맞으면서 초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천일홍이 아름답기 까지 했다. 초가을날에는 꽃들이 많아서 그냥..

겨울바다의 넘실대는 파도

며칠동안 영하의 추위가 계속되면서 따뜻하다고 강조했던 동해남부 해안가도 추위는 비켜가지 않았다. 11월 부터 예쁘게 피고 있었던 애기동백꽃도 모두들 고개를 떨구었고 위세등등 추위와 상관없는듯한 여러종류의 꽃들 '장미꽃, 국화꽃,찔레꽃'도 비로서 겨울을 맞이했다. 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쓸쓸한 해안가 주변은 삭막하고, 쓸쓸하고, 황량한 바람까지 불어오는 겨울날 그자체였다. 주말 알바를 하기 위해 마을버스를 타고 해안가로 들어섰더니 태풍이라는 정보도 없었는데,겨울 바다는 완전히 뒤집어져 있었다. 버스에 탄 사람들은 의아해 하며, 모두를 바다를 쳐다보는데 마을버스를 운전 하시던 분도, 미쳐날뛰는 바다 앞에서 차를 멈춰섰다. 집채만한 파도가 갯바위를 부서뜨리려는듯... 차창 밖으로 보여지는 어처구니 없는 풍..

잡동사니 2022.12.26

초하룻날,통도사 겨울풍경

하루종일 영하 6도에 머물던 날은, 음력 12월 초하룻날이었다. 절집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산 속이었기에 어쩜 더 추웠는지도 모른다. 살을 에이는듯한 표현... 추운날에 돌풍 까지 곁들여서인지, 체감온도는 영하10도쯤 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초하룻날 부처님 뵈러 가는 길이라서 그다지 춥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개울가에서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진짜 추운 겨울임을 실감케 했었다. 그러나 유난히 올해 12월의 겨울은 추웠다. 요즘, 노란 개나리꽃이 피고 있었기에 겨울이 껑충 봄으로 갈줄 알았다가 영하에 머무는 날이 많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참으로 황당했던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에 어이가 없는 겨울이 찾아온듯 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통도사가 위치하고 있는 영축산에 하얀 눈이 쌓여 있음을 보았다. 산 ..

동짓날에 맛있는 팥죽 끓이기

아무리 몸이 많이 아파도 '죽'이라는 것은 뭐든지 먹지 않는 별난 식성인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느날 부터 입맛이 바뀌어 즐겨 먹게 된 죽은 '팥죽과 흑임자 깨죽'이었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팥죽을 좋아했으나 팥죽을 끓이는 것은 이상하게도 일년에 단 하루 동짓날뿐이었다. 왜냐하면 동짓날에는 절집에서도 팥죽을 끓이고 일반 가정집에서도 팥죽을 끓이기 때문에 덩달아서 빼놓지 않고 꼭 팥죽을 끓이게 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았다. *동지는 1년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로 조선시대에는 동지를 아세(亞歲), 또는 작은 설이라고 불렀다. 동지가 지나면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잔병이나 액귀를 쫒아내야 한다고 했다. 동지가 가장 밤이 긴 날이라서 음기가 강하므로 붉은 ..

요리조리 2022.12.22

한 해의 끝자락,길 위의 풍경

전국에 눈소식이 전해져서 혹시 눈이 내리지 않을까 또다시 기대해봤지만, 이곳은 절대로 눈이 내리지 않는 것이 천형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천형(天刑)의 뜻은 하늘이 내리는 형벌이라고 한다는데... 이곳 동해남부 지방은 하늘에다가 무슨 죄를 그리 많이 지었을까 쓸데없는 생각으로 잠시잠깐 시간 낭비를 했다. 겨울은 눈이 내려야 하는 것이 원칙일뿐 예외라는 것은 절대 없다는 것에 그냥 쓴웃음이 나왔다. 새벽 부터 한나절 까지 겨울비가 추적거리고 내렸다. 덕분에 기온은 올라갔고, 찬바람이 전혀 없는 따뜻한 날이 되었다. 김장 마무리는 서울 여동생 집으로 택배 보내는 일로 끝이났다. 앓던 이가 쑥 빠진듯... 홀가분해진 마음이었지만, 산너머 또 산이라고 알바하는 집의 김장이 아직 남아 있었다. 동치미 담가주러 가면..

감동 2022.12.21

김장하는 날에

생각보다 훨씬 날씨는 춥고,컨디션은 엉망이었다. 그래도 텃밭에서 키운 배추 뽑아서 어렵게 집으로 운반한 후 몸살을 앓느라 6일동안 베란다에 방치시켜 놓은 배추였기에 자꾸만 시간을 그냥 보낼수 없어서 김치를 담그기로 했다. 그러나 몸의 컨디션이 안좋을때 김장이라는 큰 일거리는 엄청 많이 부담스럽기만 했다. 그래도 해야지 어떻게 키운 배추인데... 김치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중얼거리며 고민을 했다. 머리속은 갈등을 느끼면서 손에는 이미 칼자루를 들은채 배추 자르기를 시도하려는 것에 내 자신이 밉다는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배추가 크고 단단하다는 것이 또 불만이었다 그러잖아도 평소에 많이 아픈 손목인데 왜 이렇게 배추 농사가 잘 된 것인지, 갈등이 또 생겼다. 이럴줄 알았으면, 20포기만 심..

텃밭일기 2022.12.20

정말,추운 겨울날의 텃밭

며칠째 계속되는 영하의 추운 날씨 그것도 영하1~2도가 아닌 영하 6~7도 다른지방에서는 영하 15~17도 혹한의 추위가 계속되고 있다는데 이 정도의 기온이라면, 엄살이 아닌가 의아해 할 사람도 있겠지만 12월말 까지는 텃밭에서 상추를 뜯어다 먹을 수 있는 따뜻한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이기에 영하 6~7도는 정말 극에 다달을 만큼의 혹독한 추위였다. 그만큼 추위에 대비하는 겨울 옷차림에 대해서도 다른지방에 비해 약간 미비했기 때문이겠지만 영하 6~7도의 기온은 살인적인 추위라고 해서 안전문자가 계속 날아든다. 갑자기 찾아온 동장군의 횡포는 설마 하루 이틀 그러다 말겠지 했던 것이 벌써 며칠째 사람들을 자꾸만 움츠려들게 하는 것 같았으며 살을 에이는듯한 찬바람이 휘몰아치는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에 서있는 느낌..

텃밭일기 2022.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