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길을 걸어오면서 어차피 떠나보내야 하는 한 해의 끝자락은 언제나 겪어왔던 일인데 왜 그렇게 마음이 착잡해지는 것인지? 그것은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짧아진다는 것에 대한 서글픔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래도 어김없이 찾아드는 새해는 막을 수 없으니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또 마음을 비우게 된다. 한 해를 보내면서 절집에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장안사로 발걸음을 했다. 장안사는 나의 재적사찰이었으므로 교무금을 납부해야 했고, 절집 달력을 가져와야 했으며 나름대로 부처님전에서 한 해의 마무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한 해를 보내는 부처님 전에서의 기도는 한 해 동안 평온한 마음으로 잘 살아왔다는 감사의 백팔배였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장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