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306

인기척 없는 적막한 겨울숲

오늘의 아침 기온은 영상 4도였고 한낮의 기온은 영상 8도였지만 아무리 포근한 기온이라고 해도 찬바람이 부는 겨울은 은근히 추웠다. 새해가 밝았는가 했더니 어느새 5일째... 5일 동안 무엇을 했었나 뒤돌아보니 걷기운동을 하느라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돌아다닌 것 외에는 한 것이 없었다. 덧없는 시간은 왜그렇게 빨리 흐르는 것인지? 새해 첫날에 다녀왔어야 하는 절집에 이런저런 일로 바쁜척 하면서 미루다가 오늘 다녀왔다. 재적사찰이었기에 종무소에 볼 일도 있었고 또 겸사겸사 다른 볼 일도 있었다. 절집이 있는 산골마을은 한적하다 못해 그냥 적막 그 자체라서인지 도심을 떠나서 시골길로 40분 동안 달려 가는 마을버스는 절집으로 갈때나 돌아올때나 텅텅 비어 있었다. 그런 곳을 혼자 간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꽤..

나의 이야기 2024.01.05

갑진년 새해 첫날에

집 주변은 동해남부 해안선을 따라서 좌 우로 온통 일출 명소였기에 20년 가까이 해마다 새해 첫날에는 집 주변 해안가에서 해맞이를 했었지만 올해는 날씨탓에 일출을 볼 수 없었음에 이상할 만큼 하루종일 허전하게 만들었다. 국보급 겁쟁이가 오전 6시30분에 깜깜한 새벽길을 혼자 나간다는 것이 약간은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누가 시킨 것도 아니기에 일출을 보러간다고 집을 나서면서 혹시 헛탕치지 않을 까... 하는 마음으로 일기예보를 봤더니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뀌면서 기분마져 꿀꿀하게 했다. 주말 이틀동안 알바를 하면서 바라본 바다의 수평선 부근은 해무가 가득해서 혹시 새해 일출이 힘들지 않을까 염려스러웠는데.... 일기예보는 해무가 아닌 흐림이었고 날씨가 흐려서 일출 관측이 어렵다는 문구가 뜬채 기분을 망..

나의 이야기 2024.01.01

추운날에 김장 마무리 하기

한번 추락하기 시작한 기온은 올라갈줄 모른채 진짜 겨울인듯... 엄청 춥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동해남부 해안가의 겨울은 해풍 덕택에 그다지 추운날은 없을 것이라고 자만 했던 것에 발등을 찍혔다. 해마다 이맘때는 밭에서 배추를 뽑아서 김장하느라 바빴는데 올해는 겨울비가 너무 요란스럽게 내려서 일주일 전에 뽑아다 놓은 배추가 자꾸만 신경쓰였기에 날씨가 춥거나말거나 일단 일을 벌리기로 했다. 그동안 왜그렇게 바쁜일이 많았는지 배추를 뽑아다 놓고도 김장할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 어쩜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저런일을 하다보니 몸살로 며칠 앓고 그리고 주말 알바 이틀... 겨울 한복판으로 가고 있는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면서 어느덧 12월 중순이라는 것이 마음을 조급하게 했다. 그래서 이일 저일 모두 제쳐놓고, ..

나의 이야기 2023.12.19

적막한 겨울숲으로 가는 길

초겨울로 들어서면서 이제는 추워질 일만 남아 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 하면서 이곳 저곳으로 부지런히 겨울채비겸 볼 일을 보러 다녔건만, 어이없게도 오늘 낮 최고 기온은 21도였다. 분명 초겨울인데, 낮기온이 21도... 들판의 텃밭에서 동치미무를 뽑아내면서 피부로 느껴지는 바람은 차거운 겨울바람이 아니라 시원하게 불어오는 그냥 바람이었다. 대파 밭에 노랗게 피고 있는 민들레꽃은 한 두 포기가 아니어서 지금은 초겨울이 아니라 이른 봄이었나 잠시잠깐 착각속에 빠지기도 했었다. 민들레꽃, 광대나물꽃 ,개쑥갓, 방가지똥 주름잎, 애기똥풀 꽃들은 모두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인데 너무도 당당하게 초겨울에 꽃을 피우는 모습들이란 겨울을 껑충 건너 뛰어서 봄으로 가는 길목인듯... 어디서 어디까지 겨울채비를 해야 하는 것..

나의 이야기 2023.12.08

산골마을의 12월 만추풍경

이른 봄날 같은 포근한 겨울날에 또다시 장안사가 있는 산길을 걷게 되었다. 이번에는 부처님을 뵈러 절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암자 주변의 나혼자 찾아가는 적막한 숲속에 볼 일이 있어서 였다. 초겨울로 접어드는 산길은 호젓하면서도 웬지 쓸쓸함이 곁들여지는데 아마도 길 위에 뒹구는 무수한 낙엽 때문이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 새소리, 물소리가 정겹게 들려서 혼자 걸어도 마음까지 힐링되는듯한 길은 어차피 일년에 몇번씩은 꼭 다녀와야 하는 길이었기에 서글픔보다는 즐거움으로 다녀올 것이라며 집을 나서는 것이 요즘 일이다. 숲에서 볼 일을 마치고 산길을 걸어 나오며, 마을버스 시간이 남아 있었기에 아직은 단풍이 아름다운 산골마을을 천천히 한바퀴 하고 싶었다. 초겨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울리지 않아서 만추의 풍경..

나의 이야기 2023.12.07

죽도시장에서 가족과 함께

모처럼 가족 끼리 떠난 늦가을 여행은 경주에서 시작하여 영덕으로 올라 갔다가 포항으로 돌아가는 코스였는데 여행도중에 뜻하지 않은 사고가 있었다. 가족들이 차에서 내린후, 운전자가 주차를 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여동생 발등 위로 차바퀴가 올라앉았다. 이쪽이 잘못했냐, 저쪽이 잘못했냐.. 시비가 오고 가기에는 두사람은 부부였기에 가족들은 너무 황당해서 모두들 머리속이 하얘졌다. 자칫하면 여동생 발등이 그냥 부서지는 순간이라는 것을 지켜보면서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동생이 힘껏 비명을 지르더니 무언가 쑥 빠지는 것이 보여졌다. 차바퀴 밑에 운동화를 남겨놓고 발을 빼냈던 것이다. 어떻게 발을 빼낼 용기가 생겼는지는 모르나 그대로 차바퀴 밑에 발이 있었다면 아마도 발이 뭉개지지 않았을까 아..

나의 이야기 2023.11.17

암자에서 만난 귀한 단풍잎

아직은 겨울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아쉬운 11월의 늦가을인데 집주변의 나무들은 아직도 푸르름일뿐, 단풍과는 거리가 먼듯 했다. 더구나 올해는 여름과 초가을에 비 바람이 끊이지 않아서인지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의 늦가을 풍경은 푸르스름한 나무보다는 앙상한 나목이 더 많은 아주 재미없는 풍경뿐이다. 지금이 가을인지, 겨울인지 분간 못하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기에 어딘가의 산간 내륙지방으로 단풍 헌팅이라는 것을 나가고 싶었다. 마침, 음력 10월 초하루여서 절집으로 부처님 뵈러가면서 보물찾기 하듯...주변을 살펴봤지만 야속한 나무들은 약속이나 한 것 처럼 앙상함으로 이미 겨울 바람속에서 쓸쓸하게 서있었다. 그래서 절집 주변 숲을 서성거리다가 암자로 올라가봤더니 인기척 없는 고즈넉한 암자는 더욱 쓸쓸한 모습이..

나의 이야기 2023.11.14

음력 9월 보름날에

사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그리 바쁜 것인지, 날짜 가는 것도 모르고 사는 세상!! 계절을 잊어버린채 꽃이 피는 꽃바보들이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는 인간 바보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는 윷놀이판의 도찐-개찐(도긴개긴)인듯 했다. 이곳 해안가의 날씨는 하루에도 열두번 변덕이 죽끓듯 심했다. 맑음이었다가 흐림, 또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가 잠잠 그리고 또 흐림 그러다보니 하늘 쳐다보는 일도 별로 없고 늘 날씨 때문에 투덜투덜이다. 늦가을이라는 세상도 그다지 달갑지 않으나 그래도 계절 모르는 꽃들은 참 열심히 피고 있다. 그러면서도 단풍이 한창 물드는 계절과도 상관이 없을 정도로 이미 거리의 가로수들은 바람에 의해 겨울나무가 되어 있고 눈이 내리는 겨울날에도 눈구경 못하는 것도 그저 그러려니.....

나의 이야기 2023.10.30

추석이 지난후 다녀온 그 숲속

10월이 시작되면서 확연하게 피부로 느껴지는 일교차는 한낮은 햇볕 자체가 아주 따끈따끈 했으며 그늘은 서늘했고 해가 지고난 저녁에는 은근한 추위가 몸을 움츠려들게 했다. 불과 며칠 전 까지만 해도 너무 더워서 투덜투덜이었는데 달력 한장 넘기게 되면서 넘나드는 기온차이는 진짜 가을을 실감케 했다. 추석이 지난 후 뒤늦게 다녀오게 된 그 숲속의 성묘길.... 추석 전 후로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마음은 늘 그리움이 머무는 숲으로 가고 있었지만 몸은 늘 바쁜 일상에서 탈출을 못했음에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가끔은 깊은 회의를 느끼기도 했었다.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던 9월 태풍탓도 해봤고, 때늦은 가을 장마도 탓도 해봤지만 어째튼 비가 너무 자주 내린 탓에 추석 전에 다녀와야 했을 성묘는 이렇게 저렇게 자꾸 미..

나의 이야기 2023.10.02

가을비 내리는 해수욕장에서

꼬박 이틀동안 추적거리며 내리는 비는 겉잡을 수 없는 가을비 였다. 다른 곳에서는 폭우가 내려서 침수 까지 되었다는데 이곳은 세차게 내리는 비도 아닌 것이 적당하게 내려서 분위기 잡을 수 있는... 그런 비가 참 예쁘게도 내렸다. 봄에는 비 한번 내리고 나면 기온이 따뜻해져서 꽃이 더 예쁘게 피어나고 가을에는 찬비 한번내릴 때마다 기온이 떨어져서 자꾸만 나뭇잎이 낙엽 되어 떨어진다는데 9월 중순에 내리는 비는 스산한 바람과 함께 기온은 19도~21도에 머물면서 싸늘함 마져 몸을 움츠려들게 했다. 비 내리는 날은 은근히 바빠야 잡념이 생기지 않건만 할일 없이 뒹굴거리다가 창밖을 내다보며 비가 멈춰지기만을 따분함으로 기다려보는데 따분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채, 또다시 날궂이 하기위해 조금은 차가운 바람이 있..

나의 이야기 2023.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