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231

텃밭에서 뜯어온 봄날의 별미

요즘 봄비가 자주 내리다보니 텃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우선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는 잡초를 제거 하는 것도 큰 문제였고 잡초속에 함께 자라고 있는 쑥도 뜯어야 했으며 나물도 뜯어내는 것이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당장 시급한 것은 4월이므로 봄채소 심을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인데 밭에 나갔으면 집중해서 일을 해야 하건만 자꾸 딴짓을 하다보니 정작 해야 될 일이 자꾸만 뒤로 미뤄지기만 했다. 요즘에는 무슨 식물이든지 꽃을 피우는 계절이므로 잡초들도 제 나름 꽃을 피우니까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자꾸만 사진을 찍는 버릇도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닌듯 했다. 그래도 이쁜 꽃이라는 이유로 모른척 할 수도 없다는 것은 핑계였고, 사진 찍는 버릇이 골치 아팠다. 오늘은 밭 옆의 도랑가에서 자라고..

텃밭일기 2024.04.05

봄날 4월의 텃밭에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가 했더니 어느새 벚꽃잎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꽃피는 봄 4월이라는 계절은 곳곳이 모두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하지만 이것도 잠시잠깐이고, 어느 순간에 벚꽃이 사라지면 화사했던 날들의 그 삭막함이란... 해마다 겪게되는 봄날의 허탈감이지만 그래도 꽃이 피고 있는 순간 만큼은 그저 무아지경속에 서있는 느낌이다. 4월이 되면서 텃밭 일도 바빠지기 시작했으며, 그 중에서 풀뽑기는 ... 무슨 풀들이 그리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인지? 골치 아플 만큼 짜증스러운 일이었다. 그래도 예쁘게 올라오는 새순들은 들여다 볼수록 신비스럽기만 했다. 갑자기 날씨가 더워진다는 느낌이 되니 봄채소 씨앗 파종과 모종 심을 준비로 하루가 하루가 고달프다고 할 만큼 바쁘기만한 시간들이었다. 봄 채소 씨앗 파종 때문..

텃밭일기 2024.04.02

봄날,별미의 맛 파김치

꽃샘추위로 인해서 꽤 날씨가 추워졌다. 몸을 움츠리게 하는 날씨 탓을 하면서 텃밭으로 가다보니 아파트 후문 앞의 벚나무에 꽃망울들이 곧 터져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다음 주 쯤이면 또다시 벚꽃 세상이 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본다. 오늘은 24절기 중 네번째 절기인 '춘분'이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春分) 쯤에 농가에서는 본격적으로 봄농사 준비로 바빠진다고 하건만 날씨는 춥고, 꽃은 예쁘게 피고 있고, 사람들은 춥다고 움츠리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그냥 할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봄바람은 몹시 차거웠으나 할 일이 제법 많은 텃밭으로 나갔더니 엊그제 까지 눈치만 보고 있는듯한 살구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진짜 어김없는 봄이구나"생각하며 텃밭 곳곳을 둘러보니 쪽파도 뽑아야 했고,..

텃밭일기 2024.03.21

봄날, 텃밭에 피고 있는 꽃들

며칠동안 기온이 제법 많이 올라갔다가 다시 추워지긴 했으나 한번 피기 시작하는 봄꽃들은 기온과 상관없이 앞 다퉈 경쟁을 하는듯 했다. 걷기운동을 하면서 요즘만 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저절로 할 만큼 가는 곳마다 구석구석, 골목 골목마다 꽃들이 피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텃밭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추운겨울을 얼어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무언의 표시인듯... 아주 당당한 모습으로 예쁘게 꽃이 피는 식물들은 꽃향기 까지 좋았다. 3월이 되면서 텃밭은 할 일이 제법 많았다. 겨울동안 알게모르게 자라고 있던 잡초도 뽑아내야 하고 예쁘게 올라오는 쑥도 뜯어야 했으며 추운 겨울을 지냈던 밭에 거름도 해야 했고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망가진 밭고랑도 손을 봐야 하기 때문에 밭에서 5~6시간을 흙과 씨름해야 하는 아..

텃밭일기 2024.03.18

2024년 올해의 텃밭 시작

날씨가 또다시 강추위로 변덕을 부린 이유는 아무래도 꽃이 예쁘게 피고 있는 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겠거니 생각했었다. 그러나 봄날의 시작점인 3월이니까 이제는 텃밭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려고 큰 마음을 먹었더니 추위로 인한 브레이크가 또 헷갈리게 했다. 지난 밤 부터 생각없이 날아드는 문자메세지는 강추위가 지속됨에 따라 동파방지...등등 방한용품 착용하라는 황당한 내용으로 끊임없이 날아들었다. 텃밭에서 요즘 해야 할 일은 감자심기와 완두콩 씨 심는 것인데 왜 그렇게 요즘에 비가 자주 내리는 것인지? 비가 내린다고, 춥다고 ,주말 이틀은 알바간다고... 내게 주어지는 텃밭의 시간들은 너무 짧기만 했다. 그러다보니 언제쯤 감자를 심게될런지, 마음은 자꾸만 초조해졌다. 그래서 오늘은 춥거나 말거나 텃밭으로 나가서..

텃밭일기 2024.03.01

2월 초순의 텃밭 풍경

태풍이라고 착각 할 만큼의 거센 바람이 잦아들었으나 날씨는 여전히 추웠다. 설명절이 코 앞으로 다가와서 그냥 마음만 바쁠뿐.... 춥다는 느낌 때문인지 자꾸만 게으름을 피우게 되는 것이 혹시 나이 탓인가도 생각해봤다. 그러나 게으름을 피운다고 누가 일을 해주는 것도 아니었고.... 설명절 차례상에 올릴 시금치를 뜯으러 텃밭으로 나가면서 바라본 하늘이 언제 저렇게 예뻤었나 새삼스럽다는 생각을 해봤다. 벌써 열흘째 지긋지긋 할 정도로 우중충했으니까... 어쩌다가 맑게 갠 하늘에 충격을 받은 것은 아닌가 황송한 마음으로 웃어봤다. 진짜 얼마만에 보았던 맑은 풍경이었는지 우중충함이 사라진 하늘은 미세먼지도 없는 아주 깨끗한 모습이었다. 텃밭으로 가는 들길을 지나면서 마주친 매화도 맑은 날씨 덕분에 더욱 화사하게..

텃밭일기 2024.02.07

딱새와 함께, 겨울 텃밭에서

아직은 음력으로 12월 초였고 24절기 중 대한(大寒)추위도 남아 있었기에 한 겨울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몰라서 냉이를 뜯으러 텃밭으로 가봤다. 냉이는 이맘때 캐다가 국을 끓여 먹으면 가장 맛이 있을 때인데 조금 시기가 늦어지면 꽃대가 올라와서 뿌리가 질겨진다. 그래서 춥다고 게으름을 피우면 냉이를 제대로 먹을 수 없었기에 한낮의 기온이 최고로 따뜻하다고 할 때 호미를 들고 나가봤다. 그런데 텃밭에는 냉이도 많이 있었지만 마른 풀잎 사이로 부지깽이(을릉도취)나물들도 믿기지 않을 만큼 자라고 있어서 더 추워지기 전에 뜯어야 한다는 생각뿐... 겨울 바람이 차겁다는 것은 그냥 참을만 했다. 한겨울날의 텃밭은 일손 놓은지 꽤 되었고, 얼었다 녹았다가 반복되어 엉망이 되어 있었으나 그래도 파릇파릇 자라는 채소들..

텃밭일기 2024.01.16

올해의 마지막 텃밭 마무리

기온이 자꾸만 영하로 내려간다고 할 때마다 무언가 할 일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대체 한파가 오기 전에, 텃밭에 무슨 할일이 더 남아 있었는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웬지 불안한 마음은 마음속을 참으로 어수선하게 했다. 텃밭의 웬만한 월동 채소들은 모두 비닐로 덮어주었고 당장 먹을 대파도 뽑아다 놨었기에 가끔씩 비닐속의 월동 채소들을 뜯어다 먹으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카레라이스를 하려고 당근을 썰다보니 문득 텃밭의 당근 생각이 났다. 밭 끝쪽에 심겨져 있었기에, 잠시 깜빡 잊고 있었다는 것이 황당했다. 그동안 영하7도~ 9도 까지, 내려간 이곳의 기온으로서는 강추위였거늘 갑자기 마음이 몹시 급해졌지만 선뜻 밭으로 갈 수 없었음은 땅이 꽁꽁 얼어있다는 것이다..

텃밭일기 2023.12.26

겨울 텃밭, 김장배추 뽑는 날

극심한 겨울 가뭄에서 갑자기 겨울 장마가 된듯... 포근하기만 했던 날씨는 우중충으로 돌변했고,바람은 심하게 불었으며 내리던 비는 하루를 잠시 휴식을 한 후 주말 까지 계속 비소식이 있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배추는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더 달착지근 하게 맛이 들고, 더 고소해진다는 이유로 들판에는 여전히 배추들이 대기상태로 김장 김치로 뽑힐 날만 기다리는 것이 요즘 이곳의 들판 풍경이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날씨가 맑으면서 영하로 내려가는 것은 괜찮지만 잘 키워진 배추가 빗물 속에서 며칠동안 지낸다는 것은 봐줄수가 없었다. 웬지 신경이 쓰여서 배추를 뽑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날씨가 포근한 날에는 도대체 무엇을 했기에 하필이면 우중충하고 바람부는 날에 배추를 뽑느냐고...? 밭..

텃밭일기 2023.12.12

가을 같은 겨울날, 텃밭에서

달력의 숫자는 분명 12월이고 겨울이었다. 그런 겨울날인데 텃밭에는 아직도 할 일이 가득있었다. 손가락으로 셀 만큼, 몇번 정도 영하2도의 추운 날씨가 스쳐 지나갔기에 언뜻보면 밭에 널부러져 있는 채소들이 볼품없어 보일테지만 그나름대로 귀하고 맛있어 보이는 김장채소들이다. 바쁘다고 날짜를 미루고, 춥다고 또 미루고 이제는 더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김장채소를 뽑아야 했고 김치를 담가야 할 만큼, 시간은 자꾸만 겨울을 향해 가고 있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글귀 처럼 무엇이든지 시작하면 끝이 있는 법, 게으름도 한계가 있었기에... 오늘 알타리무우를 뽑는 것으로 올해의 김장을 시작했다. 그런데 오늘의 낮 기온은 영상 16도 였기에 추울까봐 입고 나갔던 패딩조끼를 벗을 만큼 날씨가 따뜻해서 오랜시간 동안 밭..

텃밭일기 2023.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