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266

추운 겨울 12월의 텃밭에서

12월 둘째 주, 이곳의 기온은 그다지 춥지 않은듯 했으나텃밭의 식물들은 하루가 다르게 모양새가 후줄근해지면서추위에 나약해지는 모습이 자꾸만 눈에 띄었다.오전 10시 까지는 춥다는 느낌 때문에 밭에 나가는 것을 게을리 하다가낮12시 쯤이나 밭으로 나간다는 것이 겨울이라는 이유 때문인 것 같았다.아직 겨울 텃밭이지만 할 일은 많았으나 하루 이틀에 해치울 수는 없었다.시간이 날 때마다 쉬엄 쉬엄...그것도 춥다는 이유였고낮 12시쯤 밭에 나가다보니시간은 바빴으나, 해 그늘이 생기는 오후는 생각보다 많이 추웠다.배추도 뽑아야 했고, 당근도 뽑아야 했으며 쪽파도 뽑아야 김장을 하건만...겨울 텃밭은 춥고, 바람불고, 썰렁하다보니 부지런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그러나 12월이 다 가기 전에텃밭 마무리가 되어야 했..

텃밭일기 2024.12.12

첫 얼음이 얼었던 텃밭에서

동치미 무우가 아직 텃밭에 있었기에 혹시 얼지나 않았나 할 정도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던 날이었다.그동안 이런 저런 일 때문에 텃밭에서 뽑아내지 못한 채소들 중에서 동치미 무우가 꽤나 신경이 쓰였다.가을 내내 잘 키워 놓은 무우를 몽땅 얼리는 것은 아닌가?부랴부랴 밭으로 가봤더니 다행스럽게도 무우는 멀쩡했으나추위에  잘 견딘다고 했던 '가지나무'가 볼품없는 모습이 되어 있었다."이제는 진짜 다 되었구나" 가지나무들을 바라보니 그래도 아쉬움뿐이었다.가지나무가 크게 자라있어서 뽑아내야 다른 월동 채소들이 햇빛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억지로라도 뽑아내고 있었는데....주렁주렁 매달린 어린 가지들을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비닐에 담았다.가지나무를 볼품없이 만들게 했던 추위는 역시 영하의 날씨였다.텃밭에 빗물..

텃밭일기 2024.12.10

추워지는 날씨의 텃밭에서

들쑥날쑥 했던 변덕스런 12월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다는 예보가 있었다.그러나 추워진다는 기준이 어떤 것인지, 앞으로 열흘 남짓의 기온은다행스럽게도 영하의 날씨는 없었고, 가장 춥다는 날에는 0도에 머물렀다.텃밭에는 아직도 김치를 담가야 할 채소들이 가득인데...추워진다고 하니까 약간 초조하기는 했었다.열흘 남짓 집을 비웠기에 다른 집 보다는 김장이 늦어지긴 했다.그런데 여행 잘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바쁜 일만 있었고또한 곤혹스러운 일들이 생겨났다는 것이 유감스럽기만 했다.주방에서 일을 하다가 손가락을 칼에 찔렸다.살짝 스쳐지나간 것이 아니라 언뜻 느껴진 것은 깊숙하게 찔린 느낌이었다.지혈이 되지 않아서 응급실로 갔었고 두바늘을 꿰매고 왔다.진통제 도움으로 견디긴 했으나 식욕 까지 떨어져서냉장고에 있..

텃밭일기 2024.12.05

11월 끝자락의 텃밭에서

기온은 본격적으로 추위를 몰고 오는듯.. 11월의 끝자락은 그냥 추웠다.마지막 한장 남은 카렌다가 웬지 허무하다는 생각도 해봤다.새해가 밝았다고 일출을 보러 갔던 것이 엊그제인데 또 카렌다를 넘기고 보니, 마지막 카렌다 한장이 썰렁한 느낌이어서많은 회한을 갖게 하는 것 그 자체도 서글프기만 했다.열흘 남짓 텃밭에 가보지 않아서 궁금하기도 했었고서울 여동생 집에 택배를 보내면서 몇가지 채소를 함께 넣어 보내려고겸사겸사 텃밭에 가봤더니 그동안 못된 사람이 다녀간 흔적은 없었고역시 먹을 것을 찾는 고라니가 다녀간 흔적이 얄밉게 남겨져 있었다.눈이 내리면서 추위까지 찾아왔던 서울에 비하면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은 아직도 늦가을이 진행되고 있었다.조그만한 땅덩어리인데 기온의 차이가 어찌그리도 심한 것인지?새삼스..

텃밭일기 2024.11.29

진짜 추운날 텃밭에서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과는 절대로 어울리지도 않는....재난 안전 문자메세지가 어제 부터 친절하게 날아들었다."한파주의보 발효"라는...그러나 오늘 아침은 7도였고, 한낮의 기온은 10도였다.이 정도의 기온에 노약자 외출 자제에 방한복 착용...그냥 웃어봤다.서울 여동생 집에 택배 보낼 일이 있어서 문자메세지와는 상관없이 춥던지 말던지 오전 9시쯤 텃밭으로 나가보았다.약간 싸늘함과 서늘한 바람이 어우러지니까 춥긴 추웠으나 참을만 했다.아직 이곳은 무서리도 내리지 않았고 꽃들도 참 열심히도 피고 있는 늦가을이다.여전히 봄꽃도 피고 있었고, 여름꽃도 피고 있는데 한파라니?그냥 어이없는 웃음이 나왔다.한파 주의보라는 아주 친절한 문자 메세지와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텃밭의 채소들은 싱싱하게 잘 크고 있었고꽃들..

텃밭일기 2024.11.18

텃밭의 기가막힌 풍경들

제법 싸늘한 날씨에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기에이제는 전형적인 늦가을 기온이 되는 것인가 기대해봤더니또 언제 그랬냐는듯이 기온이 높아져서 또다시 얇은 옷을 입어야 했었다.늦가을의 기온은 여전히 오락가락 갈피를 잡지못하는 것이 우습지도 않았다.요즘은 텃밭에서 그다지 할 일이 없었기에 오랜만에 밭으로 가봤다.하루에 한번씩은 할 일이 없더라도 밭에 가서 채소를 살펴봐야 하건만아침 날씨가 싸늘하다는 이유로 게으름을 피우다보니 건너 뛸 때가 많았다.이런저런 일로 5일만에 텃밭에 나가봤더니 어이없게도 황당한 일이 생겼다.뛰는 놈 위에 나는 놈....그동안 고라니 때문에 피가 마를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고라니 보다  더 못된 짐승 같은 인간이 있었다.어렵사리 잘 키워놓은 채소들을 뻔뻔하게 뽑아가는 못된 손목아지..

텃밭일기 2024.11.11

싸늘한 가을날 텃밭에서

덥다고, 가을이 아직 멀었냐고 의아해 하면서그동안 계속해서 얇은 옷과 반팔을 입고 다니던 이곳이었건만어느새 내일이 입동이라고 한다.24절기 중 열아홉번째 절기인 입동(立冬)은 이 무렵 부터는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하기 시작하며동면하는 동물들은 땅속에 굴을 파고 숨어든다는데...입동을 하루 앞둔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의 아침 기온은 8도였다.그래도 낮 기온은 17도였기에 그다지 추운 날은 아니라고 했으나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너무 심한 것을 보면 어찌되었든 확실하게 가을이 깊어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았다.날씨가 춥다고 느껴지는 오전 8시쯤 텃밭에 나가봤으나텃밭에는 날씨와는 전혀 상관없이  모두들 잘 살아가고 있는듯 했다.가을 채소들도 그렇고, 텃밭에서 함께 꽃을 피우고 있는 식물들도 여..

텃밭일기 2024.11.06

10월 마지막날, 텃밭에서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기에 이제는 태풍이 완전하게 끝이난줄 알았었다.그런데 날아드는 안전 문자메세지는 또다시 사람을 황당하게 했다.11월 1일 부터 제21호 '태풍 콩레이' 직 간접 영향 때문에 많은 비에 강풍이 동반 된다는..반갑지 않은 소식이다.지난번에는 한 주일 내내 비가 찔끔거리다가 어느날 부터 맑은 하늘이 보여져서이제는 전형적인 가을이 되었나 했었더니 또다시 찾아드는 비소식은...그냥 지긋지긋하다는 것과 너무하다는 것은 우선적으로 텃밭 때문이었다.채소들의 웃자람과 뿌리가 썪어가는 것은 순전히 비가 너무 내린다는 이유였다.그래도 또 비가 내린다고 하니까 비 설겆이 할겸 어쩔수없이 텃밭에 가봤더니누가 가을이 아니라고 말한 적도 없었건만...스스로 알아서 많은 가을꽃을 피우는 텃밭은텃밭의 문을 열고 들..

텃밭일기 2024.10.31

쑥부쟁이꽃이 예쁜 가을 텃밭

계절적으로 10월의 가을은 깊어가고 있건만 어찌된 것인지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의 가을은계속해서 들락날락하며 방향 감각을 잃은듯 했다.어느 곳으로 갈 것인가, 여름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미련 때문인지오늘도 역시 낮 기온은 24~25였다.아직 이렇다할 가을옷을 입어보지도 못한채밖으로 나갈 때는 여름옷에 얇은 쟈켓 정도 입고 나가지만땀이 흐르는 이상한 계절이 계속 되다가어느날 갑자기 껑충~겨울 패딩옷을 입는 것은 아닌가 했다.날씨가 너무 따뜻하다보니메뚜기가 날아다닐 계절에 나비들이 기승을 떨었다.나비라는 존재는 텃밭농사 짓기 전에는 그저 꽃을 찾는 곤충으로 알았으나가을채소에 알을 많이 까놓은 후무수한 벌레들을 만들어내는 나쁜 존재라는 것을 알고보니까치나 고라니 만큼 나비 또한 불필요 하다는 것이 새삼 지긋..

텃밭일기 2024.10.17

10월 중순의 텃밭에 피는 꽃

무슨 조화인지는 모르나 이번주는 일주일 내내 비 예보가 있었다.그래서인지 오후부터 추적거리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한밤중인 지금 이 시간에도 창문 밖에서는 빗소리가 들려왔다.그렇게 며칠동안 내리는 가을비가 그치고나면더욱 추워질 것인가는 아직은 알 수 없으나 확실하게 가을이 깊어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았다. 그래도 여름날 처럼 내리는 큰비가 아니라서 별 영향은 없겠으나추적추적 내리고 있는 가을비 자체가알 수 없는 쓸쓸함을 전해주면서 묘한 감정이 생긴다는 것은누구나 느낄 수 있는 스산한 가을의 분위기가 아닌가 생각해봤다.늦은 오후 우산을 쓰고 시골동네 한바퀴를 돌아보는데가을의 향기라고 말하는 금목서 향기가 어디선가 코 끝에 날아들면서 비내리는 날과 분위기가 딱 맞는듯 했다.가을의 향기, 그리고 가을..

텃밭일기 202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