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바람이 불면서 추웠다가 ,더워졌다가 다시 또 추워지면서 가을은 깊어가고, 뒤늦게나마 예쁘게 단풍물이 드는가 했더니 무엇이 그리 급했던지, 한켠에서는 바람이 불때마다 하나씩 둘씩 떨어뜨리는 낙엽들을 길 위로 수북하게 했다. 단풍 예찬을 하기도 전에 바람이 부는대로 땅위를 뒹구는 단풍의 낙엽을 봐야 하는 허무함은 자연이 전하게 되는 바쁜 만추의 시간들을 지켜봐야 한다는 섭리 처럼 동해남부 해안가의 하루는 열흘이 지나가는듯 우습기만 했다. 11월 초순 까지 푸르름이 짙은 초가을 같기만 했던 이곳의 본격적인 가을은 11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였다. 그러나 단풍과 국화꽃과 낙엽들의 아름다움과 쓸쓸함을 한꺼번에 봐야 한다는 것이 차거운 바람 때문인지, 번갯불에 콩구어 먹는 식이었다. 가을과 겨울이 왔다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