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여행

산청 남사예담촌의 이사재

nami2 2022. 11. 17. 22:40

이순신 장군이 권율 도원수부가 있는 청수역을 떠나 합천으로 가던 길에

이곳에서 하룻밤을 유숙했다고 하는  '이사재'는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사월리, 니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이사재는 공자의 고향 니구산(尼丘山)과 사수(泗水)에서 따온 것으로

실제 이곳의  산 이름은 니구산이고, 하천은 사수천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산청 남사예담촌,  동네 안쪽으로 흐르는 남사천의 다리를 건너면

고풍스런 돌담에  둘러쌓인, 고즈넉한 한옥이  눈에 띄기에  호기심에 가봤더니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중에 이곳에서 유숙했다는 안내문이 있어서 들어가봤다. 

 

산청 이사재(尼泗齋)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328호

 

이사재 입구

 

              이사재 거유문(居由門)

 

거유(居由)는 거인유의(居仁由義)

즉 인(仁)에 머물고, 의(義)에 따른다는  맹자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이사재는  조선 전기 토포사의 종사관으로 임꺽정의 난, 진압에 공을 세우고

대사헌, 호조판서를 지낸 송월당 박호원의 재실이다.

상량문에 세정사팔월(歲丁巳八月)로 기록되어 있어

1857년에  새로 건립된 것으로 알 수 있으며

정문 앞에는 이충무공이 백의종군 중 이곳을 지나갔다는 행로 표지석이 있다.

 

이사재는  전 후면 반칸씩  툇칸으로 한 정면 4칸 측면2칸의 규모인데

마루 부분에는 모두 계자난간으로 설치했다.

 

재실 옆에는 200년 된 배롱나무가 있는데

배롱나무꽃이 피는 여름날에는 엄청 멋스러웠을 것이라고 상상해봤다.

 

배롱나무 옆의 암반 밑에 얕은 우물이 있고

장방형의 연못이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데, 세밀하게 들여다보지는 않았다.

약간 오염된  물처럼 보여졌기 때문이다.

 

이사재 뜰 앞에는 녹차나무꽃이 피었다가 사그러들고 있었다.

 

                   녹차나무꽃

 

뜰 앞의 커다란 목련나무에서  예쁜 꽃봉오리가 보였다.

꽃봉오리는 '자목련'이었다.

 

재실은  전 후면의 빈칸씩을 퇴칸으로 한

정면 4칸, 측면 2칸의 규모이며, 가운데 대청을 중심으로

좌,우 각 1칸씩에 방을 들이고, 좌 우 각 빈 칸은 마루로 꾸몄다.

마루 부분에는 모두 계자난간을  시설하였고,

그 상부에는 모두 소로를 끼워서 장식 했으며

정면 7칸의 툇마루를 한단 낮게 해서 출입이 용이하도록 하였다.

 

이사재는  서까래만 쓴 홑처마에, 지붕은 팔작지붕 형식으로

전 후 퇴칸적용, 활주 사용, 문짝구성, 광창시설 등

조선 후기의 건축양식들이 잘 적용된 건축물이라고 했다.

 

양 측면의 방 입구에는  세짝 분합문으로 구성 하였다.

잘 짜여진 문들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봤다.

 

옆면 계자난간 밑으로  불을 지피는  아궁이가 보였다.

 

뜰앞의 나무를 살펴보니 모두 목련나무였다.

그 중에 자목련 꽃봉오리가 보였기에

혹시 자목련과 백목련 꽃이 피지 않았을까, 봄날을 상상해봤다.

 

담쟁이 넝쿨이 고택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산청 예담촌의  어디를 가더라도   긴 돌담장과 담쟁이 넝쿨은

서로 연결된 깊은 인연의 끈 처럼 보여졌다.

이곳을 다녀간 계절이 늦가을이었다고...

글로 표현하기 보다는  멋진 풍경들이 잘 말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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