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229

밑반찬 만들기

본격적으로 날씨가 춥다보니, 밖으로 나가는 일도 드물고, 뒹굴뒹굴 할일도 없고해서 일부러 일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엊그제 지인집에서 먹었던 북어껍데기 무침은 난생처음 먹어본 밑반찬이었지만 한번정도는 집에서 만들어 보기로 했다. 북어껍질이 콜라겐이 많다는 이유로 재래시장에서 제법 많이 파는 것을 보았기에 쉽게 구입을 할 수 있었다. 약간은 귀찮았지만 흔한 밑반찬이 아니므로 일을 벌려봤다. 북어껍질(명태껍질)은 필수 아미노산과 칼슘, 비타민A , 오메가3 이 풍부해서 성장기 발육에 좋고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라서 다이어트에 좋으며 특히 콜라겐이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 뼈건강에 좋다고 한다. 재래시장에서 북어껍질을 구입했더니 전혀 손질이 되지 않았다. 한봉지에 5000원이라고 했는데, 제법 많은 것이 거의 반나..

요리조리 2021.01.06

가지 굴소스 볶음

가을이 끝나도록 텃밭을 지키고 있을 맨드라미가, 한순간에 주저앉게 된 이유는.... 한번 정도 시원스럽게 내렸으면 하는 비소식 없이 가을 가뭄이 지속되면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더니, 심심치않게 서리가 내리는다는 것이었다. 옷자락이 젖을 만큼의 찬이슬이 내리는 아침에는 텃밭 채소들도 생기를 되찾은듯 싱싱하게 보였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된서리 때문에 잎사귀들이 엉망으로 되어버리는 계절은, 자꾸만 겨울바람을 마중하는 것 같았다. 감나무가 있는 밭주인에게 왜 감을 따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새들에게 보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말랑말랑 홍시가 되어가는 먹음직스러운 감들이 새먹이라고 하니까 감히 내입으로 넣는다는 것이 민망스러웠다. 우리집 텃밭에 마지막 남은 가지나무이다. 초가을이었던 9월 태풍 이후에, 제 구실을 한번..

요리조리 2020.11.10

보리굴비의 맛

가을철 환절기 알레르기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다보니 밥맛과 입맛이 모두 사라졌다. 어린아이처럼 대충 미숫가루나 두유, 곡물식빵, 국수,만두... 등으로 목숨을 연명하고 살다보니 점점 더 몸상태가 엉망이 되는 것 같았다. 텃밭에서 자라난 가을무우와 배추를 솎아다가 김치를 담그면, 입맛이 살아날까싶어서 살기위한 방법으로 김치를 담갔더니 맛이 괜찮았다. 마침, 알레르기로 고생을 하는 언니의 건강이 염려스러운지, 여동생이 보리굴비를 보내왔다. 그렇지만, 생선을 만지는 것도 싫고, 집안에 생선비린내 나는 것도 싫은데, 어쩔것인가... 한참을 들여다 보다가, 동생의 성의를 생각해서 큰맘 먹고 생선을 손질하기로 했다. 이곳 해안가에서는 보리굴비전문 음식점이 없어서 서울 여동생집에 갈때마다 가끔 가족끼리 보리..

요리조리 2020.09.25

가지전의 매력

3일동안 계속해서 비가 내렸다. 여름날에 징그럽게도 많이 내린 비였기에, 이제는 지겨워할때도 되었지만 가을채소 씨를 뿌려서 어린싹이 예쁘게 땅위로 올라오는 텃밭 때문에 지겨워할 겨를이 없었다. 오후쯤에 비가 그쳐서 텃밭에 나가봤더니, 알맞게 비가 내려준 덕택에 모두들 예쁜 모습이었다. 새롭게 일궈놓은 밭에서 가을채소들이 파릇파릇 보여지니까 무자비했던 긴장마와 두번의 태풍으로 엉망이 된 텃밭의 모습들은 금새 잊혀지는 듯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연재해에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왔음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여름날에 아무렇게나 핀 코스모스는 그저 그렇게 봤는데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고, 곱게 피어 있는 코스모스가 이제는 반가움이 되어 발길을 멈추게 했다. 텃밭의 가지나무가 4그루 있었는데, ..

요리조리 2020.09.18

별미음식 늙은호박전

평소에 음식에 대한 편식이 심한 내가 가장 먹기싫어 했던, 음식은 늙은호박으로 만든 음식들이었다. 호박죽도 싫어 했고, 단호박으로 만든 것도 싫어 했고, 호박범벅이라든가 호박떡 까지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래서 텃밭에도 절대로 늙은 호박이 될수 없는,애호박을 심었으며 지인 집에서 맷돌호박씨를 주길래, 넓은 공터가 많은 텃밭에 심었더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맷돌호박 줄기는 긴 장마에 몽땅 죽어버렸었다. 그런데 이번에 어쩔수없이 늙은 호박으로 음식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이 그냥 우습기만 했다. 해안가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지인집에도 하이삭 태풍이 큰 피해를 주었다. 겸사겸사 도움을 주기위해, 몇몇의 지인들과 함께 찾아가서 일을 봐주었는데 해안가 언덕에 심어놓은 호박들이 염분이 심한 바닷물을 뒤집어 쓰고는 줄기가..

요리조리 2020.09.10

색다른 맛, 완두콩국수

이제 빗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는, 완전한 여름이 된듯 했다. 그러나.... 물폭탄에 조심하라는 안전문자가 어느새 바뀌어, 폭염특보라고 하는 '외출자제' 안전문자가 또 날아들었다. 그래도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집 주변은 바다가 있고, 바다 뒷쪽에 산이 있어서인지 산 밑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에어컨이 필요없는 세상을 살고 있다는 것의 특혜를 받고 있다. 집안에 있으면 선풍기를 켜야 하는데, 집 밖으로 나가서 아파트옆 공원에 앉아 있으면 추석을 앞둔 가을바람이 불어오는듯 했다. 입추가 지나고, 내일은 말복, 그리고 7일후에는 처서 .... 지긋지긋한 비 덕택에, 이번 여름은 그럭저럭 지나가는듯 했다. 50여일의 긴 장마가 끝이난듯, 이른 아침 6시의 하늘은 제법 맑고 푸르렀다. 냉동칸 정리를 하다가 완두콩..

요리조리 2020.08.14

여름철 별미 ' 노각무침'

7월 한달내내 쉼없이 내렸던 비 때문에 들판의 모습은 잡초만 무성한데, 지칠줄 모르는 여름비는 8월이 중순으로 가고 있건만 출석체크를 하듯,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리고 있다. 도대체 무슨 조화인 것인지, 하늘 쳐다보고 중얼거려보지만 확실한 답은 들을수가 없었다. 그동안 내린 비가 너무 엄청나서 텃밭이 많이 망가졌기에 ,이른 아침 6시에 일을 하러 나갔다. 하늘이 맑아지는 것 같아서 마음 놓고 일을 벌려놨는데,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예보에도 없는 비라서 잠시잠깐이면 멈추겠지 했다가, 천둥번개 까지 동반하게 되니까 무서워서 10분 정도 되는 길을, 비를 맞고 집으로 가다보니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었다. 참으로 어이없게도 좍좍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 걸어야 했던 어쩔수 없는 상황도 겪어보게 되..

요리조리 2020.08.12

여름에 먹을수 있는 '박국'

며칠동안 뜸했던 비가 또다시 물폭탄을 쏟아내서 도로가 침수가 되었다고 안전문자가 하루종일 날아들었다. 저녁쯤에는 부산역 주변의 지하차로를 비롯해서, 해운대 주변의 지하차로들을 모두 통제했다는 긴박한 문자가 쉴새없이 날아들었다. 세상이 어찌되려는지, 답답하기만 했다. 텃밭에 나가봤자 걱정스러워 할만한 채소들은 모두 사라졌고, 고추는 탄저병이라는 병으로인해 모두 사망.... 추석쯤에 뽑아먹기 위해서는 쪽파를 빨리 심어야 한다면서, 지인이 쪽파씨를 가져왔지만 무슨 비가 그리 많이 내리는지, 텃밭 언저리에서 비내리는 텃밭만 바라보다가 돌아왔다. 비에 젖어서 후줄근해진 '배롱나무'꽃은 올여름 내내 비를 맞고 서있을 것 같아서 애처롭기 까지 했다. 처음으로 텃밭에 '식용박'을 심어보았다. 박에 대해서는 조롱박을 키..

요리조리 2020.08.07

비내리는 날의 '감자전'

며칠째 맑은 날을 구경할 수 없을 만큼 날씨는 계속해서 우중충이더니, 이틀동안은 쉼없이 비가 내렸다. 남쪽지방의 본격적인 장마비가 물폭탄을 만들어낸듯, 잠시 우체국에 다녀오면서 물살이 센 빗물에 휘청거림을 체험하고 돌아왔다. 아파트가 산밑이고, 지대가 높아서 침수될 염려는 없지만, 저지대에는 침수되었다는 소식이 자꾸 전해져온다. 비가 계속해서 내리니까 텃밭에 갈일도 없고, 비내리는 날은 너무 따분해서 일거리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아주 못생긴 감자들을 골라내어서 감자전을 부쳐볼까 생각하면서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이렇게 못생긴 감자들이라도 소중한 감자였음에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어서라도 감자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함께 주말농장을 하는 텃밭지기들이 농사지은 감자들이다. 감자를 심는 것은 모두 초..

요리조리 2020.07.13

아삭아삭한 맛 '상추전'

텃밭에 심어놓은 상추 종류는 여러종류가 있다. 꽃상추, 청상추, 오크상추, 로메인상추, 조선상추, 그리고 치커리와 쑥갓도 함께 곁들인다. 그런데 그 많은 상추 중에서, 고라니가 좋아하는 상추는 '조선상추'이다. 사람들의 입맛에도 조선상추를 선호하는데, 고라니 그녀석도 사람입맛을 따라가는 것 같았다. 이른새벽에 아침식사를 하러 나오면, 하필이면 조선상추밖에 심지않은 우리텃밭의 상추를 먹고간다. 그래도 나는 사람이고, 지는 짐승인데, 짐승과 사람이 함께 먹을 수 없어서 상추가 먹을 정도 잎이 자라면, 저녁나절에 따다가 냉장고에 보관하게 되다보니 넘쳐났다. 고라니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뜯어놓은 상추가 넘쳐나서 처리하기위해 상추전을 해먹어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전을 부치면, 재료가 많이 들어갈 것 같아서였고 한..

요리조리 2020.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