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몸이 많이 아파도 '죽'이라는 것은 뭐든지 먹지 않는 별난 식성인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느날 부터 입맛이 바뀌어 즐겨 먹게 된 죽은 '팥죽과 흑임자 깨죽'이었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팥죽을 좋아했으나 팥죽을 끓이는 것은 이상하게도 일년에 단 하루 동짓날뿐이었다. 왜냐하면 동짓날에는 절집에서도 팥죽을 끓이고 일반 가정집에서도 팥죽을 끓이기 때문에 덩달아서 빼놓지 않고 꼭 팥죽을 끓이게 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았다. *동지는 1년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로 조선시대에는 동지를 아세(亞歲), 또는 작은 설이라고 불렀다. 동지가 지나면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잔병이나 액귀를 쫒아내야 한다고 했다. 동지가 가장 밤이 긴 날이라서 음기가 강하므로 붉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