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조리

입맛,밥맛이 없는 날에

nami2 2021. 12. 24. 21:26

코로나 3차(부스타샷) 접종을 마친후, 그다지 큰 부작용은 없었지만

은근히 사람을 잡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핑계삼아서 3일을 꼬박 집콕을 해봤다.

첫번째 팔이 많이 아팠고, 자꾸만 잠이 쏟아졌으며, 입술이 부르텃고 그리고 입맛이 사라졌다.

 

예약해서 접종하는 날이 동짓날이라서, 하루전 날에 좋아하는 팥죽도 많이 끓여놨었고

접종 예약한 후 ,죽을날 받아놓은 사람처럼, 부랴부랴 김장도 끝냈고

서울 여동생 집으로 보내는 김장 배추김치와 깍두기와 동치미도 모두 택배를 끝낸후

마트에서 과일과 식재료를 사다놓고, 주사를 맞으러 갔었다.

그런데 무척 좋아하는 팥죽도 그렇고

과일과 먹거리들이 무용지물이 된듯, 입맛이 사라져서 모든 것이그림의 떡이 되었다. 

 

바깥으로만 돌아다니다가, 3차 접종 덕분에 집콕을 하면서 베란다에 신경을 써보니

겨울철만 되면 유난스럽게 예쁜 꽃을 피우는 베라다의 빨간 제라늄꽃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집콕을 하면서 너무 심심했기에

가을에 말려놓은 무말랭이와 말린 고춧잎이 있어서 '무말랭이 장아찌'를 만들었다.

주사를 맞은 후 자꾸만 잠이 쏟아져서, 잠만 자는 여자가 되지 않으려면 무언가를 자꾸 해야만 했다.

 

말린 고춧잎과 말린 무말랭이를 이용한 무말랭이 장아찌가  생각보다 훨씬 맛이 있었다.

꼬들꼬들하고 아삭아삭한 맛이 입맛을 돋구는 것 같은데

밥이 먹기 싫어서 김밥을 만든후, 무말랭이 장아찌와 곁들여 먹어보기로 했다.

 

김밥을 싸려면, 또다시 냉장고를 털어보기로 했다.

김밥의 속재료는

게맛살, 우엉조림, 당근볶음, 시금치 무침, 어묵조림, 계란지단, 그리고 오이장아찌 였다.

 

아침은 간단하게 고구마 2개와 사과 반쪽, 방울토마토 3개와 커피를 먹었으니까

점심과 저녁은 김밥으로 두끼를 때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밥 속재료는  4줄의 김밥을 쌀 수 있었다.

한줄은 싸면서 우선 시식을 했고....

 

또 한줄은  운동 다녀와서 간식이었으며

 

저녁에는 따끈한 콩나물국과 함께

무말랭이 장아찌와 곁들인 김밥을 먹었더니 입맛이 돌아온듯 했다.

 

무를 말려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말린 고춧잎을 바라보면서  

무말랭이 장아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늘 밀린 숙제처럼  부담스러웠는데

장아찌를 만들어 놓고보니 ,꼬들꼬들하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밥도둑이 되었다.

 

무말랭이 장아찌를 만들어 놓고보니 맛이 있어서 또다시 욕심이 생겼다.

어차피 밭에서 뽑아다 놓은 무우가 베란다에서 썩어갈바에는  무말랭이를 또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무말랭이는 효능도 좋아서 차를 끓여 마셔도 좋고, 밑반찬도 맛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베란다 밖, 창틀 난간에 만들어진 선반이 아파트에서는  유용하게 채반을 널어 놓을 수 있는 곳이기에

무우를 썰어서 널어 놓았더니, 날아가던 새도 잠시  채반 위에 앉아서 기웃거리고

이 겨울에 어디선가 날아온 파리와 벌도 무우의 달착지근한 맛 때문에, 자꾸만 기웃거린다는 것이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