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1169

기장 묘관음사의 봄날

오랫만에 묘관음사에 다녀왔다. 묘관음사는 부산 광역시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에 '임랑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우리집 아저씨가 먼곳으로 여행 떠나기전에, 아픈 몸을 이끌고 마지막으로 다녀왔던 곳이기에 3주기 기일을 앞두고, 문득 묘관음사에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해봤다. 통도사와 장안사 그리고 묘관음사를 엄청 좋아했던 우리집 아저씨가 먼곳으로 떠나가기 전에 순례를 하듯... 통도사와 장안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묘관음사 까지 가보고 싶다는 말에 가슴이 아팠지만 세 곳의 사찰을 마지막으로 함께 했다는것이,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잘했다는 생각뿐이다. 오랫만에 찾아간 묘관음사에서 올해 처음으로 모란꽃을 만났다. 그것도 하얀 모란꽃을.... 붉은 모란꽃도 고즈넉한 묘관음사와 잘 어울리는 것..

금정산 범어사 주변의 봄꽃

질병으로 오염된 세상을 날려버리기라도 할듯, 며칠째 정신을 못차릴 만큼 불어대던 바람이 오늘은 잠잠해졌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꽃잎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바람에 날려버리고 싶었던 심술이었을까? 거리는 벚꽃잎의 잔재만 볼품없이 뒹굴뿐.... 바람이 쉬어가는 봄날의 한켠에서는 철쭉꽃이 더욱 화사해졌고, 모란꽃이 탐스럽게 선을 보이고 있었으며 수수꽃다리의 향기가 더욱 짙어만 가는 4월의 어느날이었다. 3월중순에 다녀온 범어사 주변의 이곳저곳을 사진으로 남겨 보았다. 이 봄에 한번도 다녀오지 못했던, 범어사 주변은 금정산 산행후 하산을 했던 마지막 코스였었다. 범어사를 비롯해서 범어사 산내암자들도 다른 곳에 비해 봄이 늦은 편이었다. 3월 중순에 갔었을때는 아직 목련도 피어 있었고, 매화도 예쁘게 피어 있..

하얀 꽃잎이 날리는 날에

벚꽃의 짧은 수명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고나니까 마음이 급해졌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해운대 달맞이 길도 걷고싶고, 황령산 벚꽃길도 가고 싶었으며 구포 낙동강 뚝방길도 걷고 싶었지만... 이런것 저런것 모두 마음속으로만 생각한채 마을버스를 탔다. 달력을 보니 마침 지장재일(음력18일)이었기에 장안사로 가는 산길을 걷는 것이 가장 편할 것 같아서였다. 마을버스에서 내려 20분을 걸어가야 하는 아무도 없는 산길이지만 흐드러지게 벚꽃이 핀 길에 ,꽃잎이 하얀 눈 처럼 날리는 분위기는 혼자서 걸어도 심심치 않은 멋진 길이었다. 벚꽃을 구경한다고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발길 때문에 약간은 부담스러운 봄날인데 흐드러지게 벚꽃은 피었지만, 어쩌다 한 두명 정도 걷는 장안사로 가는 길은 쓸쓸한 만큼 여유롭기도 해서 ,..

암자에 핀 때늦은 봄꽃

어제보다 오늘은 날씨가 아주 쬐끔 괜찮았던 것 같았다. 미세먼지의 횡포도 사그러들은 듯, 먼곳에 있는 산 정상이 보였고, 파란 하늘도 예뻐보였다. 봄꽃들의 앞을 다툰 경쟁속에서 괜히 마음만 바빴던 3월의 마지막날은 거리에 떨어진 벚꽃잎들이 하얀 꽃눈이 되어서 하루종일 마음을 그냥 허탈하게 했었으면서도 곧 4월이 된다는 것이 은근히 기다려지기도 했다. 살고 있는 동해남부 해안가의 3월은 꽃이 몽땅 피어서 재미없는 4월을 맞이 할테지만, 자주 찾아가는 산 속의 암자들은 계절의 흐름이 정상적이어서, 4월에 예쁜꽃이 필 것임을 기대해보게 된다. 금정산 속의 범어사 산내암자에도 이제 매화가 피는 곳이 많았고, 발길 닿는대로 무작정 찾아가는 암자에는 이제서 봄을 맞은듯..... 천천히 피어나는 봄꽃을 보면서 마음 ..

봄꽃이 핀 산사에서

어제는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던 것으로 착각 할 만큼 심했던 최악의 미세먼지 속에서 텃밭 일을 했었다. 살면서 올해 처럼 그렇게 미세먼지가 심했었나 생각해보니 기억이 없다. 해안가에는 그동안 미세먼지와 황사가 별로 없었기에 식별을 제대로 못한채 안개가 자욱한 날이라고 중얼거리며, 텃밭에서 몇시간 동안 일했다는 것이 무식한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오늘은 날씨를 미리보고 길을 나섰다. 지장재일이라서 절에 가면서 날씨를 보았더니, 미세먼지 나쁨, 황사는 보통이었다. 그래도 마음을 비우고 길을 나섰는데.... 산속 깊은 암자에서는 하늘도 파랗고, 꽃도 예쁘고, 바람도 살랑거리며, 미세먼지가 없는 전형적인 봄날이었다. 도심 가까워올수록 하늘이 우충충하고 코가 간지럽고, 눈이 가려워지는 먼지 알레르기에 봄이 끝..

통도사에서 만난 꽃들

엊그제 벚꽃이 피어나는가 좋아 했더니, 어느새 벚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봄꽃 중에서 수명이 가장 짧다고 생각되는 벚꽃은 더욱더 짧은 봄날을 아쉬워 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마음이 그랬다. 거리는 온통 하얀 벚꽃 세상이 되었지만 한켠에서는 꽃잎이 땅위를 뒹굴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덧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또다시 '일장춘몽(一長春夢)'이라는 고사성어가 눈 앞에 아른 거린다. 한바탕 꿈을 꿀 때 처럼 흔적도 없는 봄밤의 꿈이라는 뜻으로 인간 세상의 덧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것이 웬지 가슴에 와닿는 것 같았다. 지난, 음력 2월 초하루에 시간이 없어서, 음력 2월 초삼일(3월15일)에 다녀온 통도사 경내 풍경이다. 봄날, 통도사에서 처음으로 보게된 미선나무꽃이다. 언제 이런꽃..

늦은 오후, 통도사에서

하루종일 미세먼지 때문에 하늘이 제대로 열리지 않은듯, 우중충한 하늘 모습은 자꾸만 예쁘게 피어나는 봄꽃들에게 미안했다.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는 미세먼지와는 상관없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 왜그렇게 희뿌옇게 흐린날이 많은가 하늘을 바라봤더니 뿌연 안개속에서 햇빛이 보였다. 불청객 미세먼지였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세상에서, 미세먼지와 코로나 겸용 마스크를 쓰게 되었다는 것이 어떤 존재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할런지, 묘한 세상이다. 통도사 일주문 앞의 능수매화가 제법 예쁜 모습을 만들어냈다. 가지치기를 안했더라면, 제법 우아하고 멋진 모습일텐데, 그냥 아쉽다는 생각뿐이다. 서울에서 내려와 1박2일 함께 했던 여동생 가족들과 '통도사 산내암자' 순례를 하다보니 늦..

통도사 극락암의 봄

3월이 시작된지 열흘 남짓이 지났는데, 주변은 온통 꽃세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흙속에서 땅위로 돋아나오면서, 꽃이 되는 작은 풀꽃 부터 시작해서 과수나무들 까지도 모두가 앞 다퉈서 꽃잎을 만들어내는 모습들이 어찌나 예쁜지? 요즘 같으면 할일없이 걸어도, 눈요기 할 것이 많아서 즐거움이 되는 시간들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다. 살구꽃이 피고, 복사꽃의 꽃망울이 터져나오고, 하얀 조팝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면서 한층 더 무르익어가는 봄날의 풍경들은, 꽃샘추위로 인한 움츠림도 활짝 펼수 있게 건강함을 전해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코로나가 끈질기게 머무는 세상에서 미세먼지 까지 합세 한다는 것이 약간은 화가날 정도로 하늘은 미세먼지에 가려져서 뿌연 하늘이 된다는것이 마음에 걸렸다. 파란 하늘을 제대로 볼수 없는..

통도사 산내암자 비로암

이곳 동해남부 지방은 꽃이 화사하게 피고 있는 봄날이거늘 날씨는 계절의 감각을 잊은듯, 겨울인지 봄인지 분간이 되지않는 요즘이다. 어느새 집 주변 들판에는 매화의 꽃잎이 지고 있으며, 토종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었고 하얀 목련의 우아한 모습은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또한 집 주변 산비탈에는 어느새 연분홍 진달래 까지 봄날속으로 합류했건만 날씨는 우중충했고, 바람은 심하게 불고, 무슨 심술인지 알수 없을 만큼 진짜 요상한 3월 초순인 것 같았다. 통도사 산내암자 비로암 입구 비로암은 1345년(고려 충목왕1년)에 승려 영숙(靈淑)이 창건한 절집이며, 1578년(선조11년) 숙관 태흠이 중창했고 임진왜란 때 절이 불탄 후 여러차례 중건, 중수 하였는데, 회봉지오가 중수해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비..

금련산 마하사

일기예보가 빗나가지 않고 적중했다. 요즘 들어서 자주 내리는 비가 겨울비인지, 봄비인지는 아직 정체성을 모르지만 들판이 온통 꽃세상으로 변하고 있으니까, 분명 오늘 내리는 비는 봄비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오후 부터 비소식이 있다고 해서 텃밭에서 하루종일 바쁘게 봄비 맞이 할 준비를 했었다. 그러나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날인데, 휘영청 밝은 대보름달을 볼수 없다는 것이 약간은 섭섭했다. 오늘 내린 비소식은 정월 대보름인 내일 까지 이어진다고 하니까, 올해는 달빛이 없는 대보름이 될것 같았다. 훤하게 밝은 달빛아래에 어우러지는 들판의 매화꽃길을 걸어볼까 했는데.... 그것도 뜻대로 되지않을, 겨울 같은 이른 봄날의 캄캄한 대보름을 상상해본다. 금련산 마하사는 부산 광역시 연제구 연산동에 위치하고 있는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