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1170

장안사의 가을

된서리가 내려서 추위에 약한 들판의 식물들이 모두 새까맣게 되어있는 것을 보았다. 11월 초순의 날씨가 초겨울 처럼 추워진 것은 ,해안가에서는 처음 겪어보는 일처럼 새삼스러웠다. 아직 단풍 소식도 없는, 푸른 나무잎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던 날씨의 변화는.... 내일이 입동이었기에 입동추위를 멋지게 한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추위와는 상관없이 가을가뭄은 계속 되고 있고, 물을 길어다가 밭에 주는 것도 이제는 면역이 생기는듯... 하루에 계곡 주변을 왔다갔다 수없이 반복하다보니, 일부러 걷기운동을 하지 않아도 될때가 있었다. 엊그제 음력 9월18일 지장재일에 장안사 다녀오면서 해안가와는 다른 풍경인 ,늦가을의 정취를 장안사 사진으로 느껴보기로 했다. 장안사 대웅전 앞에서 바라본 불광산 자락에도 단풍이 ..

가을 암자 산책

지난밤에 살짝 찾아와서 땅위의 먼지만 없애고 가버린 가을비! 올해의 가을날에는 우산 쓰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생각해본다. 땅위를 살짝 적실 만큼 내린 비도 감사해 하며, 사람들은 들판에서 제법 많은 일들을 하는 것 같았다. 가뭄으로 인해서 미뤄뒀던, 월동시금치 씨를 뿌리고, 완두콩을 심고, 양파모종을 심고... 다음 주 쯤으로 미뤘던 우리 텃밭에도 비 덕분에 양파모종 심기를 끝냈더니 마음은 홀가분했다. 비 한번 내렸더니 또다시 기온은 더 내려가고, 불신해야 하는 독감예방접종을 올해는 건너뛰려고 하니까 코로나 보다 더 조심해야겠다는 '독감'이 몸과 마음을 자꾸만 무겁게 한다. 주변의 숲길이 좋아서 '산내암자' 주변을 한바퀴 하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통도사에 가면, 꼭 해야 하는 일이 ..

통도사의 가을

스산한 바람이 제법 몸을 움츠려들게 하는 계절은 어느새 만추로 들어서는 길목에 서있는 것 같았다. 가을걷이로 점점 삭막해지는 들판과 달리 아직도 단풍이 물들지 않은 도심의 가로수 길에는 태풍으로 시달렸던 지나간 계절의 후유증으로, 망가져버린 나뭇잎들이 사정없이 떨어져 뒹굴고 있었다. 올해도 공원길에서 멋진 단풍을 보기에는 애초 글러먹었다는 생각에 어디론가 가을을 만끽하러 가긴 가야겠는데, 마땅히 갈곳을 정하지 못한채 집 주변만 어슬렁거리게 된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 1단계 즈음에서 아파트 헬스장이 문을 열었다고 관리소에서 방송을 했다. 헬스장 문을 열은 것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그냥 약간의 희망이 보이는듯 했다. 진짜 이 가을에 어디로 떠나볼것인가를 곰곰히 생각해봐도 괜찮은 것인지 코로나..

통도사 숲길을 걸으며

우물안 개구리 마냥 세상밖으로 자주 나가지 않으니, 가을색이 어느 만큼 물들었는지 가늠이 안되는 요즘이다. 코로나 라는 것 때문에 주눅이 들은 시간들 속에서 여전히 탈피를 못하는 것은 결국 나혼자만은 아닐테지만.... 텃밭과 집주변의 산책로와 재래시장을 다람쥐 쳇바퀴돌듯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디를 어떻게 어떤식으로 나가봐야 하는지, 머리속에 바보가 들어앉은 것 같은 느낌이다. 블친들의 블방에 들어가보면 세상은 온통 예쁜 가을색깔인데, 이곳 해안가는 여전히 푸른색깔뿐이다. 언뜻 스치듯 보여지는 것은 벌써 애기동백꽃이 피고 있었음에 시간의 흐름이 11월을 향해 가고 있음은 확실한 것 같았다. 코로나에게 발목이 잡힌 후 부터는, 유일하게 바깥나들이를 하는 곳은 통도사였다. 짧은 거리도 아닌 하루해를 꼬박 절집에..

국화향기 짙은 통도사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봄날에는 비가 내릴때마다 날씨가 포근해진다고 하고, 가을에는 비가 내릴때마다 추워진다는 말이 맞는듯.. 가믐을 해소한 가을비는 추위를 몰고왔다가 사라진 후, 언제쯤 다시 나타나려는지 기약이 없는 것 같았다. 독감예방주사를 접종하지 않은 상태에서 날씨는 추워지고 늦어도 11월이 오기전에 예방접종을 끝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기저질환 환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독감예방주사의 불신은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뒷골이 땡기는듯 하다. 유서를 써놓고 예방접종을 하러 가는것은 아닌가 하는...인터넷의 어떤 사람, 댓글이 웃어넘길 것만은 아닌것 같다. 코로나도 마스크 쓰는 것으로 이겨냈는데, 독감도 마스크 잘쓰고, 예방접종 하지 않은채 버텨볼까 생각중이다. 음력 9월 초하루날에 바쁜일이 있어서..

범어사의 가을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가을날씨는 일단은 산행하기 좋고, 콧바람 쐬며 산책하기에는 딱 좋은 날씨이지만 텃밭에서는 물부족으로 채소들의 아우성 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그래도 아직은 산에서 흐르는 계곡물이 있어서, 계곡 주변에 있는 텃밭은 물부족의 응급처치가 가능하지만 물통으로 물을 길어날라야 하는 번거로움에 할 짓은 아니라고 생각해봤다. 그래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텃밭을 뒤로한채, 가을 산행 하기에는 좋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길을 떠났다. 아직은 단풍의 그림자도 없는 남부지방이기에, 야생화를 찾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즐거움이 된듯 했다. 생각치도 않았던 많은 야생화들을 만날수 있었던 금정산 산행은 범어사로 올라가는 코스를 잡았다. 금정산성 북문을 거쳐서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범어사 일주문..

금정산 계명암으로 가는 길

간접적인 태풍의 영향으로 며칠동안 참으로 지긋지긋한 강풍에 시달리다보니 기분마져 이상해졌다. 날씨는 왜그렇게 추웠던지 10월을 건너뛴채, 11월이 찾아온것 처럼 거리의 나무들은 단풍이 들기도전에 몽땅 낙엽이 되어 떨어졌다. 스산한 가을의 거리가 정녕 이런것인가, 재미없어 했더니 오늘에서야 정상적인 가을날씨로 다시 돌아왔다. 움츠려졌던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들판으로 나갔더니, 어느새 빈 논이 되어 있었다. 강풍이 불던지 말던지, 추수를 끝낸 텅빈 들판은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허전했다. 자연재해에 시달리다보니 여름도 그렇고, 가을도 그냥저냥 재미없이 또 한해의 끝자락에서 서성거려야 할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발길이 멈춰진 범어사에 오랫만에 찾아갔다가 맘이 내켜서 금정산 산내암자를 몇군데 돌아보았다. 그런..

범어사 산내암자 '금강암'

며칠째 계속되는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날씨는 한마디로 기기막혔다. 미쳐서 날뛰는 바다는 약간은 잠잠해졌지만, 코발트빛 예쁜 색깔은 어디로 사라지고 하늘과 바다는 우중충했고, 기온은 11월초쯤 된듯, 몹씨 추웠다. 동해남부 해안가에 살면서 겪게되는 태풍의 직 간접인 영향에 어떤 느낌이냐고... 해안가에서 10년째 살고 있는 친구 같은 지인에게 물었더니 지긋지긋하다는 표현보다는, 그냥 마음을 비우고 살아온 세월이라서 무감각이라고 했다. 매주 주말에 이틀씩 꼭 다녀와야 하는, 이번 주 해안가 풍경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었지만 갯바위 마다 피어있는 해국꽃이 예쁜 모습이 위안이 되어주는것 같았다. 날씨가 좋아지면, 해국을 만나기위해 해안가 산책을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범어사 경내에서 금강암으로 ..

금목서 향기 짙은 암자에서

14호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어제와 오늘은 또다시 거센 바람에 의해서 문을 꼭 닫고 집콕을 했다. 우리나라에는 직 간접으로 영향이 없다고 했지만 일본 규슈 남쪽 해상에서 그대로 직진할 경우 ,제주 및 부산 등은 간접영향권에도 들어갈수도 있다는 소식은.... 동해남부 해안가에 산다는 이유만으로도 일본을 넘나드는 태풍의 영향을 받는다는것이 정말 못마땅 했다. 바람이 없었다면, 가까운 산에라도 올라갈만한 쾌청한 날씨였는데 코로나 만큼이나 웬수 같은... 태풍이 가져다 주는 거센바람이 하루를 또다시 덧없게 했다는 것에 할말이 없어진다. 지난 9월24일에 다녀온 금정산 범어사 산내암자의 '대성암'입구이다. 조금만 더 늦게 갔더라면 단풍이 제법 물들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아직은 초가을 색깔이 역력했다...

범어사 일주문 앞의 꽃무릇

늘 착실하게 다니던 곳에 발길이 끊어졌음은 모두가 코로나 때문이라고 변명을 하게 되는 것이, 요즘의 일상이 된듯 했다. 대중교통을 세번씩이나 환승을 해서라도, 몇번씩이고 다녀오고 싶었던 금정산 범어사였지만 올해는 '사회적거리'라는 부담스런 문자메세지가 사람을 참으로 많이 주눅을 들게 했던 것 같았다. 조심하면서 다녀와도 되겠지만, 언제부터 내가 말 잘듣는 모범어른이 되었던 것인지... 이해 안되는 행동에는 기저질환이라는 새로운 성인병의 대명사가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마스크가 백신보다 더 훌륭한 역활을 한다는 소리에 마스크 잘쓰고,오랫만에 범어사에 다녀왔다. 꽃무릇이 피는 시간이 꽤 지났기에 설마 하고 찾아갔던, 9월24일에 범어사 입구의 꽃무릇은 제법 예쁘게 피어 있었다. 늘 내생일에는 특별한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