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1170

금련산 마하사

일기예보가 빗나가지 않고 적중했다. 요즘 들어서 자주 내리는 비가 겨울비인지, 봄비인지는 아직 정체성을 모르지만 들판이 온통 꽃세상으로 변하고 있으니까, 분명 오늘 내리는 비는 봄비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오후 부터 비소식이 있다고 해서 텃밭에서 하루종일 바쁘게 봄비 맞이 할 준비를 했었다. 그러나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날인데, 휘영청 밝은 대보름달을 볼수 없다는 것이 약간은 섭섭했다. 오늘 내린 비소식은 정월 대보름인 내일 까지 이어진다고 하니까, 올해는 달빛이 없는 대보름이 될것 같았다. 훤하게 밝은 달빛아래에 어우러지는 들판의 매화꽃길을 걸어볼까 했는데.... 그것도 뜻대로 되지않을, 겨울 같은 이른 봄날의 캄캄한 대보름을 상상해본다. 금련산 마하사는 부산 광역시 연제구 연산동에 위치하고 있는 대한..

통도사 취운암 산신각

이제는 완연한 봄이 되었는가 해서 ,오늘 처음으로 텃밭에 나가서 거의 하루종일 일을 했었다. 설명절에 떡국 한그릇을 먹고난 후 부터는 웬지 텃밭에 나가는 것이 게을러져서인지 진작에 나가서 봄맞이를 해야 하건만 괜히 나이탓을 해봤다. 나이를 한살 먹었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 나이라는 것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은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변명일뿐, 지난해보다는 365일을 늙었다는 것이 텃밭일이 하기 싫은 이유가 될까 생각하게 되었다. 따사로운 봄 햇살이 ,밭에서 일하기에 딱 좋은 영상 20도였는데 쑥부쟁이라든가 부지깽이 산나물과 부추, 유채.. 등이 제법 파릇파릇 봄이 왔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았다. 이제는 봄이 왔으니까, 꼼짝없이 텃밭으로 나가야겠다..

통도사 수도암 가는 길

24절기 중에서 두번째 절기인 우수(雨水)가 지난지 하루가 되어서인지 날씨가 많이 풀린듯 했다. 우수는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고 하는 날이니, 곧 날씨가 풀린다는 뜻이라고 한다는데 걷기운동할겸 들판을 걷다보니, 벌써 부터 농사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였다. 그래서 날이 풀리면 한나절은 텃밭에서 시간을 보내야겠기에 우리 텃밭에 가서 들여다봤더니 겨울 내내 얼었다 녹았다 했던 땅이라서인지 할일이 제법 많이 생길 것 같았다. 지난해는 자연재해로 인해서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던 텃밭이기에, 올해는 벌써 부터 주눅이 드는 것 같았다. 가뭄과 장마비와 태풍과 병충해, 그리고 고라니와 날짐승들의 횡포는... 꽃이피는 봄은 찾아오고, 농사짓는 봄은 오지 않았으면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봤다. 통도사에는 19개..

통도사에 활짝핀 홍매화

설명절을 지낸후, 그 이튿날 통도사 산문으로 들어서니 산속에 있는 절이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산문을 지나서 걷는 길은 온통 화사한 홍매화의 모습에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코로나 세상이라는 것에 약간은 주눅이 들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지만 설명절 다음날이라는 것 때문인지, 아니면 경내에 활짝 핀 홍매화를 보기 위함인지... 마스크를 쓴 수많은 사람들의 인파는, 사월 초파일 만큼 끝도없이 이어졌다. 일주문 앞의 능수매가 피어나기 시작 했다. 일주문 앞의 능수매는 3월 초쯤에 활짝 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올해는 벌써 부터 꽃이 피어나기 시작 했다. 통도사에 들어 서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성보박물관 앞의 홍매화였다. 어찌 그리 화사한것인지? 일주문으로 가는 것도 잊고, 홍매화에게 문안 인사를..

암자에서 만난 '복수초'

설명절이 초하루였지만, 차례 모시고, 손님 치르고, 이것 저것 할일이 많다보니 절에 갈 정도로 여유롭지가 못해서, 음력 초이틀인 오늘 절에 다녀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기왕에 통도사에 갔으니, 활짝 핀 홍매화(자장매)도 구경하고 이곳 저곳 암자를 다니면서, 이맘때 땅위를 비집고 나오는 노란 복수초를 찾아보기로 작정하고 길을 나섰는데... 명절 다음날이면서 음력으로 초이튿날의 날씨는, 차거운 바람이 눈꼽 만큼도 없는 영상20도였다. 산속이지만 겨울 끝자락의 날씨가 춥지 않을까 해서 약간 두꺼운 옷을 입고 나온 많은 사람을 포함한 나까지 진짜 미치고 환장할뻔한 표정들이었다. 얼마나 더웠으면 모두들 손에 옷을 벗어들고... 개울가에서 발을 담그는 사람들도 보았다. 코로나로인해서 어떻게 되어버렸을 것 ..

통도사 산내암자 서축암

날씨는 아직도 겨울인데, 들길에서는 매화향기가 자꾸만 봄을 재촉하고 있는듯 했다. 운동삼아 나갔던 들판은 한밤중에는 땅이 얼었다가, 한낮에는 땅이 녹아내리는 것이 반복되다보니 얼떨결에 찾아온 봄기운에 냉이와 쑥이 자꾸만 유혹을 하고 있었지만, 날씨는 아직 차거웠다. 입춘도 지나가고, 설명절은 코 앞이고... 2월에는 바람이 유난히 심한, 동해남부 해안가 지방은 해풍 때문인지 매화는 자꾸만 피어나지만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는 영하권을 맴도는 느낌이라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은 봄이 왔다고는 할 수 없었다. 엊그제 통도사 산내암자 자장암을 다녀오면서, 지나는 길목에 '서축암' 표지석이 있었다. 서축암은 그다지 오래된 암자는 아닌 것 같아서인지 그동안 발길이 뜸했다. 자동차로 돌아보는 암자순례가 아니고, ..

통도사 산내암자 '자장암'

음력으로 12월22일, 내일은 24절기중 첫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이다. 봄의 시작이라고 하는 입춘이지만, 아직 음력으로는 12월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곳 동해남부 지방에서는 벌써부터 매화가 피기 시작해서 봄이 왔다는 소리들을 하고 있건만 내일 부터는 또다시 강추위가 찾아온다고 하니까, 어느 것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그냥 우습기만 하다. 산속의 암자에는 언제 봄이 올런지는 모르겠지만, 매화는 봄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듯... 한겨울 눈속에서도 꽃이 핀다는 설중매처럼, 영하로 내려가도 매화는 여전히 화사하게 꽃이 피고 그윽한 매향을 즐길수 있는 2월의 겨울이다. 통도사 산내암자 '자장암'으로 가는 길이다. 통도사에서 산모퉁이를 몇번이나 지나면서 , 들길을 지나고, 다시 자장동천길을 걷..

통도사의 겨울

한동안 포근했던 날씨 덕분에, 매화가 활짝 피는 예쁜 겨울이라고 생각했건만 아무리 동해남부라고 하지만, 그 변덕은 하루만에 뒤바뀐 것 같았다. 강풍이 몰아치고, 기온은 내려가고.... 추위가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그래도 봄이 오고 있다가 다시 뒷걸음질 칠 것 같은 생각에, 마음까지 추위를 타는 느낌이다. 아직은 음력 섣달이라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피기 시작하는 매화가 얼어붙지 않을까 괜한 염려를 해본다. 지난 음력 초하루(양력1월13일)에 통도사에 참배한후, 자장암으로 길을 떠났다. 자장암은 자동차로는 잠깐이면 다녀올수 있는 암자였건만, 도보로 뚜벅뚜벅 걷다보니 하루해가 꼬박이었다. 그래도 암자순례를 할수록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잘알기에 노루꼬리 만큼이나 짧은 겨울해를 잘 활용해가면서 다녀왔음을..

겨울날의 암자 가는 길

엊그제 음력12월 초하룻날은 날씨가 제법 많이 추웠지만, 날씨는 바람 한점없이 맑은 날이었다. 개울물은 꽁꽁 얼었어도 걷기에는 괜찮았기에 통도사에서 부처님을 뵙고, 사리탑에 탑돌이를 한후 암자를 찾아서 길을 떠났다. 통도사 일주문 옆 '삼성반월교' 밑의 얼음은 생각보다 훨씬 꽁꽁 얼었음이, 진짜 추운 겨울날이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주 두꺼운 얼음은 아닌듯,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어보라는듯 얼음이 녹아내린 좁은 구멍 속으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겨울날에만 느껴볼수 있는 멋진 풍경속에서 어린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발이 빠져서 양말을 적시드라도, 한번쯤은 얼음 위를 걸었을법한 ,그 옛날의 모습들이 주마등 처럼 스친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에는 겨울 암자로 가는 길은 지루하고..

겨울날의 암자 주변에서

죽기살기로 추웠던 날씨가 다소 풀어지는듯, 오랫만에 재래시장에 나갔더니 활기찬 모습이 좋아보였다. 이곳 동해남부지방은 추위에 면역이 되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재래시장이나 어시장은 완전 휴업이 된듯 했고, 시장을 찾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추운날에 콩나물국을 끓여 먹고 싶어서, 지나가는 길에 재래시장에 들렸더니 문을 열어놓은 집이 딱 한집 있었다. 콩나물 1000원치 사는데 대기시간은 5~6분이었다. 모든 것이 얼까봐 집안 깊숙히 넣어 놓고, 꺼내주다보니 몇명 안되는 사람들이 줄을 서게 되었다. 다른 추운 지방에서는 말도 안된다는 소리라고 하면서 웃겠지만, 이곳은 진짜 그랬다. 사람들이 큰 추위를 겪어보지 않은탓인듯... 태어난 곳은 서울이고, 충청도에서 자란 나로서는 이런 강추위가 아무것도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