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266

무더운 여름날의 텃밭

이른 아침 부터 30도를 넘나드는 기온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이슬이 없는 날에는 바람이 불어주어서 좋은데 이슬이 듬뿍 내려앉은 날에는 바람 한점 없어서, 이른아침에도 일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지치게 했다. 그러잖아도 맥빠지는 세상사인데, 폭염은 더욱 사람을 환장하게 하는 것 같은 여름날이다. 이곳, 기장군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1명 생겨났고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인 해운대구에도 1명, 울산시에도 1명의 코로나 확진자 때문에 하루종일 수없이 날아드는 안전문자에 머리속 까지 헝클어질 지경이건만 그보다 몇백배의 확진자를 만들어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속타는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런지, 말문이 막힌다. 폭염에 견디지 못하고 사라질것만 같았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떠는 세상은 자꾸만 요지경속이 되는 ..

텃밭일기 2020.08.18

장마가 끝난 텃밭풍경

거의 7월 한달내내 폭우가 쏟아졌던 날씨가 8월이 시작되면서 햇볕을 볼수 있었지만 날이 맑은 것에 좋아할수만 없음은 감당할수 없을 만큼의 폭염과 열대야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날씨에 계속해서 밖에 나다닐때는 마스크를 썼더니 평소에도 피부가 좋지않음에 신경을 써야했는데,턱밑에 땀띠가 생겨났다. 걷기운동을 하고 돌아오면, 마스크가 땀으로 젖어있더니 따끔거려서 확인결과 땀띠였다. 방안에서 꼼짝않고 있을수 없는 현실에 날씨는 덥고, 텃밭은 엉망이고.... 이렇게 저렇게 받는 스트레스가 지옥을 만드는 것 같다. 텃밭에 심어놓은 봉숭화가 날씨가 더워지니 화사하게 꽃을 피우는데 좋아할일은 아닌것 같다. 텃밭 한켠에 심어놓은 '나도샤프란'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순박한 모습의 꽃이 예뻐서 텃밭에 심어놨는데 밭이..

텃밭일기 2020.08.03

텃밭의 옥수수

밭이 마를새가 없이 오늘도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햇볕을 못본다는 것이 그렇게 큰 타격을 준다는것을 실감할 만큼, 텃밭의 식물들은 소리없이 사라져갔다. 누렇게 익어가던 호박도 2개나 썩어버렸고, 예쁘게 잘 크고 있던 식용박도 썩어가고 있었으며 아주 열심히 맛있게 따먹었던 아삭이 고추 6포기가 몽땅 썩어서 사라져버렸다. 인명피해가 날 만큼 그렇게 요란하게 내리던 비였는데, 식물이 멀쩡하다면 말이 안되는 소리겠지만 하늘도 참 무심했다. 멀리서 바라본 텃밭은 아무일이 없는듯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보면 기가막힐 만큼 속이 상했으며, 화가나서 견딜수가 없었다. 고추밭의 꼬라지가 이랬다. 아삭이고추 6포기와 꽈리고추 6포기를 심어서, 참으로 재미있게 따다가 반찬을 했었다. 폭우내리던 날이 너무 어이가 없어..

텃밭일기 2020.07.27

텃밭의 무법자 까치

장마철의 우기라는 것이 텃밭에게 도움을 줄때가 있지만, 그렇지 않음이 더 많다는 것을 텃밭 5년차에서 알게 되었다. 손바닥만한 10평남짓 농사를 지을때는 주변 사람들이 하는대로 따라할뿐이었는데 올해부터는 본의아니게 주말농장 25평 정도를 농사짓다보니 알게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풀과의 전쟁, 벌레와의 전쟁, 무법자인 짐승들과의 전쟁, 그리고 자연이 주는 더위와 그로인한 스트레스... 낭만적으로 생각했던 텃밭농사는 어느새 힘겨운 나와의 싸움이 되었다는 것이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잘키운 먹음직스런 가지나무, 4포기 중에서 1포기는 벌레가 몽땅 갉아먹었다. 텃밭 채소들에게 절대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무너졌다. 방법이 없어서 결국에는 잎을..

텃밭일기 2020.07.08

텃밭에 핀 호박꽃

이슬이 내려앉은 이른 아침에 텃밭으로 나갔더니, 노란 호박꽃이 눈이 부실 만큼 예뻤다. 못생긴 얼굴을 비유할때 호박꽃 같다고 누가 그랬는지 이해가 안된다. 선선한 바람이 적당하게 부는 여름날 아침에, 이슬까지 촉촉하게 내려앉아 기분까지 상쾌한... 그런 날 아침에 처음으로 만나는 호박꽃이 얼마나 예쁜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것이다. 숫컷호박꽃에 벌 한마리가 날아와서 꿀을 먹고 있어서 고맙다고 했다. 암컷호박꽃에 날아가서 꽃가루를 전달하면 또 하나의 예쁜 애호박이 달린다는것....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진 자연의 오묘한 법칙앞에서 그냥 고개를 숙인다. 열흘전에 3개의 호박이 한곳에 오밀조밀 달려있는 것을 보았다. 3개의 누런 호박덩이가 몇개월동안 누워 있기에는 자리가 비좁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걱정했다...

텃밭일기 2020.07.01

텃밭의 토마토

따끈따끈한 폭염이 시작되면서 우리집 텃밭의 토마토가 제법 예쁜 색깔을 띄우고 있다. 그러나 식탁위에 다소곳이 놓여있는 소쿠리속의 토마토는 까치와 고라니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덜익은 토마토이다. 기왕 노지에서 자란 토마토라면, 마지막 완숙될때 까지 노지에서 수확을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인데 매일 늦은 오후에 점검하듯이 텃밭에 들려서 아직은 미완성 완숙토마토를 집으로 따와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른아침에 고라니에게 빼앗기고, 한낮에는 또 까치에게 상처를 입게 된다. 주말농장인 텃밭은 들판 한복판에 있으며, 얕으막한 산이 마주보이고 있다보니 주변의 들판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아무리 애를써도 산에서 살고 있는 녀석들에게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 가는 것을 눈으로 찜해 놓았는데, 토..

텃밭일기 2020.06.28

텃밭에 핀 꽃

한동안 조용했던 코로나 확진자가 이곳에서도 다시 나타났다고, 하루종일 문자메세지가 끊이질 않는다. 어찌하면 좋은지, 그냥 마음이 무거워졌다. 걷기운동은 매일 같이 해야되겠는데.... 이곳, 최고기온이 28도였어도 마스크는 참으로 힘빠지게 했는데, 35도를 웃도는 지방에서는 어찌 견딜지 생각만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슬이 내려앉은 아침 텃밭은 오전 6시쯤에는 그런대로 견딜만 했지만, 오전 9시가 넘어가면 힘들 만큼 덥건만 코로나 확진자 때문에 집콕을 하게되면, 텃밭에라도 나가야 하는데 날씨는 자꾸만 폭염을 향해 무서운 질주를 하고 있어서 텃밭에 나가는 것도 힘들어진다. 요즘은 날씨가 더워져서 그런지 텃밭에도 온갖 꽃들이 피고지고 한다. 500평 정도 되는 주말농장에 100평정도에는 심고 싶은 꽃들을 맘..

텃밭일기 2020.06.23

산비둘기와 함께 수확한 '완두콩'

엊그제 내린 비로 텃밭의 잡초는 끊임없이 자라고 있었다. 돌아서면 풀이 보이고, 자고나면 풀이 더 자라있고, 날씨는 견딜수 없을 만큼 폭염이고... 왜 내가 텃밭을 시작 했는가, 중얼거리며 후회를 하는 여름날은 이제 시작이건만, 텃밭에 할일은 너무 많았다. 좀 더 잘크라고 복합비료를 한줌 주었더니, 잘못 받아드린 고추 한포기가 시들시들해졌고 주렁주렁 매달린 방울토마토 한포기가 갑자기 시들시들해져서 가슴을 아프게 했다. 애써 가꿔서 열매를 맺게 하고, 이제 빨갛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농사전문가에게 진단을 해달라고 보여주었더니, 과감하게 뿌리를 뽑아내는 것을 보고는 진짜 속이 상했다. 다른 녀석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냉정할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일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짠했다. 오늘 완두콩 ..

텃밭일기 2020.06.17

양파 수확

올 봄에 까지 농사를 짓던 텃밭이었지만, 지금은 묵정밭이 되어버린 밭에서 마무리 할 것 이 있었다. 기다리던 비소식을 즐거워 하기 전에, 마무리 해야 할 채소가 있어서 이른아침 묵정밭속으로 들어갔다. 지난해 11월에 심었던 양파수확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올해 2월에 밭을 그만하라는 통보에 의해, 많은 주말농장 텃밭지기들이 양파만 남겨놓고 뿔뿔이 흩어졌다. 양파 때문에 6월말 까지 봐주기로 했던 밭주인의 배려가 있어서 어렵사리 양파를 수확하게 되었다. 다른곳에 주말농장을 임대했기에 거의 돌보지 않았던 양파는 제멋대로 시간을 기다렸다. 밭고랑마다 텃밭지기들이 남겨놓고 간 마늘과 양파는 진짜 꼬라지가 엉망이었다. 엊그제 마늘은 수확을 했고, 이번에 양파를 수확하면 5년동안 텃밭을 했던 수고로움은 어디..

텃밭일기 2020.06.10

마늘수확

날씨는 갑자기 더워지는 것 같았고, 비는 내리지 않고.... 텃밭에 나갈 수 있는 시간들은 새벽과 늦은 오후가 아니면 맘대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 그냥 힘들다. 6월이 되면서 텃밭에는 할일이 너무 많아졌다. 오이와 토마토의 줄을 매어주어야 하고, 양파도 캐야하고, 완두콩도 따야 했으며 꽃대가 올려서 맛이 쌉쌀해진 상추도 뽑아내야 하고, 그리고 매일같이 물을 줘야하는 텃밭의 힘겨움이 하루 이틀이 아닌데, 올해도 또 힘겹게 텃밭농사를 지으며 후회 아닌 후회를 해본다. 텃밭농사 시작한지 5년만에 처음으로 마늘을 수확했다. 마늘 같은 것은 초보농사꾼이 해서는 안되는....아주 어려운 농사인줄 알고 은근히 겁을 냈었다. 되든 안되든 한번 도전을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10월에 반평 정도의 밭에 마늘을 심었다..

텃밭일기 2020.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