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갑자기 더워지는 것 같았고, 비는 내리지 않고....
텃밭에 나갈 수 있는 시간들은 새벽과 늦은 오후가 아니면 맘대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 그냥 힘들다.
6월이 되면서 텃밭에는 할일이 너무 많아졌다.
오이와 토마토의 줄을 매어주어야 하고, 양파도 캐야하고, 완두콩도 따야 했으며
꽃대가 올려서 맛이 쌉쌀해진 상추도 뽑아내야 하고, 그리고 매일같이 물을 줘야하는 텃밭의 힘겨움이
하루 이틀이 아닌데, 올해도 또 힘겹게 텃밭농사를 지으며 후회 아닌 후회를 해본다.
텃밭농사 시작한지 5년만에 처음으로 마늘을 수확했다.
마늘 같은 것은 초보농사꾼이 해서는 안되는....아주 어려운 농사인줄 알고 은근히 겁을 냈었다.
되든 안되든 한번 도전을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10월에 반평 정도의 밭에 마늘을 심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 어렵사리 마늘에 도전을 했는데
역시 마늘은 내가 농사 지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농사지은 마늘의 전부이다.
마늘농사 지었다고 어디가서 자랑하기에는 너무 빈약한 모양들이다.
반평정도의 텃밭에 마늘씨를 심은 것이 ,그래도 마늘의 모습을 갖추었다는것에 흐뭇하지만
전문적으로 농사짓는 사람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지, 그냥 웃음이 나온다.
마늘의 씨알이 그냥 콩주워 먹듯이 먹으면 딱 알맞는 사이즈이다.
마늘을 저장할 필요없이 모두 까보았다.
무엇을 할것인지, 마늘을 까면서 생각해봤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난생 처음 농사 지은 것이니까 ,소중한 것이기에 이것 저것 음식을 생각해봤다.
마늘 장아찌, 마늘조림, 마늘 고추장무침, 아니면 그냥 모두 빻아서 양념에....
우선 마늘조림을 해봤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마늘을 식용유에 볶다가 ,호박씨와 땡초 그리고 간장과 물엿을 넣고 조림을 했더니 먹을만 했다.
이것이 내가 농사지은 마늘이다.
껍질을 까지 않았을때보다는, 껍질을 모두 까놓고 보았을때의 모습은 너무 재미있었다.
통통한 마늘은 몇개 없고, 모두 씨알이 빈약한 것이 예뻐보였다.
완두콩의 첫수확이다.
3월3일에 씨를 뿌렸던 완두콩씨가 3개월 동안 자라면서 이렇게 먹음직스런 완두콩이 되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텃밭농사의 초보시절 부터, 올해 5년차 까지 숱하게 완두콩을 심어 보았지만
이렇게 먹음직스런 완두콩을 수확해보기는 처음인 것 같았다.
아마도 3키로 정도는 수확을 하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는데....
우선 맛보려고 잘여무른 것, 몇개를 따와서 까보았더니, 콩껍질속에 들어 있는 완두콩 형제들이 너무 예뻤다.
'텃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비둘기와 함께 수확한 '완두콩' (0) | 2020.06.17 |
---|---|
양파 수확 (0) | 2020.06.10 |
여름을 맞이한 텃밭 (0) | 2020.06.03 |
아직도 엉성한, 나의 텃밭 (0) | 2020.05.02 |
새롭게 시작되는 텃밭 (0) | 2020.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