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266

수확철이 된 가을 텃밭

아침 기온이 많이 떨어져서 요즘에는 텃밭에 나가는 시간이 오전 9시쯤이다. 텃밭에서 별로 할일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왜그렇게 시간이 빨리 가고 있는 것인지? 첫째로는 양파를 심어야 하고 두번째는 알타리 무우도 뽑아야 하며, 돌산갓도 뽑고, 당근도 뽑아야 하는 수확철이 다가왔음이 괜히 마음만 바쁘다. 당근은 뽑아내기만 하면 되겠지만 알타리 무우와 돌산 갓은 채소를 뽑아내는 즉시, 김치를 담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왜그렇게 일이 하기 싫은 것인지? 가을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게으름이 면역이 된것인지는 모르나, 할일이 많다는 것에 그냥 재미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봄날에, 텃밭 한켠에 재미삼아 심어놓은 국화꽃이 노랗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화사하게 꽃을 피우는 것도 예뻤지만 ..

텃밭일기 2021.11.02

푸르름이 가득한 가을 텃밭

가을이 되면서 늘 비가 내리는 들판을, 생각없이 바라보던 날들이 제법 많았는데 하루 이틀 비가 주춤하게 되어 여유롭게 산책을 하다보니, 어느새 누렇게 된 들판을 보며 새삼 가을을 느끼게 되었다. 농사짓던 어르신들의 나이가 고령이 되면서 점점 줄어드는 집 주변의 논들이 밭으로 변해가더니 여름날에는 개구리 울음소리도 들을수 없었고, 푸드덕 거리며 날아다니는 가을날의 벼메뚜기도 볼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손가락으로 셀 만큼의 몇개 밖에 되지 않은, 귀한 논에서 누렇게 된 황금들판을 본다는 것도 집 주변에서는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괜한 씁쓸함이 되어 마음까지 빈 들판이 되는 것 같다. 이른봄에 텃밭에서 열심히 뜯어 먹었던 '쑥부쟁이'나물이 가을이 되면서 꽃동산을 이루웠다. 매화 향기가 바람..

텃밭일기 2021.10.15

9월 끝자락의 텃밭 풍경

추석이 지나고도 자꾸만 비가 내렸기에, 핑계를 대고 텃밭에 나가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는 것 같았다. 게으름인지, 잔꾀인지는 모르나 하루 이틀 자꾸만 미루다보니 텃밭에 나간다는 것이 귀찮아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텃밭에 잔뜩 심어놓은 가을채소들이 눈에 밟히기도 했지만, 그냥 모른체.... 그러다가 제정신이 들어서 열흘만에 밭에 나갔더니 , 텃밭은 어안이 벙벙할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채소들은 주인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했는데, 주인의 발걸음이 뜸했는데도 엄청 자라고 있었다. 지난해는 이맘때 가을 가뭄이 심했다. 그래서 텃밭에 물을 주느라 힘든 시간들이 지속되었지만, 올해는 그렇지가 않았다. 8월15일 이후, 시도때도 없이 내리는 비는, 9월 끝자락에도 여전히 비 내리는 날이 많았다. 한밤중..

텃밭일기 2021.09.27

긴 장마끝의 가을텃밭

날씨는 여전히 우중충이고, 가끔씩 빗방울이 흩뿌려지는듯 했지만 그래도 본격적으로 우산을 써야할 만큼 비가 내리지는 않았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거센바람이 합류했다. 기온은 10월의 어느날 만큼 선선했었으나 거센바람은 어린채소들의 잎을 모두 찢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또하나의 근심을 만들었다. 바람이 없는, 맑고 푸른 하늘을 만들어 놓는다는 것이 그리도 싫은 것인지? 하늘이 하고 있는 짓이 참으로 치사하고, 몰인정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엊그제 내린 무지막지한 비에 어린잎이 망가지지 않았는가 점검해봤더니 녹아내린 것도 있었고, 흙탕물을 뒤집어 쓴것도 있었으며, 밭고랑이 빗물에 휩쓸려서 실종이 된 것들도 있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초가을날의 비의 횡포는 그래도 추가로 씨를 뿌리지 않아도 될 만큼의 ..

텃밭일기 2021.09.03

장마가 끝난후, 텃밭에서

하늘도 양심이라는 것이 있었는지, 잠시잠깐 소나기가 쏟아진 후 오늘 하루의 날씨는 대체로 맑음이었다. 열흘 넘게 비가 쏟아져서 김장채소 씨 뿌리는 것이 자꾸만 늦어져서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조급했었는데... 그래서 늦잠이란 것으로 게으름을 피울 여유도 없이, 먼동이 트자마자 오랫만에 밭으로 나갔었다. 해마다 가을채소를 망쳐놓는 주범인 '자연재해'는 언제 어떤식으로 찾아와서 횡포를 부릴 것인지는 예측 조차 할 수 없지만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인지, 비켜 갈 것인지 13호 태풍 꼰센이라는 녀석의 존재가 그냥 소리소문없이 소멸되길 바라면서 , 오늘 하루도 열심히 일을 했다. 아파트의 작은공원에서 바라본 하늘은 너무 예뻤다. 맑고 푸른 하늘에 검은 먹구름이 당분간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여름 끝자락의 날씨..

텃밭일기 2021.08.27

여름끝, 가을시작의 텃밭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진짜 하늘이 뚫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요즘 지금 이시각에도 여전히 비는 주룩주룩이다. 얼마 만큼 비가 내려야 끝이나려는지? 늦장마와 맞물린 태풍의 영향은.... 비와 강풍을 동반한다는 기상예보 문자가 코로나 확진자 문자보다 더 시급했는지, 자꾸 겁을주는 문자가 날아든다. 저지대 침수, 해안가, 하천, 저지대 등 접근금지, 강풍으로 인한 유리창 파손...등등 여름의 끝자락 부터 시작되는 태풍의 영향력은 아마도 초가을 내내 살얼음판을 디디는 것 같은 느낌일 것이다. 그래도 엉터리 일기예보였을때가 오히려 희망적이었다는 것은 비 내릴 확률이 90% 였을때도 긴장을 하고 우산을 준비해서 나갔다가, 곱게 핀 나팔꽃을 보았다는 것이다. 오늘밤은 일기예보가 엉터리가 되었으면 했지만..

텃밭일기 2021.08.23

텃밭에 피고 있는 가을맞이 꽃

짧았던 초여름의 장마가 아쉬웠다고, 새삼스레 다시 찾아온 늦장마 덕분에 마음만 바빠지는 요즘이다. 봄에 심었던 채소들이 하나 둘 사그러들어서, 점점 텅비어 가고 있는 텃밭에는 하루에 한번씩 어김없이 내리는 빗물 때문에 잡초가 무성해지고 있어서 할일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지만 아침시간이 아니면 더워서 일을 할 수 없다는 것과 늦은 오후시간에는 모기들의 극성 때문에 점점 텃밭에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가을 채소 심어야 할 준비로 괜히 마음만 바빠지는 것 같았다. 밭 주변에서, 내 키 만큼 자라는 풀을 뽑아야 하고, 밭을 만드느라 삽질을 해야하며 밑거름을 뿌리고, 다시 땅을 가다듬어야 하는데.... 비가 너무 내리니까, 손가락 굵기만한 지렁이들이 하루에도 몇번씩 오금을 저리게 해서 왜 텃밭농사를 지으려고..

텃밭일기 2021.08.20

무더위속의 텃밭 열무

8월이 시작되면서 폭염과 가뭄은 한셋트가 된듯... 불볕은 텃밭에 가는 것도 힘들게 만들었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뉴스에도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는 왕따가 되었는지, 비소식이 없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비소식은, 1%도 맞히지 못하는 엉터리 예보였을뿐 이제나 저제나 눈빠지게 비소식을 기다려봤지만, 햇볕은 쨍쨍이고 매미소리는 천둥소리 만큼 시끄러웠다. 불볕이 싫어서 오전 5시30분에 기상을 해서 밭으로 나갔다. 잠을 좀 덜 자드라도 텃밭에 나가야 하는 이유는, 피해갈수 없는 수확철이기 때문이다. 이틀정도 밭에 가지않으면 엉망이 되어가는 밭꼬라지에 마음이 가시방석이다보니 부지런을 떨게 만드는 것 같다. 주말 이틀동안 알바를 하기 때문에 밭에 못갔고, 월요일은 비가 온다는 예보에 비..

텃밭일기 2021.08.03

옥수수가 끝물인 텃밭에서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도 본격적인 여름이 온것 같았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 들려오던, 어디선가 생겨나는 태풍 덕택에 시원했던 해안가의 여름날이었는데 그것도 끝이난듯, 오늘 낮의 최고온도는 32도였고, 지금 이시각의 온도는 27도이다. 요즘은 오전 7시 30분 정도만 되어도, 아침 햇살이 폭염을 만들어내는 것인지는 몰라도 이른아침 텃밭에서의 작업은 견딜수 없을 만큼의 큰 고통이 되었다. 텃밭농사라는 것은 재미있고, 수확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여름한철 만큼은 피해가고 싶은 것이 요즘 심정이다. 덥고 ,짜증나고 가뭄 때문에 물퍼다 주는 일도 힘들었고... 그냥 외면하고 싶어서 월요일 이후에는 텃밭에 나가지 않았다가 오늘은 큰 맘 먹고 이른 새벽 5시30분쯤에 밭에 나갔더니 일하기가 괜찮았지만 오전 7시30분..

텃밭일기 2021.07.30

한여름날, 텃밭에 핀 꽃

봄날에는 텃밭에 나가는 시간이 오전 10시쯤이었는데, 초여름 부터는 오전 8시쯤이 되었다. 그런데 한여름으로 향해 가는 계절의 시간은 절대로 늦잠을 잘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을 실감해보는데.... 한달전만 해도, 오전 7시쯤에 텃밭에 나가는 것도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오전 6시30분에도 그리 편안한 시간은 아니라는 것이, 본격적인 한여름이 되었음을 한숨으로 내쉬어본다. 밤새도록 잠이오지 않아서 뒤척였더라도, 어김없이 5시30분이면 눈이 떠지는 여름!! 긴 긴 하루해를 더위를 피해서 집콕하는 것도 지루했고 날이면 날마다 기승을 떠는 코로나 세상에서, 갈 곳 없이 집안에 머무르는 집귀신이 되는 것도 싫었기에 이른 아침 6시에 텃밭으로 가는 것이 , 꽉막힌 숨통을 틔이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

텃밭일기 2021.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