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278

옥수수가 끝물인 텃밭에서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도 본격적인 여름이 온것 같았다. 그동안 뉴스를 통해 들려오던, 어디선가 생겨나는 태풍 덕택에 시원했던 해안가의 여름날이었는데 그것도 끝이난듯, 오늘 낮의 최고온도는 32도였고, 지금 이시각의 온도는 27도이다. 요즘은 오전 7시 30분 정도만 되어도, 아침 햇살이 폭염을 만들어내는 것인지는 몰라도 이른아침 텃밭에서의 작업은 견딜수 없을 만큼의 큰 고통이 되었다. 텃밭농사라는 것은 재미있고, 수확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여름한철 만큼은 피해가고 싶은 것이 요즘 심정이다. 덥고 ,짜증나고 가뭄 때문에 물퍼다 주는 일도 힘들었고... 그냥 외면하고 싶어서 월요일 이후에는 텃밭에 나가지 않았다가 오늘은 큰 맘 먹고 이른 새벽 5시30분쯤에 밭에 나갔더니 일하기가 괜찮았지만 오전 7시30분..

텃밭일기 2021.07.30

한여름날, 텃밭에 핀 꽃

봄날에는 텃밭에 나가는 시간이 오전 10시쯤이었는데, 초여름 부터는 오전 8시쯤이 되었다. 그런데 한여름으로 향해 가는 계절의 시간은 절대로 늦잠을 잘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을 실감해보는데.... 한달전만 해도, 오전 7시쯤에 텃밭에 나가는 것도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은 오전 6시30분에도 그리 편안한 시간은 아니라는 것이, 본격적인 한여름이 되었음을 한숨으로 내쉬어본다. 밤새도록 잠이오지 않아서 뒤척였더라도, 어김없이 5시30분이면 눈이 떠지는 여름!! 긴 긴 하루해를 더위를 피해서 집콕하는 것도 지루했고 날이면 날마다 기승을 떠는 코로나 세상에서, 갈 곳 없이 집안에 머무르는 집귀신이 되는 것도 싫었기에 이른 아침 6시에 텃밭으로 가는 것이 , 꽉막힌 숨통을 틔이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

텃밭일기 2021.07.21

안개비가 내리는 텃밭에서

날마다 비가 내리다보니 텃밭에 갈 일이 없어서인지, 자꾸만 게으름을 피우게 되었다. 늘어지게 낮잠을 자다가 창밖을 내다봐도, 비는 그칠줄을 모른채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고 이제는 끝이나는가 기대를 했던 코로나는 또다시 1단계 올라서서 마음까지 씁쓸하게 했다. 오후쯤에 비가 그친것 같아서 밖으로 나갔더니 우산을 쓰기에도 애매한 안개비가 한치 앞도 바라볼수 없게 만들었다. 그래도 주룩주룩 쏟아지는 비가 아니었기에 ,우선적으로 텃밭이 궁금해서 들어가보았다. 텃밭에서 바라본 우리아파트는 ,안개속에서 유령의 성처럼 보여졌고 일주일째 내리는 비에 텃밭의 채소들은 웬지 모르게 지쳐보이는듯 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린 탓인지, 풀들은 무성했고, 채소들은 거의 웃자라고 있었으며 8월 중순쯤 부터 피기 시작하는 '부추'꽃이..

텃밭일기 2021.07.09

날마다 수확하는 즐거움

일기예보를 따지고들면, 부산의 동쪽 끝자락이라는 '기장'이라는 곳이 부산도 아니고 울산도 아닌 어정쩡한... 그냥 동해남부 해안가라고 해야 맞는 것인지는 몰라도 코로나 확산 문자가 날아올때는 부산에서 날아오는 것보다는 울산에서 날아오는 것이 더 많았다. 그러나 날씨는 울산쪽의 일기예보를 보아도 틀리고, 부산쪽의 일기예보도 전혀 맞지않는.... 그래서 기장의 날씨는 동해남부 해안가의 날씨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날아드는 문자에 의하면 이곳저곳 침수소식 때문에 차량통제가 많다는 부산 소식이지만 정작 이곳은 그다지 많은 비로 인해서 비 피해가 없었음을 말하고 싶었음이다. 다만 오늘 서울로 택배 보내려고 우체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무섭게 내리는 비 때문에 빗물..

텃밭일기 2021.07.07

수확기가 된 6월 텃밭에서

첫새벽 5시30분쯤이면 아파트 베란다 창문 너머 산등성이에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느낄수 있지만, 요즘에는 절대로 늦잠을 잘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그동안 우중충한 날씨와 함께, 비 내리는 날이 많아서 미뤄졌던 텃밭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오전 9시 까지 이불속에서 뭉기적 거리는 것이 습관이 되었기에 오전 5시30분에 일어난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어쩔수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텃밭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고행이 되는 것 같았다. 텃밭에서 할일은 많고, 죽기살기로 일하기에는 체력이 따라주지 않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해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일을 하러 밭으로 가야 마음이 편한것만은 사실이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춥기 까지 하는 이른 아침에는 이슬이 촉촉하게 내려 앉아서 일을..

텃밭일기 2021.06.22

텃밭에 잡초는 자라는데

백신접종 날짜를 받아놓고는 심하게 앓았던 감기몸살 때문에 생각치도 않았던 겁쟁이가 되어 있었다. 죽을 만큼 아팠던 6일 동안의 악몽이 또다시 백신 접종후의 후유증으로 되풀이 되는 것은 아닌가 미리 겁을 먹고, 긴장을 하고,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해서 꼼짝달싹 하지않고... 그래서 몸살을 앓기 이전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나갔던 텃밭이었는데, 어떻하다보니 자꾸만 발길이 뜸해졌다. 모든 사람들이 일괄적으로 받아야 하는 백신접종이라서 비켜갈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감기몸살이 완전하게 낫지 않은 상태에서 접종을 받는다는 것이 큰 모험을 하는 것 같았다. 오랫만에 텃밭에 나가봤더니 난데없는 코스모스꽃이 피어 있었다. 계절적으로 드러내놓고 꽃이 피기에는 무언가 어색한듯, 아주 작은 꽃송이로 꽃을 피워놨다. 무성하게 자..

텃밭일기 2021.06.09

완두콩이 익어가는 텃밭

꼼짝달싹 못할 만큼의 지독한 감기몸살로 인해서 꼬박 6일 동안, 텃밭을 나가지 못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병원에 다녀온 후 조금 살만해졌기에, 오전 6시에 텃밭에 나가보았더니 호박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볼 수 있었던 텃밭의 '풋호박'꽃이 ,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화사한 모습으로 반겨주었다. 하루만 안봐도 궁금한 텃밭 식구들인데, 6일 동안 발길을 뜸했으니 괜히 미안함뿐이었다. 이른 아침 숲속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도 듣기 좋았고, 촉촉하게 내려앉은 아침이슬의 차거움도 그냥 좋았다. 자연과 벗삼아 살고 있다는 것을, 감기 몸살 때문에 며칠동안 잊고 살았던 것에 쓴웃음이 나왔다. 오이꽃이 제법 피었다. 오이 넝쿨이 뻗어갈 수 있도록 지지대를 박고, 끈으로 연결을 해주어야 했는데 발길이 뜸..

텃밭일기 2021.06.04

초여름, 텃밭에 핀 꽃

며칠동안 지긋지긋하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오랫만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일기예보에 비소식은 오늘도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비 핑계 대고 게으름을 필 수가 없어서 생수 1통, 간식과 우비, 우산을 챙겨들고 텃밭으로 나갔다. 그동안 비 때문에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워낙 많다보니 무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오이와 토마토에 줄을 매줘야 하고, 풀도 뽑아줘야 했으며, 고추에 영양제도 줘야했고 비때문에 너무 많이 자란 열무를 뽑아서 김치를 담가야 했으며, 상추 모종.... 등등 모처럼, 날이 개인날에 햇빛이 따가웠지만 텃밭에서 오랫만에 일을 하다보니 지겹다기보다는 즐거움이 앞섰다. 일을 하다보니, 이곳저곳에서 꽃을 피운 채소들이 눈에 띈다는 것이 활력소가 된듯.... 일하는 것은 고달펐지만 기분은 괜찮았다...

텃밭일기 2021.05.21

텃밭에 찾아온 봄소식

봄에는 일주일에 2~3일씩 내려주는 비가 반가운 것인지, 아니면 불청객인지는 모르나.... 여름에는 죽기살기로 내렸던 긴 장마비, 그리고 가을 부터 겨울 까지, 비 한방울 내리지 않았던 가뭄 지난해의 악몽이, 올해도 혹시라도 또 반복되는 것은 아닌가 은근히 걱정이 앞서는 요즘은 지난해 봄 처럼, 진짜 시도때도 없이 또 봄비가 내리고 있다. 약간의 꽃샘추위는 있었지만,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세상이기에, 그깟 꽃샘추위는 그러려니 하면서 비가 개인 후, 밭의 흙이 포실포실 해지기를 기다리다보면 또 비가 내리는 어이없는 나날에 어느새 밭에서는 머위의 새싹들이 앙증맞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어제 내린 비에 흙탕물을 뒤집어 썼어도, 어린 새싹들은 꽃처럼 예쁘기만 했다. 억지로라도 뜯으면 한접시의 나물이 될 것 같..

텃밭일기 2021.03.04

봄을 재촉하는 겨울비

그렇게도 기다렸던 가뭄의 단비가 봄을 재촉하는듯, 포근한 바람과 함께 하루종일 내렸다. 혹시....하얀눈이 내리지 않을까, 불가능한 기대를 해봤지만 해풍이 불어오는 동해남부 해안가에는 절대로 해당되지 않은, 하얀 눈은 끝내 내려주지 않았다. 비가 그친 늦은 오후에, 걷기운동을 할겸 들판으로 가보았다. 그동안 너무 추워서 들판길을 걷더라도 그냥 지나치던 텃밭이었는데.... 촉촉하게 내려준 겨울비는, 가뭄과 추위속에서 고통을 받던 겨울채소들에게 희망을 안겨준듯 했다. 다른해의 겨울날에는 이맘때도 푸르름이 가득해서 제법 예쁜 풍경이었는데 올해는 혹독한 겨울추위 때문에 한껏 널부러진 모습이 그랬었다. 밤새도록, 하루종일 내려준 겨울비 때문에 '유채'들이 생기를 되찾은 것 같아서 반가웠다. 3월 정도 되면 노란꽃..

텃밭일기 2021.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