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1169

삼지닥나무 꽃의 아름다움

꽃이라고는 일주문 주변에 화사하게 핀 벚꽃과 진달래뿐인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통도사 경내로 들어갔던 엊그제 음력 초하룻날에 일주문 옆, 종무소 담장 옆으로 보여지는 노란꽃이 예뻐서 스님께 허락을 맡은후, 종무소 전각으로 들어가봤다. 아무나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곳이기에 꽤나 조심스러웠지만 사진을 찍겠다고 허락을 맡았으니 나혼자만의 세상이 된 것 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사진찍기 놀이를 시작해봤다. 종무소 담장 안으로 '삼지닥나무'꽃이 이른 봄에 핀다는 것은 10년 전 부터 알고있었지만 그동안 종무소 안으로는 용무가 없어서 들어갈 수는 없었고 해마다 목을 길게 빼고 담장 밖에서 사진 한장 겨우 찍을 수 있었는데 올해는 너무 예쁘게 꽃이 피어 있었기에, 담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다. 대..

매향이 가득한, 양산 신흥사

어느새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잎이 바람이 불때마다 하나 둘, 흩날리기 시작하는 휴일의 날씨는 자칫했다가는 감기 들리기 딱 좋은 기가막힌 날씨였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벚꽃으로 뒤덮힌 것을 시샘이라도 하는 것 같은 꽃샘추위는 은근히 사람 잡는 감기 귀신이 뒷떨미를 나꿔챌 것 같은, 으시시할 만큼 추웠던 해안가에서 주말과 휴일 이틀동안 알바를 하면서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갔었다고 하면, 누가 믿어줄런지, 괜한 날씨탓을 해봤다. 아마도 2~3일 뒤에는 거리에 하얀 꽃눈이 소복 소복 쌓이지 않을까 벚꽃이 이 땅에 머무는 시간은 다른 어떤 꽃보다 시간이 짧다는 것을 해마다 겪다보니 벌써부터 마음을 비우게 된다.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영포리, 천년고찰 신흥사 일주문 주변은 온통 매화향기로 뒤덮였다. 다른 곳에는 ..

울주 가지산 석남사

화창했던 봄인가 했더니 ,아직은 겨울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는듯한 산 깊숙한 곳의 절집에는 이제서 막 봄이 시작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는 것 같았다. 한낮에는 봄날씨 처럼 화창한 것 같아서 이곳 저곳으로 다니면서 봄날을 만끽하다가 오랫만에 언양 석남사 일주문 앞에 머물렀더니 절집으로 들어가는 숲길은 봄꽃이라고는 전혀 눈에 띄지 않는, 여전히 겨울속에 머물러 있는듯 했다. 석남사 계곡 입구에 서니까 계곡을 따라서 내려오는 물소리가 가슴속을 시원하게 하는 것 같았지만 아직은 푸르름이 없는, 겨울 끝자락의 모습 그대로 였다. 언제쯤 꽃이 피고, 새 울음소리가 들리려는지 아주 작은 모습의 진달래 꽃봉오리가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는듯 했다. 비구니 참선 도량으로 잘 알려진 가지산 석남사는 1200년전, ..

대성암에 핀 노란 복수초

한낮의 기온이 20도를 넘나드는 요즘의 날씨는 제법 완연한 봄날이 된 것 같았지만 언제 어느때 변덕을 부려서, 꽃샘추위로 곤혹을 치르게 할런지는 장담을 할 수는 없다. 그래도 하루종일 내렸던 비가 겨우 갈증을 해소 시킬 만큼이라는 것도 감사했던지, 꽃들이 제법 예쁘게 피고 있는 봄날이다. 엊그제 다녀온 금정산 범어사 산내암자 대성암 뜰앞에는 , 이미 꽃피는 시기가 지나서 잊혀지고 있었던 노란 복수초가 새봄을 맞이하는 설레임을 새롭게 느끼게 해주었다. 산속의 봄은 이제서 찾아온 것이 확실 한 것 같았다. 매화가 피기 시작했고, 노란 복수초가 피었으며, 파릇파릇 수선화 새싹들이 마당가에서 봄마중을 하는듯 했다. 금정산 범어사 산내암자인 대성암은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기록에 의하면 1803년(순조..

매향이 그윽한 금정산 범어사

긴 가뭄 끝에 단비 같은 봄비가 내리면서, 세상은 점점 화사한 봄꽃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았다. 주춤거리면서 꽃봉오리를 터트리지 않았던 하얀목련이 비 내리기만을 기다렸던 것 처럼... 봄비를 맞은 후, 제법 화사하고 예쁘게 꽃이 피고 있었는데 한켠에서는 흐드러지게 피던 매화가 꽃눈이 내리는듯, 꽃잎이 떨어져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월의 어느날 부터, 모진 꽃샘추위를 견뎌내면서 이른 봄날을 화사하게 해주던 집 주변의 매화는 하루가 다르게 초췌해져 가고 있었기에 아쉬워 했더니 범어사 경내에 피는 매화를 보면서 새로운 봄꽃을 만난듯, 다시금 황홀함에 도취되는 것 같았다. 마음이 심란스러웠던 엊그제 금정산 범어사 산내암자들을 돌아보려고 집을 나서면서 가장 먼저 들렸던 곳은 범어사였다. 범어사는 부..

범어사 산내암자 계명암에서

미세먼지는 오늘도 희뿌연하게 하늘을 점령 했었고, 매우나쁨에서 한단계 아래인 '나쁨'이었다. 점점 확산되는 코로나 세상에서 덩달아 붙어다니는 미세먼지라는 불청객 때문에 밖으로 나다니면 안되겠으나 갑자기 생겨난 우울증 모드에 숨이 막힐 것 같아서 무작정 집을 나섰다. 아직은 진달래가 피기에는 때이른 계절이었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진달래와 생강나무꽃을 찾으러 암자가 있는 금정산으로 올라갔다. 여러 곳의 범어사 산내암자를 돌아다니면서 산을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반복을 했으나, 만나고 싶었던 진달래는 꽃봉오리 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3월 중순으로 접어들어야 진달래꽃이 보일 것인가 올해는 꽃피는 시기가 지난해보다 보름 정도 늦는다는 것을 잠시 잊었던 것 같았다. 범어사 청련암 한켠의 의자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

작은 암자, 보타암의 봄날

미세먼지가 '매우나쁨'이라고 나타날 만큼, 희뿌연 하늘은 걷기 운동하는 것도 꽤 부담스러웠던 날이었다. 그러나 봄이라는 이유로 기온은 상승했고, 가뭄 때문에 흙먼지는 짜증스러움이 되어가면서 자꾸만 들판을 화사하게 만드는 봄꽃과는 무언가 조화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언제쯤 비가 내릴런지 건조하고 메마른 하늘을 바라보며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과 함께 주춤하던 산불이 또다시 발화되어서 하얀 연기로 뒤덮힌 산을 바라보니, 안타깝다는 생각만 할뿐, 할말이 없어졌다. 엊그제 다녀온 통도사 산내암자 보타암의 뜰앞에서 만났던, 예쁘고 앙증맞은 꽃들을 소개해본다. 사찰에서 만난 홍매화는 왜 무엇 때문에 집 주변의 매화보다 더 기품이 있는 것인지? 아무리 들여다봐도 모두 똑같은 매화인데, 분위기 탓을 해봐..

통도사 극락암 뜰앞에 핀 꽃

날씨는 제법 따뜻해졌지만, 황사와 미세먼지 그리고 건조한 날씨에 가뭄은 계속되고... 악조건을 모두 갖춘 최악의 계절에 ,담배불씨 까지 이산 저산을 넘나든다는 것이 두려움이 되는 요즘 흙먼지 날리는 들판에는 그래도 봄이 왔다고 열심히 꽃을 피워대는 것을 보면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는 자연의 섭리가 참으로 오묘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는 봄날이다. 아직도 꺼지지 않는 산불을 잠재울 비소식이 있는가 눈을 크게 뜨고 검색을 해보지만 이렇다할 비소식은 .......참 야속하다는 생각이 머리속만 어지럽혀 놓는다. 엊그제 초이튿날에 다녀온 통도사 산내암자 극락암 뜰앞에 핀 홍매화가 고즈넉함과 어우러져서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집 주변 들판의 매화가 2월초 부터 눈을 즐겁게 했어도 들판과 암자에서 피는 꽃의 시..

통도사 경내에 핀 홍매화

지독한 미세먼지가 하늘을 희뿌연하게 했던 날이, 음력으로 초이튿날이라서 한달만에 통도사에 다녀왔다. 초하룻날에 다녀왔어야 하는데, 불가피하게 병원예약이 있어서 하루를 미룰수밖에 없었다. 음력 정월이 지나가고, 음력 2월은 꽃피는 춘삼월이라고 해서 기대를 걸고 통도사에 갔더니 생각 만큼은 그다지 화사하지 않은 홍매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시큰둥하게 했다. 그래도 삭막한 절집 풍경 보다는, 붉은 꽃이 피어 있다는 것만으로 봄이 와 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하늘이 좀 더 맑았다면, 홍매화도 더 예뻐 보였을텐데.... 그냥 뭔가 마음이 우울했던 것은 생각 만큼 멋져보이지 않았던, 통도사 300년 된 자장매 탓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통도사 주차장에서 삼성반월교 다리를 건너니,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박물관 앞의 붉..

울산 대운산 내원암의 겨울

울산 광역시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1312번지에 위치한 대운산 내원암은 10년 전만해도 불광산을 거쳐서 시명산을 지난후, 대운산 정상에 올랐다가 하산길에 꼭 들렸었던 작은 암자였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뜸해졌던 산행 덕분에 암자로 가는 길도 뜸해졌는데.... 진짜 오랫만에 내원암에 갈 기회가 생겼다. 내원암은 울산 대운산 기슭에 신라 중기, 이곳에 대원사를 창건한 고봉선사가 '영남 제일의 명당이라고 극찬한 '내원암'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는 대운산의 꽃봉오리 모양을 이룬 다섯 봉우리 한 가운데 내원암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10년 만에 찾아간 내원암에서 그동안 가장 보고싶었던 것은 이 나무였다. 내원암 지킴이라고 할 만큼 오랜세월을 내원암과 함께한 팽나무였다. 내원암의 자랑인 팽나무는 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