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매우나쁨'이라고 나타날 만큼, 희뿌연 하늘은 걷기 운동하는 것도 꽤 부담스러웠던 날이었다.
그러나 봄이라는 이유로 기온은 상승했고, 가뭄 때문에 흙먼지는 짜증스러움이 되어가면서
자꾸만 들판을 화사하게 만드는 봄꽃과는 무언가 조화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언제쯤 비가 내릴런지
건조하고 메마른 하늘을 바라보며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은 심정과 함께
주춤하던 산불이 또다시 발화되어서 하얀 연기로 뒤덮힌 산을 바라보니, 안타깝다는 생각만 할뿐, 할말이 없어졌다.
엊그제 다녀온 통도사 산내암자 보타암의 뜰앞에서 만났던, 예쁘고 앙증맞은 꽃들을 소개해본다.
사찰에서 만난 홍매화는 왜 무엇 때문에 집 주변의 매화보다 더 기품이 있는 것인지?
아무리 들여다봐도 모두 똑같은 매화인데, 분위기 탓을 해봐야 할런지?
그냥 바라만 보아도 예쁘다는 것을 자꾸 강조하게 된다.
보타암 뒷뜰에 핀 홍매화가 유난히 멋스러워 보였다.
사진을 잘찍은 것도 아닌데....
미세먼지 때문에 파란 하늘이 우중충해졌고, 멀리 바라보이는 영축산도 가물가물이다.
그래도 봄날을 돋보이게 하는 홍매화는 여전히 아름담기만 했다.
고즈넉한 보타암 뒷뜰에서 봄의 전령사가 되어준 홍매화!!
보타암 뜰앞의 작은 꽃밭에서 노란꽃을 만났다.
복수초인줄 착각을 할 만큼의 노란꽃은 '겨울바람꽃'이었다.
겨울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의 '너도바람꽃'속에 속하는 약 7종의 다년생초본이라고 하며
산지 복사면의 해발 600m에 서식하는, 개체수가 적어 드물게 발견된다는 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너도바람꽃류의 대표적인 꽃이자, 외국에서 들여온 '겨울바람꽃'을
정원에 심어서 관상용으로 활용한다고 했다.
겨울바람꽃의 꽃말은 '사랑의 괴로움'이라고 한다.
눈속에서도 꽃이 피는 복수초 처럼
노랑 너도바람꽃도 눈속에서 꽃이 피는 귀하고 예쁜 꽃이라고 한다.
크로커스
난생 처음 보타암 뜰앞 화단에서 '노루귀'꽃을 보았다.
이른봄이면 이곳 저곳 블로그에서 노루귀 꽃을 소개하는 것을 많이 보았지만
단 한번도 실물을 본적이 없었기에, 처음으로 노루귀꽃 사진을 찍어봤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일주일쯤 뒤에 갔더라면
땅속에서 낙엽을 들추고 올라오고 있는 몇송이의 노루귀꽃을 더 보았을텐데, 아쉽기만 했다.
노루귀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며, 나무 밑에서 자라는 양지식물로서 꽃말은 '인내'라고 한다.
보타암 화단가에서 2월3일에, 첫 복수초 2송이를 보았는데
어느새 한달, 그동안 이만큼 많은 꽃송이가 피었다는 것이 반갑기만 했다.
희끗희끗 보여지는 매화가 그다지 예뻐보이지 않는 요사채 주변의 홍매화이다.
올해 통도사의 모든 홍매화들은 왜그렇게 볼품이 없는 것인지
지나온 세월속의 통도사 홍매화를 생각하면, 그냥 마음이 씁쓸해진다.
미세먼지는 유난스럽게 봄날의 불청객이라는 것을 자꾸만 강조하는 것 같았다.
날씨가 흐린줄 알았는데, 흐림이 아니라 미세먼지라고 하니까 또다시 할말이 없어졌다.
황사, 미세먼지, 코로나가 없는 세상을 꿈꿔보지만
그것은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고....
다만 꽃이 피는 계절 만큼은 그 몹쓸 것들이 주춤해줘서, 꽃구경만이라도 맘놓고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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