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제법 따뜻해졌지만, 황사와 미세먼지 그리고 건조한 날씨에 가뭄은 계속되고...
악조건을 모두 갖춘 최악의 계절에 ,담배불씨 까지 이산 저산을 넘나든다는 것이 두려움이 되는 요즘
흙먼지 날리는 들판에는 그래도 봄이 왔다고 열심히 꽃을 피워대는 것을 보면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는 자연의 섭리가 참으로 오묘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는 봄날이다.
아직도 꺼지지 않는 산불을 잠재울 비소식이 있는가 눈을 크게 뜨고 검색을 해보지만
이렇다할 비소식은 .......참 야속하다는 생각이 머리속만 어지럽혀 놓는다.
엊그제 초이튿날에 다녀온
통도사 산내암자 극락암 뜰앞에 핀 홍매화가 고즈넉함과 어우러져서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집 주변 들판의 매화가 2월초 부터 눈을 즐겁게 했어도
들판과 암자에서 피는 꽃의 시각적인 차이점은 당연, 분위기 였음이라고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극락암 수세전 뜰앞의 홍매화는 10여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이다.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다.
묵언과 침묵으로
고즈넉함을 더욱더 강조 해주는 정수보각 뜰앞의 홍매화가 참으로 기품있게 보여진다.
정수보각은 수행승들이 수행정진하는 전각이다.
정수보각 앞의 청매화는
피는 시기가 조금 늦은듯, 아직은 피어난 꽃보다 못다 핀 꽃봉오리가 더 많았다.
청매화
정수보각 앞에서 바라본 '삼소굴과 영월루'가 청매화 꽃잎 사이로 고즈넉하게 보여졌다.
꿈인듯, 생시인듯 어렴풋이 보여지는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봤다.
극락암의 홍매화
해마다 이른봄이면, 극락암 삼소굴 대문 옆의 할미꽃이 생각난다.
언제부터 였는지는 몰라도
이른봄에 극락암 삼소굴 입구에서 할미꽃을 보았던 시간도 꽤 많이 흘러간듯 했다.
아마도 10여년 동안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 늘 감사하고 반가웠다.
시기적으로 약간 일찍 갔었기에, 혹시나 꽃이 피지 않았으면 어쩌나 했는데
대문을 중심으로 이쪽 저쪽의 할미꽃 중에서
일찍 봄을 맞이해준 할미꽃이 있어서 반갑기만 했다.
극락암 삼소굴 대문 옆의 할미꽃이 정말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무엇이 그리 수줍은지, 고개숙인 할미꽃 사진을 좀 더 예쁘게 찍어주기 위해서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최선을 다해 찍은 할미꽃 사진이다.
삼소굴 담장 옆의 커다란 산수유 나무에서 노란빛이 보였다.
아직은 못다 핀 꽃이라서 샛노란 색깔은 아니지만, 늘 이른 봄이면 편안함으로 문안인사를 여쭙는다.
산속 암자 마당가라서 아직은 추위때문인지, 활짝 피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그래도 이 정도의 산수유꽃을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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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 경봉 큰스님께서 열반하실때 까지, 50여년 동안 머무셨던 '삼소굴'에 노란 산수유꽃이 피니까
더욱 고즈넉한 모습에 마음속 까지 고요가 머무는듯 했다.
좀 더 샛노란 색깔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은 많았지만
어렵사리 지인과의 동행을 해서 극락암에 갔던 길이었기에
못다 핀 산수유꽃이라도 이른봄에 만나고 왔다는 것만으로 그냥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예전에는 늘 자주 갔던 극락암의 봄날을 3년만에 다녀왔음을 메모해본다.
'무량수각'이라는 현판이 붙은 극락암 중심법당은 고종30년(1893)년에 중건 하였다.
통도사 산내암자 극락암에 가면 늘 마음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마당가의 감나무가 있다.
극락암을 다닌지 20여년 동안
혹시라도 고목이 된 감나무가 사그러질까봐 염려해봤으나, 아직은 변함없는 모습이 그냥 보기 좋았다.
극락암은 경봉큰스님께서 주석하셨던 곳으로, 고려 충혜왕 5년(1344년)에 창건 되었으며
조선 영조 34년(1758년)에 지홍대사가 중건하였고
1968년 이후에 경봉스님께서 가람 전체를 중건 중수하였다.
극락암은 암자로는 규모가 큰 극락선원이 있어서 많은 수행승들이 수행정진 하고 있는 곳이다.
경봉스님께서 쓰신 '여여문' 글씨가 늘 정겨움으로 다가오는,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암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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