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매향이 그윽한 금정산 범어사

nami2 2022. 3. 15. 23:40

긴 가뭄 끝에 단비 같은 봄비가 내리면서, 세상은 점점 화사한 봄꽃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았다.

주춤거리면서 꽃봉오리를 터트리지 않았던 하얀목련이 비 내리기만을 기다렸던 것 처럼...

봄비를 맞은 후,  제법 화사하고 예쁘게 꽃이 피고 있었는데   

한켠에서는 흐드러지게 피던 매화가  꽃눈이 내리는듯, 꽃잎이 떨어져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월의 어느날 부터, 모진 꽃샘추위를 견뎌내면서 이른 봄날을 화사하게 해주던  집 주변의 매화는

하루가 다르게 초췌해져 가고 있었기에 아쉬워 했더니

범어사 경내에 피는 매화를 보면서 새로운 봄꽃을 만난듯, 다시금 황홀함에 도취되는 것 같았다.

 

마음이 심란스러웠던 엊그제

금정산 범어사 산내암자들을  돌아보려고 집을 나서면서 가장 먼저 들렸던 곳은 범어사였다.

 

범어사는 부산 금정산 산자락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본사로서

10여개의 산내암자와 200여개의 산외 말사로 이루어진 영남 3대 사찰 중 하나이다.

신라 문무왕 18년(678) 의상대사의 화엄십찰 중 하나이며

화엄경의 이상향인 화장(華藏)세계 구현과 왜구를 막는 호국 사찰로 창건 되었다.

 

금정산 범어사  조계문(보물 제1461호)

다른 사찰에서는 일주문이라고 하는데, 금정산 범어사에서는  일주문을 조계문이라고 하며

조계문은 기둥 두개만으로 지지되는 다른 사찰의 일주문과 달리

자연 암반 위에 돌기둥 4개를 세워서 3칸을 형성해 있다.

 

 

범어사 매표소를 지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홍매화였다.

범어사를 30년 정도 다니면서 매화가 화사하게 피는 봄날과 맞닥드린 것은 이번이 처음인듯.... 

봄날이 시작되면서 매화를 처음 본 사람 처럼, 엄청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범어사 입구의 홍매화

 

범어사 입구 부터, 곳곳에 이렇게 홍매화가 화사하게 피었던 것이 언제였나?

생각해봐도 이른 봄날에는 한번도 범어사에서 매화를 본 기억이 없었다.

당연히 범어사에는 매화가 없다고, 누군가에게 말을 했었다는 것이 괜히 민망했다.

 

담장 너머로 보여지는 백매화가 예뻐 보였다.

 

범어사 천왕문 앞의 매화 세상이 꼭 극락세계를 보는듯, 황홀하기 까지 했다.

 

긴 담장과 잘 어우러진듯한 범어사 홍매화!!

 

범어사의 이른 봄날이 이렇게 멋졌을 것이라고는 처음 느껴보는 것 같았다.

범어사에는 매화가 없다고 생각했었기에

단 한번도 봄날에 매화를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음에 그냥 웃음이 나왔다.

 

 

고즈넉한 화엄전 앞의  능수매가 우아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설법전  담장 옆의 홍매화

 

청매화가 참 예뻤다.

홍매화, 백매화, 만첩홍매화, 분홍매화, 청매화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청매화'였음에

한참동안 담장 옆에서  청매화 사진 찍기에 열중했다.

 

청매화

 

청매화

 

우아하고, 기품있어 보이고, 한옥과도 너무 잘어울리는  청매화였다.

 

성보박물관 앞의 홍매화

 

금정산 계명봉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홍매화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매향이 그윽하게 날리는  범어사 성보박물관 앞의  7층 석탑이

매화 덕분에  멋진 모습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산속에 위치한 범어사 였기에, 다른 곳에 비해 매화 피는 시기가 늦어진 것을 모르고

그동안 30년을 범어사에 다니면서

이렇게 흐드러지게 많은 매화가 피고 있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는 것이 생각 할수록 민망했다.

2월초 부터 매화가 피는 통도사에 비교 했었기에

범어사는 매화 자체가 없다는 그동안의 말 실수에 죄송 했었다고... 깊이 반성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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