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매향이 가득한, 양산 신흥사

nami2 2022. 4. 3. 23:35

어느새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꽃잎이 바람이 불때마다  하나 둘, 흩날리기 시작하는 휴일의 날씨는 

자칫했다가는 감기 들리기 딱 좋은 기가막힌 날씨였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벚꽃으로 뒤덮힌 것을 시샘이라도 하는 것 같은 꽃샘추위는

은근히 사람 잡는 감기 귀신이 뒷떨미를 나꿔챌 것 같은, 으시시할 만큼 추웠던 해안가에서

주말과 휴일 이틀동안 알바를 하면서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갔었다고 하면, 누가 믿어줄런지, 괜한 날씨탓을 해봤다.

아마도  2~3일 뒤에는  거리에 하얀 꽃눈이 소복 소복 쌓이지 않을까

벚꽃이 이 땅에 머무는 시간은 다른 어떤 꽃보다 시간이 짧다는 것을 해마다 겪다보니 벌써부터 마음을 비우게 된다.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영포리,  천년고찰 신흥사 일주문 주변은 온통 매화향기로 뒤덮였다.

다른 곳에는 벚꽃이 피기 시작하던 일주일 전의

양산 신흥사 주변은  산속 깊은 곳이라서, 3월 중순 무렵 부터 매화가 피기 시작했다.

 

벚꽃세상에서 매화 세상으로 되돌아 가보려면, 양산 신흥사 주변으로 가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이미 매화가 사라진지 한달 정도 된,  우리집 주변에서는 상상도 못해보는 신흥사 주변의 매화세상....

그렇다면 이곳에서는 언제쯤 벚꽃이 피려는지?

몇년전에 팔공산 산속 깊은 곳의 암자에 갔을때는 4월말쯤에 벚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었으니까

아마도 이곳에도 4월중순 쯤에 벚꽃이 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신흥사 천왕문에서 바라본 '대광전' 중심법당

 

신흥사 대광전(보물 제1120호)은 세상에 광명을 비춰주는  비로자나불을 봉안한 곳으로

신흥사의 중심이 되는 법당이다.

1988년 대광전을 부분 해체 보수 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기록에 따르면, 순치십사년이라는 상량문이 발견되어

현재 남아있는 건물로 효종8년(1657년)에 중건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건물구조는 옆면3칸, 앞면3칸의 규모로 지붕은 옆에서 볼때, 사람인(人)자 모양으로 한 맞배지붕이다.

지붕의 처마를 받치기 위한 공포는 다포식으로 화려하게 꾸며졌다.

 

나한님들을 봉안한 '응진전' 앞의 마당가에는 할미꽃이 제법 예쁘게 피어 있었다.

 

신흥사 경내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꽃은, 뜰 앞의 할미꽃이었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할미꽃인데, 신흥사 경내의 이곳 저곳에는  할미꽃이 으뜸이었다.

 

 응진전 옆으로 가다가 산 윗쪽에  작으마한 전각은 '산신각'이었다.

 

영축산 자락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산속 깊은 곳에  천년고찰 신흥사가 자리하고 있다.

신흥사는 301년(기림왕4년) 선사 신본이 창건했다고 하나

이때는 신라에 불교가 들어오기 이전이었기에 신빙성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신흥사 창건 당시에는 건물이 110동이 되었다고 했으나, 조선 중종 때 까지는 연혁이 전해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1592년(선조25년) 임진왜란 때

승군(僧軍)이 거점이 되어  왜군과 격전을 치르면서, 대광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물이 불에 탔다고 한다.

 

신흥사 일주문 주변에서 날아드는 매화 향기가 고즈넉한 산사 주변을 참으로 아름답게 했다.

 

신흥사 국사당 담장옆의 매화농원의 풍경

 

전국의 어느 사찰을 가더라도

매화가 피는 봄날에 일주문 옆이 이렇게 멋진 곳은 본 적이 없었다.

이곳 부터 시작한 매화 향기는, 신흥사로 들어가는 길 내내 즐거움을 갖게 했다.

 

일주문 옆, 국사당으로 들어가는 길

 

신흥사 국사당 뒷곁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밋밋한 벚꽃보다는 매화가 훨씬 더 예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영포리, 한적한 시골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면

영축산 자락에 고즈넉하게 위치한 천년고찰 '신흥사'가 자리하고 있다.

신흥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 통도사 말사이다.

양산 원동면 영포마을의 신흥사 일주문 주변을  비롯해서

일주문을 지난 후 까지 온통 매화로 뒤덮힌 신흥사 가는 길은

매화가 피는 3월 중순, 봄날에는 늘  생각나는 멋진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