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 19

목련꽃이 활짝 핀 이른 봄날

한낮 최고 기온이 18도 였던 날이지만 여전히 바람이 차거웠던 2월의 마지막 날이다. 3월을 맞이 하느라 텃밭에서 하루종일 봄농사 준비로 바쁘게 땅을 파고, 풀을 뽑고, 겨울동안 망가졌던 밭고랑을 복구하고 20키로 짜리 거름 20포를 나르면서 허리가 휠 만큼 힘들었는데... 등줄기에서 땀은 흐르지만, 바람이 불때마다 느껴지는 차거움이 아직은 겨울 끝자락임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해안길이나 들판을 걷게 되면서 코 끝으로 느껴지는 봄의 향기는 주체할 수 없는 싱숭생숭이었다. 왜냐하면 매화가 절정에 다다랐으며, 노란 산수유꽃이 예쁘게 피고 있고, 하얀 목련꽃이 피기 시작한다는 것은 오는 봄을 막아내지 못하는 것이 절대적임을 또한번 느끼게 했다. 2월28일에 활짝 핀 하얀 목련을 만나게 되었다고... 메..

감동 2023.02.28

텃밭에서 뜯어온 쑥국의 향기

텃밭 일을 하기에는 겨울 같은 차거운 바람은 계속 불어왔지만 그래도 봄꽃이 계속해서 피고 있는 이른 봄날인 것 같아서 본격적으로 농사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밭으로 나갔다. 웬지 농사 일이 하기 싫다는 생각은 자꾸만 게으름을 피우게 했고 곧 3월이라는 것이 부담을 가져다 주었으며 이제껏 8년 동안 계속 해온던 농사일을 하지 않을수도 없었으니 그래서 올해는 포기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막상 밭으로 나가서 일을 하다보니, 텃밭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 겨울동안 텃밭에서 손을 떼고 편하게 살았다는 것이 게으름의 원인이 된 것인가, 일 하기 싫다는 생각 자체가 우습기만 했다. 이제 다시 봄은 왔고, 농사일을 시작했으니까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날의 채소들을 예쁘게 바라보게 되면 꽤 괜찮게 적응이 ..

텃밭일기 2023.02.27

산수유꽃이 노랗게 핀 텃밭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약간은 누그러진것 같았다. 그러나 여전히 바람은 차거웠다. 곧 3월이 될 것이라는 것은 그냥 봄이 올 것이라는 이유로 좋았으나 텃밭을 생각하면 은근히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았다. 3월이 시작되면 곧바로 감자를 심어야 하고, 완두콩을 심어야 하는데... 왜그렇게 날씨가 자꾸만 추운 것인지? 그동안 추위 핑계대고 게으름을 피우다보니, 어느새 3월이 코 앞이다. 올 텃밭 농사의 시작은 완두콩과 감자를 심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우선 순위로 완두콩과 감자 심을 밭에 풀도 뽑아야 하고 삽질을 해서 흙을 뒤집어야 하고, 밑거름도 해야 하건만 겨울동안 푹 쉬고 있었던, 농사에 대한 머리속 한켠이 헝클어진 듯 했다. 자꾸만 미뤄지게 되고, 일 할 엄두도 나지 않고, 재미없다는 생각도 해봤..

텃밭일기 2023.02.23

매화 향기가 있는 통도사 풍경

요즘, 어스름 초저녁에 걷기운동을 하기 위해서 들길을 산책하다보면 자꾸만 주변을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점점 들길에 매화 꽃송이가 늘어나면서 느껴지는 매향 때문이었다. 한낮에 들길을 걸으면 바람에 스치듯 풍겨오는 매향은 기분을 좋게 했지만 저녁 산책길에서는 먼곳 까지 은은하게 스며드는 매화 향기는 순간 순간 느끼게 되는 알 수 없는 그리움 같은 것이 마음속 까지 애잔하게 파고들면서 가슴을 시리게 할 때가 있었다. 옛날 사람들은 이러한 향기를 암향(暗香)이라고 표현 했다고 한다. 암향(暗香)은 달빛 어스름한 저녁에 멀리서 은은하고 청아하게 풍겨오는 매화의 향기를 일컫는 말이라고 했다. 아직은 삭막한 겨울풍경인데 들길에서 희끗 희끗 눈에 띄는 것은 모두 매화라는 것이었기에 흐뭇했으나 ..

통도사 분홍매화의 아름다움

계묘년 음력 2월 초하룻날의 날씨는 갑작스런 꽃샘 추위로 코 끝이 시릴 만큼 진짜 많이 추웠다. 그래도 초하룻날이니까 ... 부처님 뵈러 가는 발걸음들은 춥거나말거나 엄청난 인파였다. 그 인파속에서 나의 발걸음도 덩달아 바쁜척 하는 것 같았다. 그 이유인즉 한달 전의 음력1월 초하룻날 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피어 있을 통도사 경내의 홍매화들을 생각해보니 괜히 들뜬 기분은 아닌가 였다. 해마다 음력 2월 초하루쯤에는 가장 예쁜 모습으로 홍매화의 화사함을 볼 수 있기 때문인지 이때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이 더 가벼워진 것 같았다. 각각 전각의 부처님을 뵙고 난 후, 매향이 그윽한 경내에서의 시간들은 꽤나 즐거움이 되어서 추위도 잊은듯, 한동안 머무르게 해주었다. 분홍겹매화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해봤..

동백꽃이 아름다운 묘관음사

며칠동안 걷기운동 할 때마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혀서 이제는 완연한 봄이려니 생각했건만 그것이 착각인듯...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는 감기들기 딱 좋을 만큼 많이 추워졌다. 초하룻날이라서 절집으로 가면서 그래도 꽃이 피는 이른 봄날이니까 한 겨울 보다는 약간 허술하게 옷을 입고 집을 나섰더니 하루종일 어찌나 추웠던지? 바쁘게, 활기차게 산길을 걸어갔어도 땀 한방울 나오지 않는 싸늘함이었다. 옷깃속으로 파고드는 차거운 바람은 영락없는 꽃샘 추위, 봄을 시샘하는 추위였음을 인정했어야 했다. 그래도 계곡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들려온다는 것이 어느 만큼 까지 봄이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또하나의 봄의 전령사 '버들강아지'가 눈을 떴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개울가에서 탐스럽게 피고 있는 버들강..

부산 기장읍 묘관음사 에서

해마다 이맘때, 2월 중순쯤에는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옮겨지는 곳이 있다.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니건만... 2월이 되면 자꾸만 가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생전의 우리집 아저씨와 마지막으로 갔었던 사찰이라는 것이 잠재의식 속에서 늘 이맘때 발걸음을 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봤다 날씨도 그렇고, 갈만한 곳도 마땅치 않고,마음은 이유없이 휑하고... 그래서 찾아간 곳이 부처님이 계시는 사찰이었다. 묘관음사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 임랑해수욕장이 바라다 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 임제종가 사찰이다. 창건연도는 그리 오래된 사찰은 아니지만 청담 ,성철,서옹,월산 등 당대의 선지식 승려들이 법을 위해 수행정진 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이곳 묘관음사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

자꾸만 꽃이 피는 2월, 겨울날

달력을 넘겨보니 윤달 2월이 다소곳하게 들어 앉아 있었다. 2월이 두번이라는 것.... 그래서 그런지 날씨는 며칠째 비는 오락가락 이고, 바람은 너무 심해서 한기가 옷깃속으로 파고드는 것 같은 추운날이 계속 되었다. 다른 해에는 이맘때 텃밭에서 봄농사 준비로 한창 바쁠때인데 올해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그냥 은근하게 움츠려드는 추위 때문인지 월동을 했던 채소들도 봄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 어정쩡한 모습이었다. 흔히 말하는 꽃샘 추위겠지 하면서 할 일없이 텃밭을 기웃거려보지만 심란스런 겨울비는 질척거려서 한 발자국도 들어갈 수 없는 밭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추위속에서도 자꾸만 꽃이 핀다는 것이 이상했다. 매화와 동백꽃만 존재하는 세상 처럼, 꽃들은 날마다 참 예쁘게 피고 있었다. 겹동백의 아름..

감동 2023.02.16

기장 옛길에서 만난 돌담길

밤사이에 비가 내리다가 눈이 내릴 수 있으니까 빙판길 조심하라는... 눈이 내린다는 내용의 안전문자였으나 안전문자로 인한 기대감은 설레이기는 했지만 믿기지 않았다. 눈이 내리지 않는 곳에서 기대이상의 눈소식은 고개를 갸우뚱 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면서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역시나'로 바뀐 것이 오히려 민망스러우면서도 그에대한 허탈함은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었다. 딱 한번만이라도 눈이 내리길 바라는 것이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있지만, 땅위로 내려앉는 순간 물이 되어버린다는 것이 어쩔수 없는 해안가 주변의 해풍 때문인데... 그냥 마음을 비우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눈에 대한 미련은 끝맺음을 했다. 비는 오는듯, 안오는듯 안개비 처럼 하루종일 내리는데 갈 곳이 마땅치 않아도 ..

고택여행 2023.02.15

집주변, 예쁜 봄의 전령사들

날씨가 며칠째 자꾸만 우중충해지더니 비를내려주고,바람이 불고 또다시 기온이 내려간다는 것이 꽃샘추위의 시작인가 했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니까 다른지방에서는 여전히 영하의 날씨에 하얀눈이 내리는 삭막한 겨울이거늘... 매화 향기가 쉼없이 들판으로 퍼져가면서 땅위로 올라오는 새싹들의 앙증맞은 모습과 함께 이곳엔 확연하게 봄이오고 있음을 눈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집 베란다에도 봄소식이 있는가 눈여겨 봤더니 어렴풋하게나마 계절에 순응하는녀석들이 눈에 띄었다. 날씨가 춥거나말거나 자꾸만 봄을 의식하게 하는 것을 보면서 이것은 순전히 해안가에서 불어오는 훈풍 같은 '해풍' 덕택을 톡톡이 보고있다는것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겨울이지만 하얀눈이 절대로 내리지 않는 야속한 댓가를 꽃소식으로나마 받아들여야..

감동 2023.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