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매화 향기가 있는 통도사 풍경

nami2 2023. 2. 22. 22:30

요즘, 어스름 초저녁에 걷기운동을 하기 위해서

들길을 산책하다보면 자꾸만 주변을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점점 들길에 매화 꽃송이가 늘어나면서 느껴지는 매향 때문이었다.

한낮에 들길을 걸으면 바람에 스치듯 풍겨오는 매향은 기분을 좋게 했지만
저녁 산책길에서는 먼곳 까지 은은하게 스며드는 매화 향기는
순간 순간 느끼게 되는 알 수 없는 그리움 같은 것이

마음속 까지 애잔하게 파고들면서 가슴을 시리게 할 때가 있었다.

옛날 사람들은 이러한 향기를 암향(暗香)이라고 표현 했다고 한다.
암향(暗香)은 달빛 어스름한 저녁에  멀리서 은은하고 청아하게  

풍겨오는 매화의 향기를 일컫는 말이라고 했다.

아직은 삭막한 겨울풍경인데

들길에서 희끗 희끗 눈에 띄는 것은 모두 매화라는 것이었기에 흐뭇했으나
그 향기가 더욱 운치 있게 하면서도
찬바람이 매서운 2월 중순 무렵이라는 것이 아쉬움이 될 때도 있었다.

어제 양력 2월 20일은 음력 2월 초하루였기에 통도사에 다녀왔다.
통도사 까지는 집에서 거리가 멀기 때문에 매달 초하루에만 다녀오는 곳이라서
통도사 경내에 예쁘게 핀 홍매화들은 엄청 소중한 꽃들이라고 여겨졌다.
왜냐하면 한달 후,  초하루에는 꽃이 모두 사라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통도사 일주문 앞을  멋지게 장식한 것은 역시 매화였다.
일주문 옆의 능수매화가  
어사화 처럼 길게 뻗으면서 핀 꽃이 참으로 멋져 보였지만
아직은 절반도 채 피지 못한 모습이 아쉽기만 했다.

일주문 옆의 능수매화는 아직 절반도 채 피지 못했다.

제법 예쁜 모양으로 꽃이 피어 있을 것이라고 상상을 했었는데

겨우 요만큼 정도의 꽃이 피고 있었다.

 

접사로 사진을 찍어본 능수매화의 꽃봉오리들이

은근히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 많은 꽃봉오리들이 활짝 꽃이 피었다면

멋진 어사화 처럼 되어 있지 않을까?

그래도 못다핀 꽃봉오리 속에서도

그윽한 향기가 무시못할 만큼 은은하게 퍼져가고 있었다.

제대로 활짝 꽃이 활짝 피면 감탄 할 정도이지만
한달후
다음 초하루 까지 꽃이 남아 있을런지는 미지수이다.

성보박물관 앞의 빨간 홍매화

통도사 입구에 들어서면서
눈에 띄는 작은 꽃밭에 노란 수선화가 피어 있었다.
해마다 3월쯤에 보게 되는 수선화는
올해는 생각외로

산사에서 아주 일찍 수선화 노란꽃을  보게 되었음이 신기했다.

요사채 '응향각' 앞의 만첩 홍매화가 그림 처럼 아름다웠다.

부처님 진신사리탑에서 탑돌이를 하면서
소나무숲을 배경으로 핀 홍매화를 봤었기에
탑돌이가 끝난후, 밖으로 나와

먼곳에서 사리탑 전경을 사진으로 남겨봤다.

불사리탑 담장 너머 소나무숲을 배경으로 예쁘게 핀 홍매화

사리탑 담장 옆이면서
세존비각 뒷쪽에 즐비하게 늘어선 홍매화!

        관음전 앞의 석등(유형문화재)

석등은 전각 외부나 길을 밝히기 위해 돌로 만든 등이다.

석등을  만든 방법이 통도사 용화전 앞의 봉발탑과 비슷하여

고려시대 제작된 것으로 짐작한다고 했다.

 

수령 30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지켜온
영각 앞의 '자장매'가 완전하게 활짝 피었다.

무엇보다도 고귀해 보이고  은근한 아름다움이 있는 자장매는
전각앞의 빗살무늬 문살이 더욱 고즈넉하게 했다.

영각앞의 아름다운 자장매는
지난 설명절 부터 예쁘게 피기 시작했건만, 겨울날씨 때문인지 

꽃이 참 오래도록 머무는것 같아서 감사하기 까지 했다.

이꽃이 통도사 300년 된 자장매라고 자꾸만 강조하는 것은
무언가 특별함이 있는 것 처럼 보여져서  

그냥 존중해주고 싶은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영산전 앞에서 바라본

통도사 극락보전 뒷쪽의 홍매화 풍경이 참 멋져보였다.

 

매화 그림자가 달빛을 받아 창문에 비치는 것은 매창(梅窓)이라 했고
매화가 바람에 흔들리는

어렴풋한 이미지는 소영(疎影)이라고 표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매향은

달이 밝은 밤에 더 감성있게 잘 어울린다는 것은...

 

집주변 들판이 온통 매화 세상이기 때문에

베란다 창문 안으로 들어오는 매향 때문인지
해마다 2월 중순에 느껴보는 나 혼자만의 특혜였음을 자랑해본다.

통도사 경내 어디에서도 그 흔한 홑동백꽃은 보이지 않았다.
겨우 암자로 가는 숲길 초입에서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홑동백꽃을 만나게 되었다.

다른 사찰에서는 요즘 가장 흔한 꽃이 홑동백인데...
통도사에서는 예쁘게 피고 있는 홍매화 때문에 기가 눌려서인지
홑동백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었음에 그냥 웃어봤다.

 

엊그제 갔었던 묘관음사에서는 경내가 온통 홑동백나무로 에워쌓여서인지

매화나무가 한 그루도 없었다는 것이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 했다는 것이다.

'그림 > 산사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도사의 아름다운 봄날에  (11) 2023.03.29
통도사 취운암의 봄풍경  (26) 2023.03.24
통도사 분홍매화의 아름다움  (18) 2023.02.21
동백꽃이 아름다운 묘관음사  (12) 2023.02.20
부산 기장읍 묘관음사 에서  (25) 2023.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