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동백꽃이 아름다운 묘관음사

nami2 2023. 2. 20. 22:31

며칠동안 걷기운동 할 때마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혀서
이제는 완연한 봄이려니 생각했건만 그것이 착각인듯...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는 감기들기 딱 좋을 만큼 많이 추워졌다.

 

초하룻날이라서 절집으로 가면서 그래도 꽃이 피는 이른 봄날이니까
한 겨울 보다는 약간 허술하게 옷을 입고 집을 나섰더니
하루종일 어찌나 추웠던지?

바쁘게, 활기차게 산길을 걸어갔어도 땀 한방울 나오지 않는 싸늘함이었다.
옷깃속으로 파고드는 차거운 바람은
영락없는 꽃샘 추위, 봄을 시샘하는 추위였음을 인정했어야 했다.
그래도 계곡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들려온다는 것이

어느 만큼 까지 봄이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또하나의 봄의 전령사  '버들강아지'가 눈을 떴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개울가에서 탐스럽게 피고 있는 버들강아지는 "갯버들"의 꽃이라고 한다.

갯버들의 꽃은

꽃꽂이에 흔히 쓰이며, 줄기와 잎은 가축의 먹이로 사용한다고 했다.

갯버들꽃(버들강아지)의 꽃말은 '친절, 자유, 포근한 사랑'이라고 한다.

 

맑은 물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리는 물가에서
버들강아지가 예쁘게 피고 있어서
이 또한 봄을 마중하는 봄의 전령사가 아닌가생각해봤다.

엊그제 다녀온,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에 위치한  묘관음사는
사찰 입구 부터 시작해서

언덕위의 관음전과 산신각 그리고 부도탑(백화도량) 입구 까지  
온통 동백숲이 우거져 있었고, 동백꽃도 예쁘게 피고 있었다.
해마다 이맘때 묘관음사에 갔었지만, 동백꽃 피는 시기가 맞지 않았음인지
올해 처음 이렇게 멋진 동백숲이 있었나 할 정도로 감탄을 해봤다.

 

묘관음사는 동백숲으로 둘러쌓인 천혜의 요새 처럼

몇년 정도 더 숲이 우거지면, 고창 선운사, 강진 백련사, 여수 향일암..등등

동백숲으로 유명한 남도의 사찰만큼이나

멋진 동백숲으로 아름다운 사찰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해본다.

 

대웅전  옆에서 올려다본 동백숲은...
정말 환상적이라 할 만큼 멋진 모습이었다.

작고 앙증맞은 홑동백 (토종동백) 속에서

들려오는 맑은 새소리도 분위기를 한몫 하는 것 같았다.

동백꽃은 겨울의 혹독함을 이겨내는 꽃이라고 했는데
올 겨울의 추위는 동백꽃에게

치명타를 안겨준 듯한 강추위라는 것을 몇번이나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 추워서 주춤했던 빨간 꽃들이

지금 부터 끊임없이 예쁘게 피어나면서
묘관음사 경내에도 앙증맞을 만큼 예쁜 홑동백이 지천으로 피고 있었다.

    삼성각 옆의 동백꽃

삼성각 앞에서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양 옆으로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의 멋진 동백숲이었다.

열흘쯤 후에는 땅밑으로 떨어지는 빨간 동백과

푸르름이 가득한 동백나무에서

빨간 꽃이 더 많이 피고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다.

 

요사채 옆의 동백나무에는 빨간 동백 그리고

그 동백나무 밑에는 제주 수선화가 예쁘게 피고 있었다.

붉은 꽃잎에 노란 수술은 바라볼수록  매혹적이라는 것에
홑동백을 볼 때마다  

점점 더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다보니 자꾸만 발걸음이 멈춰진다.

 

묘관음사 부도전(백화도량) 주변에는 생각보다 훨씬....

동백숲이 울창했고, 동백꽃도 정말 멋지게 피고 있었다.

작고 앙증맞고 예쁜 동박새와의 숨박꼭질도 재미있었지만

결국에는 동박새의 사진 한장 찍지못한  멍청이가 되었다.

 

동백나무는 차나무과의 동백나무속 상록교목이다.

겨울에 꽃을 피워 동백(冬柏)이라 불리우며

동백꽃의 꽃말은 '그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자랑, 겸손한 마음'이라고 한다.

 

묘관음사 곳곳에는

지금 한창 절정에 다다르는듯한 동백꽃이 지천이었다.

동백은 두번 꽃을 피운다고 했다.
살아서 한번, 죽어서도 또한번...
나뭇가지에 피어있는 동백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후줄근하게 시들어져서 볼품 없어지기 전에
뚝~~ 송이째 땅위로 떨어져 내리는 모습은
땅바닥에 또하나의 동백꽃이 피고 있음을 보여주는듯 하다.

멀리 바다가 보여지는 묘관음사  언덕
기와지붕 주변으로 동백꽃은 꽤나 분위기스러웠다.

홑동백꽃을 보면 늘 '고창 선운사' 뒷곁의 울창한 동백숲이 생각나고

그리고 송창식씨가 불렀던  '선운사 ' 노래가  생각난다.

애잔한 노랫말 때문인지 잊쳐지지 않는 노래였기에
입속으로 흥얼거리며 부르던 옛노래가 생각나서 그냥 적어봤다.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날에 말이예요

동백꽃을 보신적이 있나요
눈물 처럼 후두둑 지는꽃 말이예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맘처럼 하도 슬퍼요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떠나실거예요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눈물 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