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부산 기장읍 묘관음사 에서

nami2 2023. 2. 17. 22:38

해마다  이맘때, 2월 중순쯤에는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옮겨지는 곳이 있다.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니건만...
2월이 되면 자꾸만 가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생전의 우리집 아저씨와 마지막으로 갔었던 사찰이라는 것이
잠재의식 속에서 늘 이맘때 발걸음을 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봤다

 

날씨도 그렇고, 갈만한 곳도 마땅치 않고,마음은 이유없이 휑하고...
그래서 찾아간 곳이 부처님이 계시는 사찰이었다.

묘관음사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
임랑해수욕장이 바라다 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 임제종가 사찰이다.

창건연도는 그리 오래된 사찰은 아니지만
청담 ,성철,서옹,월산 등
당대의 선지식 승려들이 법을 위해 수행정진 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이곳 묘관음사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15년 가까이 되었으며

인기척이 없을 정도로 너무 조용한 스님들의 수행선원이다.

묘관음사는 1943년 운봉선사에  의해  창건된 후

스님들께서 수행정진 하는 선원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묘관음사  금강문

대웅전의 꽃문살이 눈에 띌 만큼 인상적이었다.

대웅전의 소종에는 '옴마니반메훔'이라고 적혀있었다.

'옴마니반메훔'은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뜻하는 주문으로

뜻은  오! 연꽃속의 보석, 온 우주에 충만해 있는

지혜와 자비가 실현되기를 염원하는 진언이라고 한다.

이 주문을 많이 외우면

모든 죄가 사라지며, 재난과 재앙을 없애주며 ,공덕을 갖추게 된다고 한다.

 

묘관음사  예전의 '길상선원' 뜰앞  화단가에서 예쁜꽃을 발견했다.
이 겨울에  이런꽃이...
조화인줄 알고 지나치려다가  들여다봤더니 진짜 꽃이었다.
그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며 검색을 해봤더니  '수선화 99%'라고 나왔다
이 겨울에 무슨 수선화? 갸우뚱 했었다.

잎은 말라가고 있었지만, 꽃이 예뻐서

쓰러져서 헝클어진  꽃들을  하나씩 일으켜 세우고 있었더니
스님께서 지나가시며 '제주수선화'라고 하면서
1월 15일쯤에 꽃이 피었는데  추위에 그렇게 되었다고 ...

 

겨울이라서 믿기지 않았지만 꽃을 보니 진짜 수선화였다.

스님께서는

제주 수선화로서 '금잔옥대'라는 이름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묘관음사 경내 곳곳에

제법 꽃이 많이 피었으니까 구경하고 가라고 하셨다.

경내 다른곳에서 이제 피고 있는 수선화는 꽃도 싱싱했고

잎사귀도 싱싱해 보였지만

이맘때 수선화가 꽃을 피운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제주 해안에 자생하는 제주수선화는

꽃모양이  옥으로 만든 잔 받침대에
금술잔을 올려놓았다는 형태여서, 금잔옥대 수선화라고 했다.

꽃이 피는 시기는 1월 중순 부터인데
제주에서는 2023년 1월21일 부터 2월 19일 까지 축제 중이라고 한다.

     묘관음사  전경

묘관음사 관음전 앞에서  바라본 임랑리 앞바다

묘관음사 작은 툇마루에 고양이들이 제법 모여 있었다.

법당에서 부처님을 뵙고 나오니까

스님께서 고양이들의 식사를 챙기신듯....

 

그다지 고양이들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머리를 맞대고 식사를 하는 모습이 왜그렇게 정겹게 보여지는지?
모른척 하고 지나치기에는 자꾸만 시선이 머무르는 것 같았다.

동백꽃이  지천으로 예쁘게 피고 있는 묘관음사는
요사채 앞은 물론 경내 곳곳에는 온통 동백꽃이었다.

묘관음사 입구는 동해선 전철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예전에는 동해남부선 기차가 묘관음사 앞으로  지나다녀서

늘 철길을 건너서 묘관음사로 들어갔었는데

 

지금은 세월이 바뀌어서 전철이 되었기에

철길은  고가도로 처럼  지붕 위로 지나다니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나마 시원스럽고 멋스런 대나무숲이  전철의 시끄러움을 막아주는듯
대숲에서 들리는 바람소리가 편안하게 들려오는 것 같은 묘관음사 입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