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풍이 지나간 한낮은, 훈풍이 느껴질 만큼 따뜻해지는 날씨였기에 산책삼아 들길을 걷다보니 또다시 하나 둘, 봄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워낙 추웠던 날씨여서인지, 날씨가 풀리면서 지난번에 꽃이 피다가 주춤했던 매실나무 주변을 기웃거리게 되고 메마른 풀잎 사이로 작은 풀꽃들도 찾아보게 되었다. 강추위를 몰고 왔던 동장군의 기세가 수그러지는 것 같아서 우선 텃밭으로 가보았다. 2월초 였지만, 이곳은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이니까, 날씨가 따뜻해지면 텃밭에서 본격적으로 봄농사 준비를 해야 되기 때문이었다. 주춤했다가 다시 꽃이 피기 시작하는 '광대나물'꽃이 더욱 성숙해진듯 정말 예뻐보였다. 어느새 광대나물꽃은 추운 겨울바람을 밀쳐내고 봄의 전령사가 된 것 처럼 보여졌다. 삭막했던 들판에서 꽃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