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스름 초저녁에 걷기운동을 하기 위해서 들길을 산책하다보면 자꾸만 주변을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점점 들길에 매화 꽃송이가 늘어나면서 느껴지는 매향 때문이었다. 한낮에 들길을 걸으면 바람에 스치듯 풍겨오는 매향은 기분을 좋게 했지만 저녁 산책길에서는 먼곳 까지 은은하게 스며드는 매화 향기는 순간 순간 느끼게 되는 알 수 없는 그리움 같은 것이 마음속 까지 애잔하게 파고들면서 가슴을 시리게 할 때가 있었다. 옛날 사람들은 이러한 향기를 암향(暗香)이라고 표현 했다고 한다. 암향(暗香)은 달빛 어스름한 저녁에 멀리서 은은하고 청아하게 풍겨오는 매화의 향기를 일컫는 말이라고 했다. 아직은 삭막한 겨울풍경인데 들길에서 희끗 희끗 눈에 띄는 것은 모두 매화라는 것이었기에 흐뭇했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