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통도사 안양암, 감이 있는 풍경

nami2 2022. 12. 29. 22:16

통도사에서 서북쪽으로 자동차를 타고 10분 정도 가다보면  
수도암 이정표를 지나서,  곧바로 안양암 이정표가 나오는데...
통도사 19개 산내암자 중에서

신라시대 창건 된 '자장암과 백운암' 이후에
고려시대에 창건 된 첫 암자가 '안양암'이라고 했다.

안양암은 '통도팔경'중의 하나인 안양동대에 위치하고 있다.
안양동대(安養東臺)는 안양암에서 바라보는 통도사의 비경을 일컫는다고 한다.

안양암에서 바라보는 통도사는 나무숲 사이로 멋스럽게 보여지는데
겨울날의 통도사 풍경보다는

훨씬 더 아름다운 감나무의 붉은 감이 주렁주렁 겨울 풍경을 돋보이게 했다.

안양암 언덕에서 바라본

산 아래로 휘어지게 늘어진 감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은

말로 표현이 안될 만큼 멋스러웠다.

 

몇년전 까지만 해도 안양암에서 통도사로 오르내리던  숲길은

야속하게도 통도사에서 길을 막았기 때문에

저기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숲길은  지금은 무용지물이 되어있다.

 

셀 수없이 많은 감나무의  붉은 감은

암자의 어디를 가더라도, 산새들이 겨울 먹거리가 되어 있었다.
각기 다른 풍경의 통도사 산내암자의 감나무들은

그 나름대로 개성있게 멋스런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감나무가 있는 나무 숲 사이로 통도사 많은 전각들이 희미하게 보여졌다.

 

고즈넉한 요사채 풍경과 너무 잘 어울리는 감나무는
온통 말랑 말랑 홍시가 되어 있었지만
밑에서 바라본 감나무는 너무 높아서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불가능한 그림속의 감나무였다.

성곽처럼 휘감아도는 돌담장의 고즈넉함이

무언가에 압도되는듯, 그냥 멋지다는 생각을 해봤다.

 

인기척이 없는 고즈넉한 안양암의 풍경은

감나무의 붉은 감들이 있어서 더욱 분위기 있어 보이는....

혼자 바라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풍경이었다.

 

겨울 텃새인 ' 딱새' 숫컷이 카메라를 의식했다.

요렇게 저렇게 포즈를 잡아주는 녀석은

사람들이 카메라가 익숙해진 것 처럼 보여졌다.

*딱새 암컷은 전체적으로 갈색깔의 깃털을 지니고 있다.*

 

요사채 심우당 지붕에 낙엽이 수북하게 떨어져 있어서

마음까지 심란스런 느낌을 전해주는듯 했다.

얼마전에 열반하신 안양암의 무애스님 처소였기 때문이다.

 

오후의 햇살이 장독대에 역광으로 비춰져서

사진찍기를 포기 하려다가 그냥 찍어봤다.

 

안양암 북극전(유형문화재 제 247호)

북극전이 처음 세워진 시기는 알 수 없으나
고려 충렬왕 21년(1295)에 찬인대사가 다시 지었고
조선 고종2년(1865)에 중창이 있었으며
1968년에 우송화상이 중수했다고 한다.

 

이곳은 처음 창건 당시에는 '보상암'이라고 불렸으며
앞면 3칸 옆면2칸으로 지붕 옆면이 여덟팔(八)자인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다.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으나, 지붕을 받치는 공포의 모양으로 보아  

안정감을 느낄수 있는 조선 후기의 건축물 양식이라고 볼수 있다고 한다.

 

안양암은  창건 당시 도교의 칠성신앙을 받아들여
북극전이라는 전각이 안양암의 전부였던 아주 작은 암자였는데  
그후 여러 전각을 지어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경내에서 올려다 보이는 언덕 위의 독성각과 산령각

그러나 그곳이 지금은 안양암의 출입구가 되어있다.

 

독성각, 산령각 옆으로 언덕을 내려가는 계단을 타고

안양암 경내로 내려가게 된다.

 

안양암 현판이 걸려있는 요사채 건물

진짜 겨울나무의 아름다움인듯

안양암과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나무였다.

 

2022년 12월9일  오전 7시30분
무애스님께서 이곳 심우당에서 열반하셨다고 한다.

 

영축총림  통도사  안양암 감원  무애당 무애 대종사께서

원적에 들었다고 하는데.... 법랍61세,   세수 81세였다고 한다.

주인이 떠난 요사채 심우당은 더욱 쓸쓸한 모습으로 마음을 시리게 했다.

 

                사주문(정토문)

 

예전에는 안양암의 일주문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돌담장이  가려져서  드나들지 못한채  상징적인 문이 되었다고 한다.
*정토는 번뇌가  사라진 청정한 세계, 곧 극락을 뜻함*

정토문 입구에 '무애 대종사'의 추모 49재 안내가 적혀 있었다.

 

안양암의 긴 돌담이 성곽 처럼 멋스럽고 아름다웠다.

통도사 19개의 산내암자 중에서

영축산을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곳은 안양암 주차장이었다.
흰눈이 쌓인 모습을 보려고 영축산이 가장 잘보이는 곳으로 갔었지만
한낮의 영축산 설경은  아쉽게도 햇볕에 의해서 점점 녹아내리고 있었다.
설경이 무엇이기에 그렇게나 오매불망 하는 것인지?

하얀 눈이 절대로 내리지 않는 곳에 살다보면 어쩔수 없이 그리된다는 것...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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