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22

가을 흔적이 남아있는 암자

싸늘함이 옷속으로 파고드는 영하의 날씨를 피부로 느끼게 되니까 그냥 기분이 좋았다. 그래!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지 않는가" 중얼거려봤다. 늦가을인지, 초겨울인지, 이른 봄인지 가늠할 수 없었던 계절 탓에 게으름을 피우다가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부랴부랴 서둘렀던 김장... 바쁘기는 했지만, 아파트라서 추운줄 모른다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며칠동안 진짜 추웠기에 들판을 돌아다니면서 얼마나 잘들 견디고 있는지 텃밭의 채소들과 꽃이 피고 있는 녀석들을 살펴보니 월동채소들은 싱싱했고, 쌈채소들은 비닐 이불을 덮어 주었기에 무사했다. 그러나 흙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꽃을 피우는 녀석들은 여전히 싱싱해보였으나 나무 위에 있는 장미꽃들은 거의 수난을 겪고 있었다. 강인한 척 했던 장미꽃의 안하무인 행동은 조금..

금정산 범어사의 초겨울 풍경

몹시 춥다고 느끼게 하는 영하의 날씨는 오늘도 계속되었으나 전국의 눈소식에서는 여전히 이곳은 제외 된 듯 했다. 하얀 눈을 내리게 하는, 자연의 신을 야속하다고 원망해야 하는 것인지 전국적으로 눈소식이 있다는 예보가 있었기에 약간은 기대를 걸어봤지만 하얀 눈은 커녕 눈발도 날리지 않았던 이곳은 참으로 재미없는 겨울이라는 타이틀의 동해남부 해안가 지역이다. 그래도 무언가 하나쯤은 괜찮은 것이 있으니까 30년을 살았겠지' 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해보지만... 눈이 많이 와서 걱정이라는 여동생의 넋두리 섞인 전화가 부럽기만 했던 날이다. 추위 때문에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적막한 숲은 그래도 단풍이 아직은 남아 있었기에 황량함은 느끼지 못했다. 겨울숲은 적막했지만, 맑고 청아한 새소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

텃밭농사로 담근 김장김치

몹시 추워진다는 일기예보가 빗나가지 않고 적중했다. 관공서에서 날아드는 안전문자가 이번에는 60% 정도는 거짓이 아닌 진짜였음에 피식 웃어봤다. 빙판길 조심, 계량기 동파 방지,보온에 유의 ,낙상사고... 이런 내용과는 겉맞지 않았으나 그래도 추운 영하의 날씨였으므로 핑계삼아 하루종일 집콕을 해봤다 그러나 배추를 잔뜩 뽑아다가 베란다에 쌓아놓고 춥다는 핑계로 뒹굴거리기에는 편하지 않은 마음이 가시방석이었다. 해야 할 일거리가 있으면 미뤄놓지 못하는 성격탓에 김장을 시작할 것이냐 말것이냐의 갈등으로 하루를 보내다보니 마음만 더 심란스러웠던 것 같았다. 엊그제 무우뽑고, 운반하느라 체력을 소비 했었고 주말 이틀은 알바 다녀와서 또 힘들었으며 월요일에는 각종 무우김치 담근 후, 병원가서 몸살 주사 맞고 왔다...

텃밭일기 2022.12.14

별미의 맛, 보약의맛 '무우전'

꼭 눈이 내릴 것 처럼 하늘이 찌뿌듯 하고, 찬바람의 조짐이 이상했다. 주변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은 들판을 향해 가고 있었다. 영하로 내려가면 더 맛이 있어질 것이라고 뽑아내지 않은 배추 때문인 것 같았다. 나역시 배추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조급함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내일 부터 또다시 떨어지는 기온 드디어 이곳에도 영하의 날씨가 시작된다는 일기예보에 가장 바쁜척 하는 곳은 안전문자 날려 보내는 관공서 였다. 빙판길 조심,계량기 동파 방지...등등 뻔한소리 그러거나 말거나 진짜 바쁜 것은 배추 뽑아서 운반하는 일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배추농사를 잘지었다고 칭찬이 대단했으나 배추의 무게 4~5키로 되는 것을 뽑아내는 것도 힘들었지만 운반 하는 것도 꽤 힘들었다. 집에서 부터 텃밭 까지는 10분 거리의..

요리조리 2022.12.13

추운겨울 12월에 피고있는 꽃

12월의 시간들이 계속 흐르면서 은근히 바빠지는 나날들... 다른 지방에서는 벌써 김장김치가 익어가고 있을텐데, 늦깍이로 시작되는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의 월동준비 김장은 순서적으로 갓김치, 알타리김치,동치미, 깍두기를 준비 하다보니 아직도 텃밭에서 내 눈치를 보고 있는 배추잎 위로 오늘, 겨울비는 또 부슬부슬이었다. 배추잎 위로 하얀 눈이 사뿐히 내려 앉는다고 해도 그리 조바심 낼 것 없다는 것은 영하 5도 이하 까지는 배추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더 달착지근하고 맛있다는 옛어른들의 지당하신 말씀 때문이었다. 그래도 추운날 밭에서 몸을 움츠리면서 까지 배추를 뽑고,다듬고 운반을 하는 것도 큰 문제거리가 되기에 서두르려고 했지만 엊그제 뽑아다 놓은 동치미무 때문에 바쁜 시간들을 보내다보니 추운 들판에..

감동 2022.12.12

밀양 월연대 일원

밀양 월연대 일원은 명승 제 87호로 담양 소쇄원 처럼 여러 건물이 집합적으로 들어선 독특한 양식을 보여주는 곳인데 계곡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은 월연대이고 왼쪽은 쌍경당으로 되어 있었다. 월연과 쌍경은 달과 강물이 어우러지는 경관과 관련되어 붙여진 것으로 계곡 사이의 다리로 두 영역이 이어진다고 했다. 월연정은 우리나라 전통정원이며 밀양8경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밀양 시내에서 10분쯤 가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월연정(경남 유형문화재 제 243호)은 밀양강과 단장천이 만나는 절벽위에 있는 정자로 조선 중종15년(1520년) 한림학사를 지낸 월연 이태선생이 1520년에 추화산 동편 기슭에 지은 별서(별장) 건물이라고 전해지는데 원래는 이곳에 월영사가 있던 곳이라고 한다. 자동차를 주차 한 후 좁다란 숲..

고택여행 2022.12.09

밀양 금시당과 백곡재

지난달 11월7일에 다녀왔던 밀양 금시당과 백곡재는 유유하게 굽이쳐 흐르는 밀양강 언덕 위에 멋스럽게 위치 하고 있었다. 그 때에는 아직 덜익은 풋사과 처럼... 풋내가 가시지 않았던 우람한 은행나무였는데 지금은 잎을 모두 떨구어낸 앙상한 겨울나무가 되어 있음을 상상하면서 밀린 숙제를 해본다. 밀양 금시당과 백곡재는 '경남 문화재 자료 제228호'로서 금시당은 조선 명종때 좌부승지를 지낸 '금시당 이광진'이 1566년에 지은 별서건물이다. 이광진은 중종실록, 인종실록 편찬에 참여 했으며 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금시당을 짓고 노년을 보냈다고 한다. 담장을 따라서 금잔화꽃이 피고지고 있음이 꽤 인상적이었다. 돌담에 남겨진 세월의 이끼 마져도 고풍스러움을 더해주는 듯 했다. 어찌할 수 없는 ..

고택여행 2022.12.08

초겨울날의 해안가 풍경

겨울이 다가도록 눈은 내리지 않지만 동해남부 해안가도 다른지방과는 똑같은 12월의 차가운 날씨였다. 오늘 동절기 추가접종 화이자 BA 4/5 백신을 맞고 왔다. 1차~4차 그리고 동절기 추가접종 끝도없이 이어지는 백신접종의 시간들.... 주사에 대해 공포증이 심해서 온갖 예방주사 맞는 것에 도망만 다니던 예전의 시간들은 그저 한낮 엄살이었을뿐.... 코로나 이후에는 하루라도 더 살아보겠다는 욕심인 것인지? 몸속에 찾아드는 접종 후유증도 겁내지 않고 착한 어른이 되어서 다섯번째 접종을 하고 왔다는 씁쓸한 이야기를 적어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독감예방 접종 하고 왔을 때, 그 정도의 주사 맞은 부위의 욱신거림... 이 정도라면 아무것도 아님을 또 강조 해본다. 주말 이틀 동안 변함없이 늘 해안가를 걸어서 ..

감동 2022.12.07

말양 오연정에서

지난 11월 7일에 다녀왔던 밀양 오연정은 경남 밀양시 용평로 477-17(교동)에 위치한, 조선 중기 명종때 문신인 추천 손영제가 고향으로 돌아와 지내면서 지은 별서(別墅)건물이다. 별서(別墅) 건물이란 어느 정도 살림이 가능한 방과 온돌이 깔려있는 주거공간으로 이곳에 머물며 쉬기만 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일도 한다고 했다. 또한, 별서(別墅)는 선비들이 세속을 떠나 자연에 귀의하여, 은거생활을 하기 위한 곳으로 주된 일상을 위한, 저택에서 떨어져 산수가 빼어난 장소에 지어진 별저를 지향한다고 했다. 추천 손영제는 사헌부 지평,성균관 전적 등을 역임했으며 예안 현감으로 부임하여, 퇴계 이황에게 학문과 정치에 관한 의견을 들었고 도산서원을 건립하는데 기여 하였다고 한다. 오연정 마당가에는 모과나무가 감탄..

고택여행 2022.12.06

밀양 오연정 은행나무

12월로 들어서면서 부터 날씨는 은근슬쩍 으스스한 기온이 되어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그런 날씨로 돌변한 것 같았다. 다른 지방에서는 영하권의 강추위가 몸을 움츠려들게 한다지만 이곳은 기껏해야 섭씨 5~6도를 넘나드는데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추위는 영하권에 머무는듯 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이상할 만큼 몸이 가렵기 시작했다. 가려움증....!! 그것은 경험해본 사람만 아는, 진짜 미치고 팔딱 뛸 만큼 가려웠다. 해산물(굴, 홍합, 고래고기, 과메기)의 식중독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하게 먹은 것은 없었다. 단감 알레르기, 생밤 알레르기, 생채소 (열무 배추) 알레르기 이런 것들은 무서워서 평소에 먹지 않는 것들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이틀째 돌아버리기 직전의 가려움증은 피가 나도록 박박 긁으면 잠시 시원할뿐..

고택여행 2022.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