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22

12월의 텃밭에서

12월이 시작되면서 마음은 조급하고, 몸은 실제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애써 가꿔놓은 채소들이 다칠세라 ,영하 2도의 날씨가 부담스럽다보니 본격적으로 '김장'이라는 월동대비 대열에 끼어 들어야 했다. 세상살이에 반항을 하는듯한 계절을 무시하는 꽃들을 바라보면서 따뜻한 남쪽지방이라는 것에 덩달아서 방심했다가는 하루 아침에 채소들을 몽땅 잃게 될까봐 지체할 수 없는 조급함은 날씨가 춥거나말거나 텃밭으로 나갈수밖에 없었다 제발 '밤새 안녕'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왜 진작 서두르지 않았나 후회하는 마음뿐이었지만 뽑아내고, 다듬고, 운반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생각해보면 그저 막막함이 앞섰다. 그래도 씨를 뿌리고 가꿨으니까 마무리는 잘해야 한다는 것으로 마음을 추스려본다. 6월쯤에 하얗게 꽃이 피었던 ..

텃밭일기 2022.12.02

가을 끝,겨울 초입의 암자에서

아무리 동해 남부지방에서 애기동백꽃이 쉼없이 피고 있다고 해도 오늘의 기온은 아주 쬐끔 춥기는 했다. 미리 예약을 해놓은듯한, 영하 2도의 예보가 실제로 꼭 맞췄다. 아침 6시에는 -1도였고, 오전 8시쯤에는 -2도였다. 그렇다고 그렇게 추운 것은 아니었지만 진짜 영하의 날씨가 되었다. 그러나 계절을 무시하면서 피는 꽃들은 여전히 예쁘고 싱싱했다. 얼마나 추워야 꽃들이 꼬랑지를 내릴려는지 궁금했지만... 그래도 춥고 삭막한 계절에 꽃을 피워주는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해서 이러쿵 저러쿵 뒷소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엊그제 다녀온 산속의 암자도 마찬가지였다. 요즘에 피는 꽃들은 모두 계절과는 상관없는듯 했다.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지니까 가을 끝자락이라고 말할뿐이지만 추위를 이겨내면서 뜰앞을 예쁘게 만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