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276

예쁘게 자라고 있는 가을채소

그렇게 많은 비가 며칠동안 무자비하게 쏟아졌던 것을 감안해보면 이른 아침 텃밭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의 기분은 이유 불문한채 무조건 감사함뿐이었다. 왜냐하면 텃밭 입구의 금화규 꽃나무가 뿌리도 뽑히지 않은채 아주 예쁘게 꽃이 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늦여름 부터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정성으로 키워왔던 채소들이 물에 잠겨서 엉망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텃밭에 나가보는 것도 겁이났던 시간들이 웃으워질 만큼 텃밭은 멀쩡했다. 다만 여린 상추들이 많이 망가진채 물멍이 들어 있었고 쪽파와 배추가 빗물 때문에 웃자라 있었음은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더구나 텃밭이 진흙밭이 아니고 마사토가 섞인 밭이라서 물빠짐이 좋았던 것이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 이제는 시기적으로 9월 중순이니까 더이상의 가을채소들이..

텃밭일기 2023.09.19

텃밭, 마지막 밭 만들기

9월은 태풍의 계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태풍 13호, 태풍 14호, 태풍 15호... 계속해서 발생되는 태풍을 나열 시키는 것도 이제는 지긋지긋했다. 9월로 들어서면서 그 태풍영향이라는 것이 반복적으로 계속되었다. 무더위였다가 서늘해졌고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가 비소식 그리고 또다시 무더위였다가 ,거센 바람으로 돌변 태풍이 발생되고 소멸되면서 생겨나는 과정의 기후변화는 인간의 마음을 헷갈리게 하면서 참으로 변덕이 심한 것 같았다. 오늘 저녁 부터 시작된 비소식은 앞으로 일주일 정도 가을 장마를 또 연상케 할 만큼 스케쥴이 꽉 차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가을 텃밭의 어린 채소들이 예쁘게 자라고 있는 지금 혹시나 쑥대밭을 만들지 않을까 또 조바심 뿐이다. 알타리무우 씨를 뿌리기 위해서 마지막 가을채소..

텃밭일기 2023.09.13

텃밭의 상추 도둑 고라니

세찬 바람이 불고 기온이 너무 서늘해서 태풍 경로를 검색해봤더니 13호 태풍 '윈욍'이 일본 도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했다. 일본 관통 하는 것쯤은 그다지 신경 쓸 필요는 아니지만 그 여파로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는 낮 최고 기온은 25도였고 한밤중은 물론 이른 아침의 기온은 21도였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였으나 이것은 완전히 간접 태풍 영향이었다. 다른 지방은 9월로 접어 들었어도 여전히 폭염이라고 했으나 이곳은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바람도 거세고 기온은 21~25도로 춥다는 느낌 까지 갖게 했다. 그래서 태풍으로 인한 간접 영향도 무시 못했다. 다른 곳은 모르겠으나 텃밭 만큼은 심한 바람 때문에 늘 긴장을 해야 했다. 그런데.... 아침에 모종 해놨던 채소들을 살펴보러 나갔다가 기가막힌 꼴을 ..

텃밭일기 2023.09.07

가을 텃밭의 어린 채소들

비를 몰고와서 며칠 동안 비를 내리게 했던 태풍의 간접 영향 그것이 몇호 태풍인지는 구태여 알 필요는 없으나 이번에는 바람을 거세게 불게끔 하는 태풍 영향 그 존재는 도대체 몇 호 태풍인지? 가을로 접어들면서 줄을 잇는 태풍들은 직접적으로 횡포는 부리지 않더라도 간접 영향도 무시 못한다. 몇날 며칠 동안 부슬부슬 내렸던 가을 장마가 끝이난 후 이제는 아주 요란하게 바람이 불어댔다. 가만히 서있어도 날아갈 것 같은 바람은 익어가는 열매들을 떨궜다. 은행알도 떨어져 흩어지고, 산딸나무 열매도 우수수... 과수원의 과일들도 떨어지고 있는지 재래시장에 가지고 나오는 과일들은 낙과 된 것들도 있었다. 초가을 내내 이렇게 간접 영향을 주는 태풍은 아마도 추석 전 후 까지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줄 것 같았다. 그래도 ..

텃밭일기 2023.09.05

부추꽃이 피는 가을 문턱에서

지난 초여름의 긴 장마에 이어서 또다시 가을 장마가 시작 된듯 했다. 올해 들어서 2차 장마라는 소리도 들려왔다. 지긋지긋하게 무덥던 여름을 속시원하게 보내려고 했더니 때아닌 장마가 또다시 근심을 만드는 것 같았다. 이맘때의 불청객인 태풍 3개가 한꺼번에 발생해서 여름 끝과 가을의 시작되는 교차점 내내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세찬 비바람을 몰고 오지 않으면 좋으련만.. 아직 까지는 그다지 큰 폭우가 쏟아지지 않는 것만 해도 감사했다. 앞으로 닥쳐올 일주일의 시간속에서 어떤식으로 훼방을 놓을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이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가을이 찾아온다고 들판에는 곳곳에서 부추가 하얗게,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모든 채소들은 꽃이 피기 시작하면 맛이 없어지는 법... 몸에 좋다는 부추 ..

텃밭일기 2023.08.29

9월을 앞둔 여름 끝자락

한낮에는 여전히 불볕의 폭염이지만 한밤중에는 선풍기를 켜지 않아도 시원하게 잘 수 있다는 것은 가을이 머지않았음을 암시 하는 것 같았다. 요즘 들판의 텃밭에서는 가을을 앞두고, 가을채소 씨를 뿌리고 김장배추 모종을 심고, 빨간고추를 따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나....힘들게 준비하고 가꿔 놓은 농작물을 한 순간에 잃게 되는 가을 태풍이 또다시 바다 한 복판에서 어디로 갈 것인가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긋지긋한 가을 태풍!! 지난번 6호 여름 태풍 카눈이 스쳐 지나가면서 휩쓸었고 그 후 소리 소문없이 7호 태풍 란은 소멸되었다. 태풍 8호도 그럭저럭인데... 그렇지만 9호 부터 10, 11호 까지의 태풍은 가을 태풍으로서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게 하고 있다는데... 엊그제 해안가를 지나다보니 ..

텃밭일기 2023.08.28

쪽파 심던 날의 텃밭 풍경

오늘은 음력 7월7일 칠석이며, 내일은 은근히 기다려봤던 처서이다. 얼마나 더위에 지쳤으면 '처서'를 기다렸을까? 그냥 막연한 기다림에 웃음도 나왔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 하여 '처서'라고 불렀다고 한다는데 처서(處暑)를 하루 앞둔 오늘의 한낮 기온은 33도였다. 늦여름 막바지 더위라서 그리 기승을 떠는 것인지는 몰라도 이른 아침, 해 뜨기 전의 아침기온도 만만치 않은 28도였음에 언제쯤 더위가 한풀 꺾이려는가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에 자꾸만 귀기우리게 된다. 한낮에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대던 매미도 초저녁 부터는 조용해지는 이유는 그들만의 법칙인듯... 서늘한 바람과 함께 들려오는 풀벌레소리가 가을의 전령사였기에 매미도 꼬랑지를 내리고 조용해지는 것은 아..

텃밭일기 2023.08.22

태풍 그 후,텃밭 풍경

추석 쯤의 날씨 처럼 시원하다못해 춥다는 느낌의 바람은 전형적인 가을바람이 아니라 지구촌의 어딘가에 찾아든 태풍 때문이라고 입방아를 찧으면서도 이대로 가을이 온 것은 아닌가 자꾸만 착각을 하게 만든다. 24절기 중의 처서(處暑)는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처서(處暑)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산소의 풀을 깎아 벌초를 한다고 했다. 진짜 처서가 코앞이라서 그런지, 바람마져 스산한 바람이 되어가고 초저녁 부터는 풀벌레소리도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아서 이제 맘놓고 가을 마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텃밭에서 가을 마중은 가을채소 밭 만들고, 풀을 뽑아야 하고, 태풍에 망가진 것 복구하고... 그러다..

텃밭일기 2023.08.15

태풍이 스쳐 지나간 텃밭

정전까지 되어서 세상속에 고립된듯한 불안감속에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시간은 낮 12시쯤... 해마다 겪는 자연의 몹쓸 장난질에 또다시 겁먹어서 긴장을 해야 했던 어처구니 없는 시간들이었다. 해안가에 살면서 해마다 몇번씩 겪어내는 무지막지한 태풍이 이제는 면역이 될법도 하건만 그래도 설마하는 마음속에는 무언가 알 수없는 두려움은 있었다. 애써 가꾼 농작물이 한순간에 엉망이 되어버렸을 서글픔 앞에서 그냥 눈을 감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어쩔수 없이 마주하게 되었을 때의 허탈한 상실감은 지켜보는 내내 가슴 한켠이 녹아내리는 심정이었다. 올해 또 겪기 시작했다는 것은... 가을이 끝날 때 까지, 아직도 몇번의 시련이 남았음에도 마음을 비우기에는 그냥 자꾸만 기가 막혔다. 태풍이 찾아오기 전 날의 텃밭은 그냥 ..

텃밭일기 2023.08.10

태풍 전, 텃밭에 피고 있는 꽃

한낮의 무더위는 여전했고, 기온은 33도였다. 그러나 어제와 오늘, 바람의 세기는 선풍기 "강" 정도의 바람이었다. 6호 태풍 카눈은 며칠 후 이 땅위로 지나가겠다고 선전포고를 했을뿐인데 벌써 부터 부는 바람은 날아갈 것 처럼 시원한 바람이었다. 폭염속에서 지친 사람들은 이 바람을 효자바람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후에는 이 바람이 악마의 바람이 될 것이라고 예측도 하고 있다. 바다에 정박된 작은 어선들은 벌써 부터 육지로 피신 했고 바다는 술렁 술렁 태풍 맞이를 하고 있지만 우선 시원한 바람앞에서는 앞날에 일어날 일들을 망각하는 것 같았다. 태풍 카눈이 다녀가면, 텃밭의 모든 것들이 겉잡을 수 없이 아작나겠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시원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태풍 카눈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

텃밭일기 2023.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