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많은 비가 며칠동안 무자비하게 쏟아졌던 것을 감안해보면 이른 아침 텃밭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의 기분은 이유 불문한채 무조건 감사함뿐이었다. 왜냐하면 텃밭 입구의 금화규 꽃나무가 뿌리도 뽑히지 않은채 아주 예쁘게 꽃이 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늦여름 부터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정성으로 키워왔던 채소들이 물에 잠겨서 엉망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텃밭에 나가보는 것도 겁이났던 시간들이 웃으워질 만큼 텃밭은 멀쩡했다. 다만 여린 상추들이 많이 망가진채 물멍이 들어 있었고 쪽파와 배추가 빗물 때문에 웃자라 있었음은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더구나 텃밭이 진흙밭이 아니고 마사토가 섞인 밭이라서 물빠짐이 좋았던 것이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 이제는 시기적으로 9월 중순이니까 더이상의 가을채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