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232

거센 비 바람을 이겨낸 텃밭

계속해서 날아 들어오는 문자 메세지에 의해서 더욱 요란했던 태풍은 착하게 지나갔지만 텃밭에서의 할 일은 생각보다 훨씬 많았기에 , 이른 아침 부터 부지런을 떨어야 했다. 우선 휘몰아치던, 거센 비 바람에 의해서 상처를 입은 채소들을 보살펴야 했고 바람 따라 날아오는 해충들이 틈새를 노리고 훼방을 놓을까봐 친환경 병해충 약으로 예방을 해야 했으며 빗줄기에 흠씬 두둘겨 맞은 뿌리가 기력을 찾으라고 영양제를 뿌려줘야 했다. 그냥 밑거름에 맡긴채 농사를 지어야 했던, 초보농사 짓은 텃밭농사 7년차에게는 용납이 되지 않았기에 낮시간은 모두 텃밭에서 보내야 했다. 그래도 채소들은 모두 보살펴줘야 하는 것들뿐이지만 생각외로 꽃이 피는 식물( 잡초 포함)들은 태풍과는 전혀 상관 없는 듯, 참 예쁘게도 꽃을 피우고 있다..

텃밭일기 2022.09.20

찬이슬이 내려앉은 초가을 텃밭

그다지 바쁜일이 없을 것 같은 초가을 텃밭인데... 태풍이 남겨놓고 간 무지막지한 횡포의 잔재 때문에 태풍이 떠난 후, 본의아니게 먼동이 트자마자 텃밭으로 나가게 되었다. 오늘은 24절기중의 열다섯번째 절기인 '백로'이다. 백로(白露)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한다. 이때 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서 풀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른 아침의 텃밭은 찬이슬이 비가 내린 것 처럼 흠뻑 내려 앉았기에 차거운 물 속에 손을 집어넣은 것 처럼 느껴지는 찬기운은... 어느새 계절은 알게모르게 성큼 가을속으로 깊숙이 들어 앉은듯 했다. 생각할때는 이른 추석이라서 꽤 더울것 같았지만 찬 이슬이 내려앉는 계절이라는 것이 영락없는 전형적인 가을임..

텃밭일기 2022.09.08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오는 날

며칠전 부터 초강력한 태풍이 온다고 세상이 들썩들썩 했다. 얼마나 큰 태풍인가는... 사라태풍과 매미 태풍 보다 더 강한 태풍이 온다고 하니까 대략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되었다 사라태풍은 전설 처럼 전해져 오는 강력한 태풍이었고 매미 태풍은 해안가에 살면서 직접 경험을 했었기에 그보다 더한 태풍이라고 하니까 긴장이 되는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다. 해마다 알게 모르게 겪어야 하는, 정신적으로도 큰 고통을 주는 태풍인데 힌남로 이 불한당 같은 태풍은 또 어떤 형태 찾아들 것인지? 해안가에 산다는 이유로 해마다 겪는 태풍에 대한 스트레스 였지만 올해는 외계에서 큰 괴물이 오는 것 처럼, 하루종일 공포스런 분위기였다. 그런데... 날아드는 안전 문자로 인한, 공포스런 긴장감에 비해 날씨는 상상외로 조용했다. 바..

텃밭일기 2022.09.05

텃밭에서 키운, 아주 작은 수박

처서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여름의 끝자락이라는 계절의 밤 기온은 서늘했다. 벌써 가을인가 할 정도로 날씨가 서늘해지다보니 텃밭의 식물중에서는 스스럼없이 사그러드는 식물이 더러 있었다. 그중에 옥수수가 가장 먼저였고, 그 다음은 애플 수박이었다. 그동안 싱그러움을 잘 보여주던 애플수박은 여름의 시간이 끝이났음을 보여주는 듯 갑자기 사그러들었다. 마지막으로 딱 한개 남아있던 애플수박을 따내면서 맛이 어떨까 궁금해 했더니 골프공 만한.... 아주 작은 애플수박의 맛은 달콤했고 향기가 좋았으며, 뒷맛은 섭섭하고 아쉬운 맛까지 들어있었다. 이른 아침에 텃밭에서 처음 만난 꽃은 나팔꽃이었다. 오전 6시의 나팔꽃의 싱그러움은 그냥 예뻤다. 나팔꽃 형제들의 모습은 가던 길을 멈추게 할 만큼 신기하게 보여졌다. ..

텃밭일기 2022.08.26

요즘, 텃밭은 풀과의 전쟁중

이른 아침, 겨울 같으면 첫새벽.....알람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 텃밭으로 나가기 위해서 맞춰놓은 알람은 오전 5시였다. 창밖은 어둠이 막 걷힌듯 어스름했다. 벌써 밤이 길어진 것인가 의아해 하면서 일어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고 해서 뒤척이다가 벌떡 일어났다. 밖의 날씨는 어둠이 막 걷힌 것이 아니라 비가 오려는지, 잔뜩 흐림이었다. 중부지방 윗쪽으로는 물난리가 나서 힘든 상황이라고 하는데, 이곳은 날씨만 흐려도 대박이라고 했다. 내리쬐는 폭염을 피해서 밭으로 가는 시간이 오전 5시인데, 날씨 까지 흐림이니까 그동안 미뤄두었던 풀과의 전쟁을 시작해보는 것에는 딱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었고, 날씨는 잔뜩 흐림이어서 우중충 했지만 일 할맛이 날 것 같았다. 바람이 부는 날에..

텃밭일기 2022.08.10

폭염속의 텃밭은....

폭염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는데, 서울을 중심으로 곳곳에는 물난리가 났다고 걱정들을 하고 있다. 올해는 비 피해가 남부지방이 아니라 중부와 북부지방인듯.... 몇차례나 태풍소식은 있어도 가뭄과 폭염으로 지긋지긋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것에 비하면 또 한쪽에서는 태풍으로 인한 비 피해로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다고 생각해본다. 진짜 더워도 너무 덥다는 생각뿐인 요즘인데 어제가 '입추'였고, 일주일이 지나면 '말복' 그리고 또 일주일 후에는 '처서' 라는 것이 무한한 기다림을 갖게한다. 열대야가 계속 되면서 밤인지, 낮인지 구분을 못하는 매미들의 울음소리는 첫새벽 5시20분쯤에도 여전했다. 오전 7시가 지나면 견딜수 없는 폭염 때문에 텃밭으로 나가는 시간이 더욱 이른시간이 되었다. 겨울 같으면 캄..

텃밭일기 2022.08.08

예쁜 꽃밭이 되고 있는 텃밭

1박2일 정도 시간을 내어서 다녀오려고 했던 서울행은 어쩌다보니 엎어진김에 쉬어가자는 말을 실천하게 되었다. 하나밖에 없는 조카의 미국 유학으로 인한 가족모임에 참석하고 곧바로 부산행 열차를 타려고 했는데 때가 때인지라 폭염이 심했고, 5호 태풍 '송다'가 전해주는 비는 찔끔찔끔 내렸어도 가족과 함께라면 어떠한 자연재해에도 발길이 멈출 수 밖에 없었기에, 얼떨결에 3박4일의 여름휴가를 보내고 왔다. 그래도 며칠간만이라도 텃밭이라는 것을 잊고싶었지만.... 텃밭이 뭔지, 며칠동안 부재중이었던 텃밭이 궁금해서 이른새벽에 문안인사 여쭈러 갔더니 여름이 한층 더 절정인 텃밭에는 어느새 '상사화'가 피어서 텃밭 주변을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텃밭가에 피어 있는 상사화!!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고 늘..

텃밭일기 2022.08.01

텃밭으로 가는 들길 주변 풍경

지금쯤 연꽃단지에 연꽃들이 보기 좋을 만큼 예쁘게 피고 있을텐데 연꽃단지를 가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조금은 애매할 만큼의 먼 거리에 있었기에 올해도 또 연꽃을 못보고 여름을 지나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런데 10분 거리의 들길을 걸어서 텃밭으로 가다보니 어느집 텃밭의 아주 작은 연못속에 연꽃이 딱 한 송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부러울 만큼, 감탄해보고 싶을 만큼 연꽃은 정말 예뻤다. 심청이가 연꽃속에서 튀어나올 만큼의 황홀함은... 텃밭에 딱 한송이 피어 있었기에 더 예뻤던 것 같았다. 어느집 텃밭에 핀 연꽃은 하얀 플라스틱으로 된 페인트 통이 연못 역활을 하고 있었다. 며칠전에 꽃봉오리를 본 것만해도 놀라웠는데, 지나다보니 화사한 모습의 연꽃이 눈에 띄었다. 밭주인의 지혜로움에 감탄했었..

텃밭일기 2022.07.19

여름 텃밭에 핀 꽃

장마의 시작인지, 장마의 끝인지는 분간하기 어렵지만,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고 오늘은 하루종일 흐림이면서 선선한 가을날씨가 되었다. 폭염이 계속되던 여름은 어디로 사라졌고, 짜증스럽게 울던 매미소리도 그냥 여름의 소리로 들릴 정도인데 흐린날씨 덕분에 텃밭에서 풀과의 전쟁을 하다보니, 어느새 귀뚜라미가 눈 앞에서 왔다갔다 자꾸만 아는체를 했다. 계절은 7월 중순으로 접어들기 시작하건만, 벌써 가을이 주변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9월쯤에 들판을 하얗게 장식하는 '부추꽃'이 벌써 피기 시작했다.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가을이 보름 정도 일찍 오고 있다는 것을 음력 날짜로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7월인데, 부추꽃이 피고 고추가 빨갛게 익어간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초가을쯤의 어린..

텃밭일기 2022.07.12

무더운 여름날, 텃밭 풍경

장마!! 그것은 참으로 웃기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일주일 동안 흐렸고, 3일 연달아 비가 내렸던 것이 장마라고 하니까 그냥 어이없는 웃음이 나온다. 장마 비 덕택에 텃밭에 물을 퍼다 주지 않아도 될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일기예보는 거짓말쟁이가 되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위는 절정에 다달았으며 2~3일만 물을 주지 않아도 갈증을 호소하는 채소들의 눈치를 보는 것도 한계에 부딪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땅 속 깊숙한 곳 까지는 메마르지 않은듯, 텃밭의 뿌리가 튼튼한 녀석들은 여전히 이쁜 꽃을 보여주고 있었다. 보라빛 도라지꽃은 전형적인 여름꽃이다. 그래서 그런지 고운 자태를 뽐내면서 참 예쁘게도 피고 있다. 고수꽃 어느새 고구마꽃이 피기 시작했다. 물기가 없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는 고구마는 잎이..

텃밭일기 2022.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