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232

1월, 추운 겨울날의 텃밭에는

영하의 날씨는 아니었지만 춥다는 느낌이 계속되는 겨울날이다. 다른 지방은 어떠할지 모르지만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은 한겨울에도 가끔씩 텃밭에서 야채를 뜯어 먹을 수 있었건만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삼한사온도 옛말이고,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이 따뜻하다는 것도 어불성설이 된 요즘, 날씨는 너무 추웠다. 12월 중순 부터는 상추도 뜯어먹지 못했고, 시금치도 겨우 뜯을 수 있었다. 그렇듯, 춥기만 날씨인데 왜 눈이 내리지 않는 것인가? 불만 아닌 불만으로 못마땅해 하면서 텃밭으로 나가봤더니, 텃밭은 완전하게 한겨울을 맞이한듯 썰렁하기만 했다. 김장때, 배추를 뽑고 남겨두었던 것인데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아주 예쁜 모습이 되었다. 배추의 강인함은 진짜 신통방통이었다 맛있는 쌈배추가 되었다는 것에 박수를 쳐..

텃밭일기 2023.01.04

한겨울에 수확한 당근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당근을 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12월 중순쯤이었다. 그런데 바쁜 일이 자꾸만 생겨나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쩔수없이 당근을 캐던 날은 바람까지 심하게 부는 영하3도의 추운 날씨였다. 추위가 별로 없는 동해남부 해안가 날씨에서 영하3도는 많이 추운 날이었고, 바람 까지 분다면 체감온도는 영하7도 정도 된다. 그래서 혹시 얼었을까 조바심을 내봤고 해를 넘기기 전에 당근을 캐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추위도 잊은채 부랴부랴 당근을 캐내는데... 땅이 얼어 있어서 삽, 호미, 칼,곡괭이 등 온갖 연장을 있는대로 사용해도 감당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어렵게 캐내는 것은 분명 당근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흙속에서 나오는 것들은 모두 인삼을 닮은 기가막힌 당근이 나오고 있었다. ..

텃밭일기 2023.01.03

김장하는 날에

생각보다 훨씬 날씨는 춥고,컨디션은 엉망이었다. 그래도 텃밭에서 키운 배추 뽑아서 어렵게 집으로 운반한 후 몸살을 앓느라 6일동안 베란다에 방치시켜 놓은 배추였기에 자꾸만 시간을 그냥 보낼수 없어서 김치를 담그기로 했다. 그러나 몸의 컨디션이 안좋을때 김장이라는 큰 일거리는 엄청 많이 부담스럽기만 했다. 그래도 해야지 어떻게 키운 배추인데... 김치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중얼거리며 고민을 했다. 머리속은 갈등을 느끼면서 손에는 이미 칼자루를 들은채 배추 자르기를 시도하려는 것에 내 자신이 밉다는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배추가 크고 단단하다는 것이 또 불만이었다 그러잖아도 평소에 많이 아픈 손목인데 왜 이렇게 배추 농사가 잘 된 것인지, 갈등이 또 생겼다. 이럴줄 알았으면, 20포기만 심..

텃밭일기 2022.12.20

정말,추운 겨울날의 텃밭

며칠째 계속되는 영하의 추운 날씨 그것도 영하1~2도가 아닌 영하 6~7도 다른지방에서는 영하 15~17도 혹한의 추위가 계속되고 있다는데 이 정도의 기온이라면, 엄살이 아닌가 의아해 할 사람도 있겠지만 12월말 까지는 텃밭에서 상추를 뜯어다 먹을 수 있는 따뜻한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이기에 영하 6~7도는 정말 극에 다달을 만큼의 혹독한 추위였다. 그만큼 추위에 대비하는 겨울 옷차림에 대해서도 다른지방에 비해 약간 미비했기 때문이겠지만 영하 6~7도의 기온은 살인적인 추위라고 해서 안전문자가 계속 날아든다. 갑자기 찾아온 동장군의 횡포는 설마 하루 이틀 그러다 말겠지 했던 것이 벌써 며칠째 사람들을 자꾸만 움츠려들게 하는 것 같았으며 살을 에이는듯한 찬바람이 휘몰아치는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에 서있는 느낌..

텃밭일기 2022.12.19

텃밭농사로 담근 김장김치

몹시 추워진다는 일기예보가 빗나가지 않고 적중했다. 관공서에서 날아드는 안전문자가 이번에는 60% 정도는 거짓이 아닌 진짜였음에 피식 웃어봤다. 빙판길 조심, 계량기 동파 방지,보온에 유의 ,낙상사고... 이런 내용과는 겉맞지 않았으나 그래도 추운 영하의 날씨였으므로 핑계삼아 하루종일 집콕을 해봤다 그러나 배추를 잔뜩 뽑아다가 베란다에 쌓아놓고 춥다는 핑계로 뒹굴거리기에는 편하지 않은 마음이 가시방석이었다. 해야 할 일거리가 있으면 미뤄놓지 못하는 성격탓에 김장을 시작할 것이냐 말것이냐의 갈등으로 하루를 보내다보니 마음만 더 심란스러웠던 것 같았다. 엊그제 무우뽑고, 운반하느라 체력을 소비 했었고 주말 이틀은 알바 다녀와서 또 힘들었으며 월요일에는 각종 무우김치 담근 후, 병원가서 몸살 주사 맞고 왔다...

텃밭일기 2022.12.14

12월의 텃밭에서

12월이 시작되면서 마음은 조급하고, 몸은 실제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애써 가꿔놓은 채소들이 다칠세라 ,영하 2도의 날씨가 부담스럽다보니 본격적으로 '김장'이라는 월동대비 대열에 끼어 들어야 했다. 세상살이에 반항을 하는듯한 계절을 무시하는 꽃들을 바라보면서 따뜻한 남쪽지방이라는 것에 덩달아서 방심했다가는 하루 아침에 채소들을 몽땅 잃게 될까봐 지체할 수 없는 조급함은 날씨가 춥거나말거나 텃밭으로 나갈수밖에 없었다 제발 '밤새 안녕'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왜 진작 서두르지 않았나 후회하는 마음뿐이었지만 뽑아내고, 다듬고, 운반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생각해보면 그저 막막함이 앞섰다. 그래도 씨를 뿌리고 가꿨으니까 마무리는 잘해야 한다는 것으로 마음을 추스려본다. 6월쯤에 하얗게 꽃이 피었던 ..

텃밭일기 2022.12.02

텃밭에서 수확한 인디언 감자

첫서리가 이슬인지, 서리인지 착각할 만큼의 약한 무서리가 내리면서, 본격적인 가을 수확기가 온듯 했다. 언제 추위가 닥쳐올지 모르는 불안감에, 동해남부 해안가의 주말농장 이곳 저곳에서는 고구마를 캐고, 고춧대도 뽑아내고 월동채소의 씨도 뿌려야 하고 자잘구레하게 수확할 것이 많아 보였다. 봄날에 재미삼아 심어본 인디언감자(아피오스)가 아직 수확 전이라서 농사라고는 기대하지 않은채, 헛탕을 칠 것이라는 생각으로 캐어보았다. 난생처음, 그것도 밭작물로는 흔하지 않은 것이었지만 일단 심어놨었기에,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수확을 했더니 한번도 구경해보지 않았던 땅속줄기가 주렁주렁.... 캘 때는 재미있었지만 감자보다 못생긴, 그다지 볼품은 없었다. 인디언감자(아피오스)의 땅속 줄기를 '괴경'이라고 부른다는 ..

텃밭일기 2022.11.11

늦가을,텃밭 주변 풍경

이번 주말쯤에 비소식이 있다는 예보에 텃밭하는 사람들의 바쁜 일손은 우선 양파 모종심기였다. 다른 지방에서 양파심기는 언제쯤인지는 모르나 이곳 동해남부지방은 11월 초순 부터 중순 까지 양파 모종을 심고 있다. 양파도 월동채소 중에 하나라는 것은 텃밭 농사를 지으면서 알게 되었다. 텃밭농사 짓는 사람들은 모두가 농사짓기에 서툴면서도 직장일 , 집안일을 하면서 잠시 틈을 내어 가꾸는 채소들이기에 비가 내려준다는 소식은 기쁨이었고 힘들게 물을 퍼다 주지않아도 되기 때문에 한시름 놓을수 있는 즐거움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단비 같은 비소식을 앞둔 시간들은 마냥 바쁘기만 했다. 요즘 텃밭에서 하는 일은 초가을에 심어 놓은 채소들을 뽑아내고 또다시 월동채소를 심어야 한다. 동해남부 해안가에는 겨울에 눈이 내리지 않..

텃밭일기 2022.11.10

선선한 가을날의 텃밭풍경

며칠째 계속대는 가을날의 싸늘함은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단풍도 들기전에 어설프게 떨어져서 뒹구는 낙엽을 바라보면 이대로 그냥 겨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만 생긴다. 찬이슬이 흠뻑 내려앉은 텃밭에서 상추를 뜯다보면 손이 시렸다. 오전 8시쯤, 텃밭의 기온은 몸이 움츠려들 만큼의 추위가 느껴졌다. 정성들여 키운 배추는 노랗게 속을 채우려고 결구가 시작되었고 뽀오얀 모습의 가을무우는 점점 굵어져서 예쁜 모습이 되고 있는데...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이불속에서 뭉기적거리며 시간을 보내지만 마음 한켠은 자꾸만 텃밭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그냥 못마땅했다. 하루가 다르게 예뻐져가는 텃밭 채소들은 싸늘해지는 기온과는 상관없는듯, 꽃을 피우고 더욱 성숙해지는 모습인데 게으름을 피울수도 없..

텃밭일기 2022.10.12

텃밭을 예쁘게 만든 가을꽃들

이른 아침, 텃밭으로 나가는 들길에서 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게 부는 날 아침에는 이슬의 흔적이 보이지 않게 되면, 무언가 섭섭한 마음인데... 바람이 미동도 하지 않는 이른 아침의 텃밭은 흠뻑 옷을 적실 만큼 이슬이 내려앉아 있다는 것이 상쾌함이 되어 하루를 또 시작하게 된다. 요즘은 그냥 바쁘기만 하다. 태풍이 더이상 밭작물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9월의 끝 본격적으로 월동 채소들의 씨 뿌릴 준비를 하게된다. 시금치, 유채(겨울초), 양파, 마늘 ...등등 누가 보면 하루종일 텃밭에서 일을 하느냐고 묻겠지만 텃밭에서 흙과 풀을 만지는 시간은 3시간 정도인데도 일을 마치고나서 집으로 가면 피곤함이 단골손님 처럼 찾아든다. 그래도 주말 알바 이틀을 빼놓고는 거의 일상이 되는 텃밭은 쉼터이고..

텃밭일기 2022.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