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텃밭, 마지막 밭 만들기

nami2 2023. 9. 13. 22:28

9월은 태풍의 계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태풍 13호, 태풍 14호, 태풍 15호...
계속해서 발생되는 태풍을 나열 시키는 것도 이제는 지긋지긋했다.

9월로 들어서면서 그 태풍영향이라는 것이 반복적으로 계속되었다.
무더위였다가 서늘해졌고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가 비소식
그리고 또다시 무더위였다가 ,거센 바람으로 돌변
태풍이  발생되고 소멸되면서 생겨나는 과정의 기후변화는
인간의 마음을 헷갈리게 하면서 참으로 변덕이 심한 것 같았다.

오늘 저녁 부터 시작된 비소식은
앞으로 일주일 정도 가을 장마를 또 연상케 할 만큼 스케쥴이 꽉 차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가을 텃밭의 어린 채소들이  예쁘게 자라고 있는 지금
혹시나 쑥대밭을 만들지 않을까 또 조바심 뿐이다.

알타리무우 씨를 뿌리기 위해서 마지막 가을채소 밭을 만들어야 했다.
9월 중순쯤에  씨를 뿌렸다가 11월 중순에 김치를 담그기 위해서
날짜를 정확히 맞춘다는 것인데

엊그제 9월 달력을 넘겼건만
벌써 9월 중순이 코앞이라는 것이 느긋했던 마음을 급하게 했다.
왜냐하면 오늘밤 이후로는 계속해서 가을장마가 시작 될 조짐이라서
씨 뿌리기 위한 밭 만들기가 가장 시급했다는 것이 오늘의 큰 과제였었다.

마지막 가을채소 알타리무우 씨를 뿌리기 위해
밭 만들기를 하면서 삽질이라는 것이 너무 힘들다보니
10분 삽질에 5분 휴식이었다.
그 휴식을 하면서
밭가에서 피고 있는 코스모스를 바라보니  왜 그렇게 예뻐보였는지?

뭐니뭐니해도 가을에는 코스모스 만큼 예쁜 꽃은 없는 것 같았다.

 

고개를 푹 숙이면서 피고 있는 텃밭의 금화규 꽃을

사진 한번 찍으려면
무릎을 굽힌채  고개를 쳐들고 사진을 찍어야 했다.
삽질 10분에 5분 휴식을 하면서

힘든 것을 잊기 위한 시선 돌리기의 사진 찍기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텃밭 주변에는 유별나게도  
흰 여뀌꽃이 점점 많이 피고 있었다.

끝물인가 해서 포기를 했다가
거름을 뿌려주었더니
제법 꽃이 예쁘게 피는 🍆 가지나무 였다.

보랏빛 가지꽃은 언제봐도 예뻤다.

 

웃거름을 주었더니 🍆 가지가 주렁주렁이었다.
찬바람이 난 후 따먹는 가지는 맛있다고 했었기에
이제 부터는 제발 태풍 피해 없기만을 기대해본다.

이제는 끝물인가 포기를 하면
생각치도 않은 보너스가 넝쿨 속에서 하나씩 눈에 띄였다.
애호박...가을철의 진짜 별미였다.

알타리무우 씨를 뿌리기 위해
오이 넝쿨을 걷고, 그곳에 알타리 무우 밭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오이는 강제 철수...
올해의 끝물 '노각오이'가 마지막을 장식했다.

삽과 괭이와 호미....
비가 내리지 않아서 딱딱해진 땅에 물을 흠뻑 뿌려 놓았다가
땅이 부드러워지기를 기다린 후 삽질을 하는데도
흙이 딱딱해서 삽질 하는 내내 엄청 힘이 들었다.
바람 한점없는 날씨는 왜그렇게 더웠는지
'나 죽었소' 하면서 삽질을 했고, 3시간 정도 밭을 만들었다.

완전하게 만들어 놓은 밭은 그런대로 마음에 들었다.
며칠동안  비를 맞힌 후
알타리무우 씨를 뿌리면 싹이 잘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리 좋은 체력은 아니었는지?
밭을 만들기 위해서 삽질을 하고,  흙을 곱게 부수고
밑거름을 하는 일이 사람을 지치게 했다.

오전 7시 부터 오전10시까지의 시간은 지옥행이었다.

바람이 전혀 없는 29도의 기온에 의한 강한 햇볕

집에 돌아와서 일단 샤워 부터 하고

비  맞은 것 처럼 흠뻑 흘린... 땀에 젖은 옷을 빨아놓고
간단하게 아침 식사 후, 커 피 한잔...
그리고는 너무 지쳐서인지 완전하게 쭉 뻗었다.

비몽사몽의 단잠은 낮인지, 밤인지 구분 못한채 4시간을 푹 잤지만
혹시 몸살로 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할 만큼

체력은 완전히 고갈된 것 같았다.

그래도 억지로 일어나서 바람을 쐬기 위해 들길을 한바퀴 했더니
들길에서 만난 배롱나무꽃이  참으로 예뻐보였다.
알타리무우 밭 만들고  며칠후 씨를 뿌리게 되면
가을채소 준비는 완전하게 끝이 난다는 것이

몸은 고달펐어도 마음은 날아갈 것 처럼 홀가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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