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277

텃밭에서 뜯어온 쑥국의 향기

텃밭 일을 하기에는 겨울 같은 차거운 바람은 계속 불어왔지만 그래도 봄꽃이 계속해서 피고 있는 이른 봄날인 것 같아서 본격적으로 농사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밭으로 나갔다. 웬지 농사 일이 하기 싫다는 생각은 자꾸만 게으름을 피우게 했고 곧 3월이라는 것이 부담을 가져다 주었으며 이제껏 8년 동안 계속 해온던 농사일을 하지 않을수도 없었으니 그래서 올해는 포기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막상 밭으로 나가서 일을 하다보니, 텃밭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 겨울동안 텃밭에서 손을 떼고 편하게 살았다는 것이 게으름의 원인이 된 것인가, 일 하기 싫다는 생각 자체가 우습기만 했다. 이제 다시 봄은 왔고, 농사일을 시작했으니까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날의 채소들을 예쁘게 바라보게 되면 꽤 괜찮게 적응이 ..

텃밭일기 2023.02.27

산수유꽃이 노랗게 핀 텃밭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약간은 누그러진것 같았다. 그러나 여전히 바람은 차거웠다. 곧 3월이 될 것이라는 것은 그냥 봄이 올 것이라는 이유로 좋았으나 텃밭을 생각하면 은근히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았다. 3월이 시작되면 곧바로 감자를 심어야 하고, 완두콩을 심어야 하는데... 왜그렇게 날씨가 자꾸만 추운 것인지? 그동안 추위 핑계대고 게으름을 피우다보니, 어느새 3월이 코 앞이다. 올 텃밭 농사의 시작은 완두콩과 감자를 심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우선 순위로 완두콩과 감자 심을 밭에 풀도 뽑아야 하고 삽질을 해서 흙을 뒤집어야 하고, 밑거름도 해야 하건만 겨울동안 푹 쉬고 있었던, 농사에 대한 머리속 한켠이 헝클어진 듯 했다. 자꾸만 미뤄지게 되고, 일 할 엄두도 나지 않고, 재미없다는 생각도 해봤..

텃밭일기 2023.02.23

올해(계묘년),텃밭 농사 시작

며칠째 기온은 영상10도가 넘어섰고 추위는 사라진 것 같았으나 유난히 바람이 세게 부는,영등할매의 계절 2월이다. 해안가에 부는 바람의 신 영등할매가 딸과 함께 내려오는 해는 딸의 예쁜 치마가 벗겨질까봐 바람이 얌전하게 부는데 며느리와 함께 내려 오는 해는 며느리의 치마가 벗겨지도록 세찬 바람을 몰고 온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어째튼 올해는 2월이 시작되기도 전에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분다는 것이다. 아마도 영등할매가 며느리와 내려오기 때문에 심술 바람이 부는 것 같다. 그러나 들판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매화가 화사하게 피고 있었기에 알게 모르게 마음은 자꾸만 텃밭으로 나가고 있었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무너져 내린 밭고랑도 다듬어야 하고 월동작물이 심겨져 있는 밭에도 기본적인 거름..

텃밭일기 2023.02.07

2월이 시작되는 텃밭에서

삭풍이 지나간 한낮은, 훈풍이 느껴질 만큼 따뜻해지는 날씨였기에 산책삼아 들길을 걷다보니 또다시 하나 둘, 봄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워낙 추웠던 날씨여서인지, 날씨가 풀리면서 지난번에 꽃이 피다가 주춤했던 매실나무 주변을 기웃거리게 되고 메마른 풀잎 사이로 작은 풀꽃들도 찾아보게 되었다. 강추위를 몰고 왔던 동장군의 기세가 수그러지는 것 같아서 우선 텃밭으로 가보았다. 2월초 였지만, 이곳은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이니까, 날씨가 따뜻해지면 텃밭에서 본격적으로 봄농사 준비를 해야 되기 때문이었다. 주춤했다가 다시 꽃이 피기 시작하는 '광대나물'꽃이 더욱 성숙해진듯 정말 예뻐보였다. 어느새 광대나물꽃은 추운 겨울바람을 밀쳐내고 봄의 전령사가 된 것 처럼 보여졌다. 삭막했던 들판에서 꽃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텃밭일기 2023.02.02

봄소식을 전해주는 텃밭에서

봄소식이 전해지는듯... 봄의 전령사들이 하나 둘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어서 겨울 끝, 봄의 시작인줄 알았는데 생각치도 않았던 한파가 온다고 했다. 오늘은 24절기 중 마지막, 스물 네번째 절기인 대한(大寒)이다. 大寒은 음력으로 섣달에 들어 있어서 한 해를 매듭짓는 절기라고 한다. 겨울 추위의 절정기라고 할 '대한' 추위는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지역도 비켜가지 않을 것 처럼 꽤 추워지기 시작했다. 들판에서는 매화가 예쁘게 피고 있는데, 동장군이 기승을 떨 것이라고 하니까 겨울이 끝나가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절 차례상에 올릴 삼색나물(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중 파란색깔 나물인 시금치가 필요해서 텃밭에 나가보았다. 이제껏 큰 추위가 없어서인지 시금치는 뜯어 먹을 만큼 자라고 있었..

텃밭일기 2023.01.20

1월, 추운 겨울날의 텃밭에는

영하의 날씨는 아니었지만 춥다는 느낌이 계속되는 겨울날이다. 다른 지방은 어떠할지 모르지만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은 한겨울에도 가끔씩 텃밭에서 야채를 뜯어 먹을 수 있었건만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삼한사온도 옛말이고,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이 따뜻하다는 것도 어불성설이 된 요즘, 날씨는 너무 추웠다. 12월 중순 부터는 상추도 뜯어먹지 못했고, 시금치도 겨우 뜯을 수 있었다. 그렇듯, 춥기만 날씨인데 왜 눈이 내리지 않는 것인가? 불만 아닌 불만으로 못마땅해 하면서 텃밭으로 나가봤더니, 텃밭은 완전하게 한겨울을 맞이한듯 썰렁하기만 했다. 김장때, 배추를 뽑고 남겨두었던 것인데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아주 예쁜 모습이 되었다. 배추의 강인함은 진짜 신통방통이었다 맛있는 쌈배추가 되었다는 것에 박수를 쳐..

텃밭일기 2023.01.04

한겨울에 수확한 당근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당근을 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12월 중순쯤이었다. 그런데 바쁜 일이 자꾸만 생겨나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쩔수없이 당근을 캐던 날은 바람까지 심하게 부는 영하3도의 추운 날씨였다. 추위가 별로 없는 동해남부 해안가 날씨에서 영하3도는 많이 추운 날이었고, 바람 까지 분다면 체감온도는 영하7도 정도 된다. 그래서 혹시 얼었을까 조바심을 내봤고 해를 넘기기 전에 당근을 캐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추위도 잊은채 부랴부랴 당근을 캐내는데... 땅이 얼어 있어서 삽, 호미, 칼,곡괭이 등 온갖 연장을 있는대로 사용해도 감당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어렵게 캐내는 것은 분명 당근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흙속에서 나오는 것들은 모두 인삼을 닮은 기가막힌 당근이 나오고 있었다. ..

텃밭일기 2023.01.03

김장하는 날에

생각보다 훨씬 날씨는 춥고,컨디션은 엉망이었다. 그래도 텃밭에서 키운 배추 뽑아서 어렵게 집으로 운반한 후 몸살을 앓느라 6일동안 베란다에 방치시켜 놓은 배추였기에 자꾸만 시간을 그냥 보낼수 없어서 김치를 담그기로 했다. 그러나 몸의 컨디션이 안좋을때 김장이라는 큰 일거리는 엄청 많이 부담스럽기만 했다. 그래도 해야지 어떻게 키운 배추인데... 김치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중얼거리며 고민을 했다. 머리속은 갈등을 느끼면서 손에는 이미 칼자루를 들은채 배추 자르기를 시도하려는 것에 내 자신이 밉다는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배추가 크고 단단하다는 것이 또 불만이었다 그러잖아도 평소에 많이 아픈 손목인데 왜 이렇게 배추 농사가 잘 된 것인지, 갈등이 또 생겼다. 이럴줄 알았으면, 20포기만 심..

텃밭일기 2022.12.20

정말,추운 겨울날의 텃밭

며칠째 계속되는 영하의 추운 날씨 그것도 영하1~2도가 아닌 영하 6~7도 다른지방에서는 영하 15~17도 혹한의 추위가 계속되고 있다는데 이 정도의 기온이라면, 엄살이 아닌가 의아해 할 사람도 있겠지만 12월말 까지는 텃밭에서 상추를 뜯어다 먹을 수 있는 따뜻한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이기에 영하 6~7도는 정말 극에 다달을 만큼의 혹독한 추위였다. 그만큼 추위에 대비하는 겨울 옷차림에 대해서도 다른지방에 비해 약간 미비했기 때문이겠지만 영하 6~7도의 기온은 살인적인 추위라고 해서 안전문자가 계속 날아든다. 갑자기 찾아온 동장군의 횡포는 설마 하루 이틀 그러다 말겠지 했던 것이 벌써 며칠째 사람들을 자꾸만 움츠려들게 하는 것 같았으며 살을 에이는듯한 찬바람이 휘몰아치는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에 서있는 느낌..

텃밭일기 2022.12.19

텃밭농사로 담근 김장김치

몹시 추워진다는 일기예보가 빗나가지 않고 적중했다. 관공서에서 날아드는 안전문자가 이번에는 60% 정도는 거짓이 아닌 진짜였음에 피식 웃어봤다. 빙판길 조심, 계량기 동파 방지,보온에 유의 ,낙상사고... 이런 내용과는 겉맞지 않았으나 그래도 추운 영하의 날씨였으므로 핑계삼아 하루종일 집콕을 해봤다 그러나 배추를 잔뜩 뽑아다가 베란다에 쌓아놓고 춥다는 핑계로 뒹굴거리기에는 편하지 않은 마음이 가시방석이었다. 해야 할 일거리가 있으면 미뤄놓지 못하는 성격탓에 김장을 시작할 것이냐 말것이냐의 갈등으로 하루를 보내다보니 마음만 더 심란스러웠던 것 같았다. 엊그제 무우뽑고, 운반하느라 체력을 소비 했었고 주말 이틀은 알바 다녀와서 또 힘들었으며 월요일에는 각종 무우김치 담근 후, 병원가서 몸살 주사 맞고 왔다...

텃밭일기 2022.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