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232

부추꽃이 피는 가을 문턱에서

지난 초여름의 긴 장마에 이어서 또다시 가을 장마가 시작 된듯 했다. 올해 들어서 2차 장마라는 소리도 들려왔다. 지긋지긋하게 무덥던 여름을 속시원하게 보내려고 했더니 때아닌 장마가 또다시 근심을 만드는 것 같았다. 이맘때의 불청객인 태풍 3개가 한꺼번에 발생해서 여름 끝과 가을의 시작되는 교차점 내내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세찬 비바람을 몰고 오지 않으면 좋으련만.. 아직 까지는 그다지 큰 폭우가 쏟아지지 않는 것만 해도 감사했다. 앞으로 닥쳐올 일주일의 시간속에서 어떤식으로 훼방을 놓을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이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가을이 찾아온다고 들판에는 곳곳에서 부추가 하얗게,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모든 채소들은 꽃이 피기 시작하면 맛이 없어지는 법... 몸에 좋다는 부추 ..

텃밭일기 2023.08.29

9월을 앞둔 여름 끝자락

한낮에는 여전히 불볕의 폭염이지만 한밤중에는 선풍기를 켜지 않아도 시원하게 잘 수 있다는 것은 가을이 머지않았음을 암시 하는 것 같았다. 요즘 들판의 텃밭에서는 가을을 앞두고, 가을채소 씨를 뿌리고 김장배추 모종을 심고, 빨간고추를 따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나....힘들게 준비하고 가꿔 놓은 농작물을 한 순간에 잃게 되는 가을 태풍이 또다시 바다 한 복판에서 어디로 갈 것인가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긋지긋한 가을 태풍!! 지난번 6호 여름 태풍 카눈이 스쳐 지나가면서 휩쓸었고 그 후 소리 소문없이 7호 태풍 란은 소멸되었다. 태풍 8호도 그럭저럭인데... 그렇지만 9호 부터 10, 11호 까지의 태풍은 가을 태풍으로서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게 하고 있다는데... 엊그제 해안가를 지나다보니 ..

텃밭일기 2023.08.28

쪽파 심던 날의 텃밭 풍경

오늘은 음력 7월7일 칠석이며, 내일은 은근히 기다려봤던 처서이다. 얼마나 더위에 지쳤으면 '처서'를 기다렸을까? 그냥 막연한 기다림에 웃음도 나왔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 하여 '처서'라고 불렀다고 한다는데 처서(處暑)를 하루 앞둔 오늘의 한낮 기온은 33도였다. 늦여름 막바지 더위라서 그리 기승을 떠는 것인지는 몰라도 이른 아침, 해 뜨기 전의 아침기온도 만만치 않은 28도였음에 언제쯤 더위가 한풀 꺾이려는가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에 자꾸만 귀기우리게 된다. 한낮에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대던 매미도 초저녁 부터는 조용해지는 이유는 그들만의 법칙인듯... 서늘한 바람과 함께 들려오는 풀벌레소리가 가을의 전령사였기에 매미도 꼬랑지를 내리고 조용해지는 것은 아..

텃밭일기 2023.08.22

태풍 그 후,텃밭 풍경

추석 쯤의 날씨 처럼 시원하다못해 춥다는 느낌의 바람은 전형적인 가을바람이 아니라 지구촌의 어딘가에 찾아든 태풍 때문이라고 입방아를 찧으면서도 이대로 가을이 온 것은 아닌가 자꾸만 착각을 하게 만든다. 24절기 중의 처서(處暑)는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처서(處暑)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산소의 풀을 깎아 벌초를 한다고 했다. 진짜 처서가 코앞이라서 그런지, 바람마져 스산한 바람이 되어가고 초저녁 부터는 풀벌레소리도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아서 이제 맘놓고 가을 마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텃밭에서 가을 마중은 가을채소 밭 만들고, 풀을 뽑아야 하고, 태풍에 망가진 것 복구하고... 그러다..

텃밭일기 2023.08.15

태풍이 스쳐 지나간 텃밭

정전까지 되어서 세상속에 고립된듯한 불안감속에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시간은 낮 12시쯤... 해마다 겪는 자연의 몹쓸 장난질에 또다시 겁먹어서 긴장을 해야 했던 어처구니 없는 시간들이었다. 해안가에 살면서 해마다 몇번씩 겪어내는 무지막지한 태풍이 이제는 면역이 될법도 하건만 그래도 설마하는 마음속에는 무언가 알 수없는 두려움은 있었다. 애써 가꾼 농작물이 한순간에 엉망이 되어버렸을 서글픔 앞에서 그냥 눈을 감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어쩔수 없이 마주하게 되었을 때의 허탈한 상실감은 지켜보는 내내 가슴 한켠이 녹아내리는 심정이었다. 올해 또 겪기 시작했다는 것은... 가을이 끝날 때 까지, 아직도 몇번의 시련이 남았음에도 마음을 비우기에는 그냥 자꾸만 기가 막혔다. 태풍이 찾아오기 전 날의 텃밭은 그냥 ..

텃밭일기 2023.08.10

태풍 전, 텃밭에 피고 있는 꽃

한낮의 무더위는 여전했고, 기온은 33도였다. 그러나 어제와 오늘, 바람의 세기는 선풍기 "강" 정도의 바람이었다. 6호 태풍 카눈은 며칠 후 이 땅위로 지나가겠다고 선전포고를 했을뿐인데 벌써 부터 부는 바람은 날아갈 것 처럼 시원한 바람이었다. 폭염속에서 지친 사람들은 이 바람을 효자바람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후에는 이 바람이 악마의 바람이 될 것이라고 예측도 하고 있다. 바다에 정박된 작은 어선들은 벌써 부터 육지로 피신 했고 바다는 술렁 술렁 태풍 맞이를 하고 있지만 우선 시원한 바람앞에서는 앞날에 일어날 일들을 망각하는 것 같았다. 태풍 카눈이 다녀가면, 텃밭의 모든 것들이 겉잡을 수 없이 아작나겠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시원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태풍 카눈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

텃밭일기 2023.08.07

시원한 이른 새벽, 걷기운동

한 줄기 소나기라도 내려줬으면 하는 것은 그냥 바램일뿐... 야속한 하늘은 빗방울은 커녕 오늘 아침에는 이슬도 내려주지 않았고, 바람도 불지않았다. 사방팔방 막혀버린, 후끈 달아오른 골방속에 갇혀있는듯 더워도 너무 더운 하루는 여전히 숨이 막힐 만큼 불볕이었다.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곳은 이른 아침의 들판이었고, 텃밭이었다. 오전 5시30분의 모닝콜! 그다지 텃밭에 할 일도 없었으나 애호박 한개 딸 것이 있어서 눈 뜨자마자 습관처럼 밭으로 갔다. 무더위가 지속되는 요즘의 탈출구는 오직 이른새벽의 텃밭일 뿐... 일단 텃밭에 들려서 수확을 하고나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고 무작정 길을 따라 걸어가봤다. 오전 8시가 지나면 또다시 숨이 막힐, 불볕은 시작될 것이기에 뜨거운 해가 중천에 떠오르기 전에 발걸..

텃밭일기 2023.08.03

불볕의 텃밭에서 피고 있는 꽃

더워도 어느 정도라야 하는데, 세상은 정말 너무 한 것 같다. 하루종일...밤새도록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그칠줄 모르는 요즘은 덥다는 표현이 가지각색이다. 무더위 ,불볕 ,폭염, 한증막, 찜통...진짜그런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꼼짝도 못하고 집콕을 해야 하는 신세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라고 생각하니 더워도 참을 수 있다는 것이 기가막힌다. 그래도 이른 아침 이슬이 내려앉은 텃밭에 가면 더위로 인한 무기력함이 사라지는 느낌을 받게된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더위와 상관없이 예쁜 꽃이 피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아침 잠은 밭에 다녀와서 자면 되니까, 요즘은 눈이 떠지면 시간과 상관없이 무조건 밭으로 간다는 것이 이제는 적응이 된듯 했다. 텃밭의 그 시간 (6시~7시)은 더위가 잠시 ..

텃밭일기 2023.08.02

폭염의 옥수수 수확하던 날

폭염은 계속 되고 있었지만 텃밭에는 비켜 갈 수 없을 만큼 할일이 많았다. 계속되고 있는 찜통 무더위는 고추를 빨강게 익게 했고 덜 여물었던 옥수수들이 갑자기 수확기가 되었음은 순전히 기온 탓이 아닌가 마음이 바빠졌다. 왜냐하면 폭염의 날씨에 그것들을 방치하면 낭패를 본다는 것은 농사를 지어 본 사람들은 누구나 잘 아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 들판에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것 처럼 보였어도 이곳 저곳에서 인기척이 있기에 살펴보니 모두들 빨간 고추를 따느라 고추밭속에 들어 앉아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고 웃을수는 없었다. 뜨거운 해가 중천에 떠오르기 전에 하나라도 더 고추를 따야 한다는 현실은 무덥고, 모기에게 물리고, 피곤하다는 것... 이것이 폭염의 더위에 들판에서 꼭 해야 하는 요즘의 과제인 것 ..

텃밭일기 2023.07.31

몹시 무더운 여름날의 텃밭

폭염의 여름이 아니면 아침 기상시간은 오전 7시쯤인데 무법의 열대야가 사그러들줄 모르는 요즘은 잠을 자는 것도 꽤나 부자연스러워서 새벽 5시30분이면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그리고는 머뭇거릴새도 없이 밖으로 나가면 아파트 후문으로 연결된 들길을 지나서 텃밭으로 발길이 옮겨진다. 집안에서 느껴지는 열기보다는 이른 새벽 들판의 서늘한 공기가 확실하게 잠을 깨우고 정신도 맑게 하기 때문이다. 오전 6시~그리고 오전 8시 요즘 텃밭에서 일을 하는 시간은 딱 2시간이다. 더이상 들판에서도 머물수 없는 폭염의 숨막힘.... 언제까지나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인지는 하늘은 알고 있겠지만 치사스러워서 묻고싶지는 않았다. 그저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날씨가 뜨거우면 뜨거운대로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가을이 오겠지 마음을 비우면..

텃밭일기 2023.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