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953

지루한 늦여름의 예쁜 꽃들

해마다 이맘때는 그다지 덥지 않았음을 기억해본다. 이곳은 동해남부 해안가였기에, 8월15일만 지나면 한낮에만 더울뿐,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하다는 표현이었는데 그러나 올해의 늦더위는 끝이 없는 것 같았다. 9월이 코 앞인데, 한낮도 한밤중에도 기온은 거의 평행선이다. 늦은 오후 6시에 걷기운동을 나갔는데 달려드는 모기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였으며 바람 한점없이 더워서 옷을 흠뻑 적실 만큼 땀을 흘렸다. 왜 이렇게 늦더위가 기승을 떠는 것인지는 물론 태풍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보지만 우중충한 날씨에 바람마져 숨죽이는 여름날의 끝은 언제쯤이 될런지 아무래도 정답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늘상 걸어야 하는 시골길과 들길... 아파트가 소도시의 산자락 밑에 있다보니 거의 전원생활을 하듯 어찌보면 다람쥐 체바퀴..

그림/야생화 2023.08.30

길 위에서 만난 늦여름 꽃들

날씨가 너무 무덥다보니 잡초들은 밀림 처럼 무성해도 이렇다할 꽃들이 피지 않는다는 것이 웬지 쓸쓸하기만한 여름끝자락이다. 예쁜 꽃이 피지 않는 늦여름에 막연하게 가을을 기다리는 것은 참으로 지루하고 재미없지만... 텃밭에서는 가을채소 심을 준비를 하다보니 마음은 바쁘고 몸은 고달프기만 했다. 얼마남지 않은 8월, 그리고 여름 끝자락... 어째튼 9월이 시작되면 가을로 접어드는 것이니까 텃밭에서는 가을맞이 하느라 마음은 바쁘고 몸은 고달픈데 날씨는 여전히 폭염이다. 그러면서 또 어떤 태풍이 훼방꾼이 될런지 태풍 영향으로 자꾸만 비소식을 전해주다보니 며칠밖에 남지않은 8월의 날짜들을 붙들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왜냐하면 비는 자꾸 내려서 훼방을 놓고 9월이 오기전에는 당근과 가을무우 씨를 뿌려야 했으며 9월2..

그림/야생화 2023.08.25

처서가 지난, 늦여름 날에

하루종일 멈춤했다가 줄기차게 쏟아지기를 반복하는 빗줄기 덕분에 폭염의 불볕더위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 같았다. 처서가 지났으니 무더위도 이제 그만 물러갈 때가 되었거늘... 초저녁 부터 시끄럽게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에서 다소나마 가을이 왔음을 실감해본다. 가을에 대한 막연한 기다림은 해마다 이맘때면 늘 마음속에서 염원하는 애틋함이지만 올해는 유별나게도 여름 끝자락 까지 폭염은 계속 되는 것 같았다. 밀림처럼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잡초더미 속에서 그래도 가을꽃이 하나 둘 피고 있었음은 자연의 순리는 한치도 어긋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듯... 또한 가끔씩 아주 가끔씩 불어오는 가을 소식을 전해주는 소슬바람에서 다소나마 위로를 받는 요즘이다. 늦여름 꽃인지, 초가을 꽃인지는 가늠이 안되는 꽃이지만 예쁜 ..

그림/야생화 2023.08.24

시원한 바람이 부는 길위에서

태풍 카눈 덕분에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도 필요 없었던 하루였지만 기온은 여전히 삼복더위의 폭염 31도였다. 악마의 바람으로 돌변하기 전 까지는 고마운 바람이라고 하고 있으나 태풍이 다녀갈 것이라고... 예고 되어있는 날 까지는 초긴장으로 기다려보면서 오후 산책길에 나섰다. 아직은 멀쩡한 들길이고, 마을 길이지만 태풍이 할키고 지나간 자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그냥 또 마음을 비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폭염에 지친 농작물들과 모든 식물들에게 태풍으로 인한 단비 같은 빗물이 쏟아지는 것이 고맙기는 했으나 다만 너무 많은 비가 내려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여름이 무르익어 갈수록 길 위에서 눈으로 보여지는 풍경들은 하얀 '사위질빵꽃' 뿐인듯... 가는 곳마다 넝쿨을 뻗어가는 꽃이 ..

그림/야생화 2023.08.08

무더운 여름날 산책길에서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이른아침 6시쯤 텃밭에 나갔다가 돌아오면 오전 9시 부터는 하루종일 뒹굴뒹굴이다. 폭염에 외출 자제 하라는 문자메시지를 핑계삼아 꼼짝을 하지않고 집콕을 한다는 것이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이 된 것 같았다. 그래도 매일같이 해야 할 일 '걷기운동' 그것은 하루라도 미룰 수가 없어서 늦은 오후 6시쯤 집을 나섰다. 이 더위에 어디로 갈 것인가? 아직 해는 중천에 떠있었고, 강렬한 열기가 부담스러웠다. 고민을 해볼새도 없이 발걸음은 아파트 근처 시골동네를 몇바퀴 돌아보는 것이었다. 시골동네를 몇바퀴 하다보니, 7시가 다되어가는 늦은 오후였지만 기온은 30도.. 뜨거운 햇볕은 아직 산그림자도 만들지 못했다. 늦은 오후라서 모기가 콧속으로 들어갈까봐 마스크로 코를 가린채, 이곳 저곳을 둘러..

그림/야생화 2023.08.01

이른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꽃

장마가 끝나기가 무섭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불볕더위는 밤낮의 구별없이 여름날의 무법자가 된 것 같았다. 한밤중의 열대야는 밤새도록 사라질줄 모르는데 그래도 이른 아침의 들길은 흠뻑 내려앉은 이슬방울 때문인지 서늘한 기운으로 부담없이 산책을 할 수 있었다. 뿌옇게 낀 자욱한 안개와 풀잎에 내려앉은 이슬방울은 이른 아침의 분위기도 좋았기에 텃밭 가는 것을 핑계로 덕분에 산책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가 오전 9시가 지나면 이른 아침시간의 여유로움은 사라지고 세상 무서운 것이 없는 무법자 처럼 날뛰는 불볕더위의 오만함에 그늘을 찾아서 숨어버려야 하는 가엾은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주는것 같아서 우습기만 했다. 예고없이 찾아온 폭염 때문인지 무궁화 꽃 외에는 절대로 눈에 띄지 않는 요즘 꽃들인데 그래도..

그림/야생화 2023.07.27

불볕 더위를 즐기는 여름꽃

매미소리는 이른 새벽 부터 한밤중 까지 멈추지 않고 들려온다. 소음공해라고 신고할 수도 없고... 아무래도 오늘 밤은 좀처럼 잠을 잘 수 없는 열대가 되지 않을까? 그동안 비가 많이 내릴때는 어떻게 지냈는지 묻고 싶을 만큼 매미가 없는 여름은 엄청 쓸쓸할 것만 같다. 비가 완전히 그친 7월 끝자락...!! 이른 아침 6시에 텃밭에 나가서 일을 하며 쏟아낸 땀방울은 9시쯤 집에 돌아올 때는 비를 맞은 것 처럼 옷이 모두 젖어 있었다. 기진맥진...10분 정도의 들길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탈진 할 만큼의 기력이 소진 되었음을 느꼈다. 긴 시간 동안 내렸던, 많은 비가 남기고 간 텃밭은 할일이 너무 많았다. 더구나 쓸데없는 잡초는 왜 그렇게 많이 자라는 것인지? 새벽부터 땀 흘려가면서 3시간 정도 일을 ..

그림/야생화 2023.07.26

폭염이 시작된 공원길에서

지긋지긋했던 긴 장마가 끝이났다고 했다. 그러나 장마로 인해 애써 가꾼 농작물들이 절반 정도 망가졌기에 가을이 찾아오기 전 까지는 텃밭으로 갈 때마다 장마의 후유증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남겨질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언제까지나 골머리 앓고 있는 것을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 이유는... 농작물들이 많이 망가졌어도 그러려니... 고라니에게 쌈채소를 빼앗겨서 속이 상하면서도 또 그러려니 망가져서 뽑아버린 빈 밭에 상추라도 심어보려고 또 씨를 사다가 뿌리고 있는 바보같은 마음 그것이 농사 짓는 사람의 마음인가 웃어보며 더위를 피해서 예쁘게 싹이 나오라고 기원도 해봤다. 장마가 끝나니까 텃밭의 할일은 엄청 많아졌는데 이른 아침 시간 아니면 일을 할 수 없는 불볕더위는 이제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 같았다. 더위라..

그림/야생화 2023.07.25

무더위에 피고 있는 여름꽃

주말에 또다시 비소식은 있었지만, 그나마 3일 동안이라도 비가 내리지 않으니까 우중충했던 마음 까지 밝아지는 것 같았다. 단 며칠이라도 비가 내리지 않는 덕분인지 몇번씩이나 침수 되었던 텃밭도 조금은 회복되는 것 같았고 악취가 풍길 정도로 썩어가던 당근밭도 정리 할 수 있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뭐든지 절망적으로만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무지막지한 빗속에서 옥수수는 맛있게 여물어 갔고 이곳저곳에서 보여지는 여름꽃들의 예쁜 모습에서 절대로 자연의 오묘한 법칙을 탓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해봤다. 그래서 어느 정도 내릴 만큼 내렸던 장마비는 부디 내년에 다시오라고...이제는 배웅을 하고 싶기도 했다. 점점 매미소리가 한밤중에도 시끄러워져 가고 있었고 무더위가 기승을 떨수록 더욱 예쁘게 피는 여름꽃들이 눈에 ..

그림/야생화 2023.07.21

비 내리는 날, 해안가에서

마땅히 갈 곳도 없는 장마철의 비내리는 날에 그래도 걷기운동은 하루라도 하지 않는다면 그 부담감이 스트레스가 될 것이기에 내리는 비가 잠시잠깐 멈춰섰을 때 발길 닿는대로 걷다보니 해안가의 데크길을 걷게 되었다.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한마디씩 했었던 6월말쯤 그로부터 12일 동안 거의 비내리는 날이 있었을 만큼 이제는 7월의 계절은 우기(雨期)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텃밭에서 빗물을 받아놓는, 커다란고무통은 빗물이 넘쳐났고 밭 옆의 도랑가는 맑은 물이 쉴새없이 흐르는 실개천이 되었으며 병들어 가고 있는 채소들을 바라보면 안타깝기는 했지만 차라리 불볕의 폭염보다는 비 내리는 날이 더 낫지 않을까도 생각해봤다. 이럭저럭 비가 내리다가 가을이 온다면 그 또한 뜨거운 계절을 시원하게 보내는 방법이 되지 않..

그림/야생화 2023.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