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추석은 지났지만 폭염은 계속..

nami2 2024. 9. 19. 22:14

무덥고 습한 폭염속에서 추석명절은 그럭저럭 잘 지나갔다.
들판에는 가을 코스모스들이 예쁘게 피고 있었고

바람이 불때마다 떨어져 뒹구는 도토리 열매와

은행 알갱이들은 영락없는 가을이 진행되고 있음인데... 
또 이런 저런 가을꽃들이 하나 둘 예쁜 모습으로

눈에 띄기 시작하는데도 지독한 폭염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었다.

며칠동안 추석 명절 때문에 가보지 못한 텃밭에 나가는 것도 너무 더워서
이른 아침 6시30분쯤 나가봤지만 바람 한점 없는 폭염은
시간을 정해 놓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제로 느낄 수 있었다.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의 무더위는...
9월 중순의 기온이 이래도 되는 것인가, 쫒기듯 도망쳐나온 텃밭이었다.
언제 까지나 이렇게 폭염의 꼭두각시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

이미 들판이나 주변 숲길에서는 가을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으나
날아드는 안전문자 메세지는

오늘도 변함없는 폭염대비....밖에 나가지 말라는 것이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자라고 있는 관엽식물들도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인지 잎이 마르고 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무 것도 없음에 그냥 막막하다는 생각뿐이다.
추석은 지났고, 24절기의 '추분'이 코 앞이다.
이제는 내리쬐는 폭염의 열기가 누그러질만 하건만

아직도 막막하기만한 기가 막힌  9월 중순인 것 같았다.

엊그제 지나다가 봤던 어느집 텃밭의 탱자 열매가
어느새 이렇듯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수확기는 초가을이었고
날짜로는 지금은 분명 초가을인데...

 

오후 5시의 동네 길도 걸을 수 없을 만큼
완전 폭염의 시간들이었다.

텃밭에서 지긋지긋하게 자라던 잡초가
가을이 왔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냥 잡초였는줄 알아서
여름내내 뽑아도 뽑아도 끈질기게 자란 풀은
가을소식을 전하는 '개여뀌'였다.

개여뀌는 여뀌와 닮았으나
여뀌의 특유한 매운 맛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쌍떡잎 식물의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로
빈 터나 논 밭에  흔하게 자란다.

개여뀌의 꽃말은 '나를 생각하여주오'였다.

개여뀌는 잎과 줄기를 짓찧어서 개울에 풀면
물고기가 기절해서 떠오른다고 하여
어독초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시골 동네길을 걷다가 울타리 옆에서
꽃이 피고 있는 '무릇'꽃을 만났다.

무릇은 백합과의 다년생초이며
우리나라를 비롯 아시아가 원산지라고 하며
예전에 무릇은 흉년에 먹었던
구황식물이었다고 하는데...
관상용으로 쓰이며 어린잎은 식용으로
뿌리 줄기는 약용,식용으로 쓰인다고 한다.

무릇꽃의 꽃말은 '강한 자제력' 이다.

폭염이 계속되고 있어서
꽃무릇이 피지 않는다고 궁금해 했더니
꽃무릇은 알게 모르게 피었다가 지고 있었다.
꽃무릇의 꽃말은 '참사랑'이다.

텃밭에 쑥부쟁이꽃이 피기 시작했다.
덥거나 말거나 인듯....
가을 꽃들은 끊임없이 피고 있었다.

쑥부쟁이 꽃말은 '인내'였다.

산나물꽃인 '참취'도 지천으로
하얀꽃이 되어서 피고 있는 계절이다.
참취 꽃말은 '이별' 이다.

여주 열매가 예쁜 색으로 익어서
새빨간 속 알맹이가 떨어져 내렸다.
누가 뭐라든 말든  열매가 완전하게 익으면
좍... 열매가 벌어지는 것이 신비스럽다.

빨간 열매를 먹어보면 달착지근한 맛이기에

그냥 먹어볼만 했다.

 

아파트 소공원 나무 밑의 벤취는
아파트 사람들이 외출 나갔다가 잠시 머무는
꿀맛 같은 휴식처이다.
다른 곳은 모두 폭염에 달궈져서 뜨거워도
이곳 만큼은 아무리 더운 날씨라고 해도
시원한 바람이 멈추지 않는 곳이다.

산너머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뒷산에서 부는 바람이 합쳐져서 머무는 곳인가 할 만큼
너무 시원한 곳이다.
외출 나갔다가 더위에 지쳐서 넋을 잃고 앉아 있는데....
공원 둘레에 가을색으로 변해가는 나뭇잎들을 바라보니
지긋지긋한 폭염도 멈출때가 되지 않았을까
간절함을 희망적으로 막연하게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