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은서늘했으나 23도 였고, 한낮의 기온은 27도 였다.
걷기운동을 하는데 제법 땀이 흐르는 것을 보면 전형적인 가을은 아닌 것 같다.
이러다가 다시 폭염의 불볕더위가 찾아오는 것은 아닌지?
은근한 불안감은 더위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길까 염려스럽기도 했다.
설마 그런 몹쓸 더위가 사람들을
또다시 환장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은 아예 꿈도 꾸고 싶지 않았다.
바람이 제법 시원해지니까 텃밭을 하는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배추모종 심어 놓은 것이 폭염에 잘못되어서 몇번씩이나 사다 심었다고...
지난 일을 넋두리 삼아 이야기 하는 것이 남의 일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10월이 코 앞이니까 그냥 저냥
가을날의 기막힌 수난은 더이상 없기를 바래보지만 아직은 예측불가 같다.
어제 해안가 산책을 하면서 살펴봤던 가을 야생화들은
역시 폭염탓에 이렇다할 꽃들은 아직 피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흔한 꽃들이지만
그동안 몹시 무더웠던 해안가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 너무 기특해서
예쁜 모습들을 사진으로 찍으며, 진짜 가을꽃이 빨리 피기를 기대해봤다.
해안가에서 바라본 수평선의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라는 생각을 해봤다.
엊그제 주말 알바할 때만 해도
바다는 빗물 때문에 흙탕물로 뒤엉켜 있었고
거센 파도 까지 심난스럽게 했었는데
며칠새에 바다는 아주 예쁜 모습이 되었다.
아주 흔한 꽃이지만
해안가 언덕에 노랗게 꽃을 피우니까
그런대로 보기좋았다.
노란꽃은 '괭이밥'이었다.
괭이밥 꽃의 꽃말은 '빛나는 마음'이다.
이질풀꽃도 아주 흔한 여름꽃이다.
이렇다할 가을꽃들이 없어서인지
해안가 언덕에는 온통 분홍색의 이질풀꽃으로
뒤덮여 있어서 봐줄만 했다.
이질풀꽃의 꽃말은 '새색시'였다.
이질풀꽃은 앙증맞고 예뻤으나
꽃이름이 찜찜했다.
이 풀을 달여 마시면 설사병인 이질이
낫는다고 해서 이질풀이라고 했다는데
일본에서는
이질풀을 5대 민간 영약으로 여긴다고 한다.
여름내내 아주 흔한 '닭의장풀'꽃이
꽃이 없는 해안가에서는
예쁜 야생화가 되어서 지천으로 피고 있었다.
시골의 닭장 근처에서 잘자라는 닭의장풀은
꽃이 닭벼슬을 닮아서 붙여졌다는데...
달개비, 닭의 꼬꼬, 닭의 밑씻개, 닭개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는 닭의장풀이다.
폭염 때문에 제대로 꽃이 피지 못한
해안가 언덕의 해당화가
아직도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해안가 갯바위 곳곳에
천문동 열매들이 제법 보였다.
꽃이 없어서인지 붉으스름한 열매들도
꽃 처럼 예뻐보였다.
돌가시나무꽃(땅찔레꽃) 열매도
해안가 갯바위에는 지천으로 눈에 띄였다.
가을이 되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해안가 산책로를 걷다가 가끔씩 쉬었다 가라면서
유혹을 하는 쉼터 벤취가 있었기에
커피 한잔을 마시며, 휴식을 하는 즐거움도
아름다운 해변이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해안길을 걸을 때는
배낭속에 커피와 생수 그리고 사과 한개는 기본으로 갖고 다닌다.
갯바위 위에 까만 열매들이 지천이었다.
야생 포도, 머루...등등
벼라별 생각을 해봤는데
결국은 댕댕이 덩굴 열매라는 것을 알았다.
바위를 뒤덮는
덩쿨속의 까만 열매가 신기하기만 했다.
딱 한개만 따먹고 싶다는생각이었지만
맛을 보게되면 실망을 할까봐 그냥 돌아섰다.
댕댕이 덩굴은 방기과에 속하는 낙엽덩굴나무로
원산지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인데
들판이나 숲가에 서식한다.
용왕단이 있는 이곳 해안가 언덕 위에는
계절마다 야생화들이 지천이었지만
아직은 가을 야생화들이 눈에 띄지 않지만
머지않아 '해국'이 예쁘게 꽃을 피울 것 같다.
해안가 억새 숲 뒤쪽으로는
부산에서 가장 멋진 호텔이 건축 중이다.
어디든지 경치 좋은 해안가 주변에는
이렇듯 괜찮은 호텔들이 들어선다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헷갈린다.
여행객으로 와서 호텔에 투숙은 즐겁겠으나
건축 자체가 자연 환경에 민폐는 생각치 않는 것 같다
이렇게 한적한 해안가 산책로 뒤쪽으로(1분 거리)
거대한 호텔이 건축 중인데
완전하게 오픈을 하게 되면 이곳 산책로가
어떻게 될런지는 생각하기 싫다.
이곳은 새해 일출 명소이기도 하건만...
호텔 앞의 산책로가 되어서 출입금지 당할까봐
가끔 오지랍 같은 이상한 생각도 한번씩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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