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열기로 인한 뜨거움은 한 여름 처럼 걷기 힘들 정도였지만 나무 그늘에서의 시원함은, 아직은 양력 6월이고 음력으로는 5월이었기에 견딜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음력 5월 초하룻날이(6월18일) 휴일이라서 바쁜 일 때문에 이번에도 초하루를 지키지 못하고 초이튿날에 절에 갈 수 있다는 것만도 감사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숲길을 걷는 내내 많이 지치게 했다. 그래도 암자로 가는 숲길에 곱게 핀 수국 때문인지 덥다는 느낌이 쏙 들어가버렸다는 것이 평소에 꽃바보라서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준 것 같았다. 5월 까지, 자주 내렸던 봄비도 계절이 초여름으로 넘어가면서 하늘에서 내려주는 빗방울도 꽤나 인색해진듯 계곡에 가뭄의 조짐이 보여서인지 맑은 물소리도 그다지 시원스럽게 들리지 않았던 무더운 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