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여행

밀양 금시당과 백곡재

nami2 2022. 12. 8. 22:19

지난달 11월7일에 다녀왔던  밀양 금시당과 백곡재는  
유유하게  굽이쳐 흐르는 밀양강 언덕 위에 멋스럽게  위치 하고 있었다.
그 때에는 아직 덜익은 풋사과 처럼...  

풋내가 가시지 않았던  우람한 은행나무였는데
지금은  잎을 모두 떨구어낸  

앙상한  겨울나무가 되어 있음을 상상하면서  밀린 숙제를 해본다.

밀양 금시당과 백곡재는 '경남 문화재 자료 제228호'로서

금시당은

조선 명종때 좌부승지를 지낸 '금시당 이광진'이 1566년에 지은 별서건물이다.

이광진은 중종실록, 인종실록 편찬에 참여 했으며

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금시당을 짓고 노년을 보냈다고 한다.

 

담장을 따라서  금잔화꽃이 피고지고 있음이 꽤 인상적이었다.

돌담에 남겨진 세월의 이끼 마져도 고풍스러움을 더해주는 듯 했다.

 

어찌할 수 없는 역광의 빛이 희미하게 했어도

늦가을의 금잔화 꽃동산은 오래도록 기억속에 남겨질 것 같았다.

 

한결 같은 가을꽃 '금잔화'를  담장 주변에 가득 가득...

이렇게 많이 심어놓은 까닭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만 했다.

 

대문안으로 들어서기 전의 대문 입구에도 금잔화꽃은 여전했다.

 

푸르름이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은행나무를 바라보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11월7일쯤이라면 노랗게 물이 들었어야 했는데

유명한 금시당 은행나무의  노랗게 물든 풍경이 보고 싶어서 갔건만

괜한 헛다리만 짚었다는 생각은  아직 까지도 미련만 가득했다.

 

언덕 위에서 바라본 은행나무

 

그다지 예뻐 보이지 않은 단풍나무였지만

푸르름이 가득한 은행나무 보다는  분위기스러웠기에

풍경 사진으로  찍어봤더니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중문으로 들어서는 고택 마당가는
노랗게 물들은 은행나무를 보러온 인파로 가득 했으나  

야속한 은행나무는  덜익은 풋사과 처럼 풋내만  가득했다.

금시당 뜰 앞 마당가에는  

금시당 이광진 선생이  손수 심었다는  수령  450년의 은행나무가 있었으나

때가 때인지라,  물들지 않은 모습에 모두들 아쉬움만 넘쳐났다.

 

금시당은 담장으로 경계를 나눠  

북문 및  남문사 2동과  관리사 겸 종택  2동이  자리잡고 있다고 하는데

문이 잠겨서 들어가지 못한 곳은 '백곡재'였던 것 같았다.

 

남문 앞에서 바라본  우람한 은행나무

백곡재는 

임진왜란 때 불 타 없어진 금시당을 복원한, 백곡 이지운을  추모하기 위해

1860년에 세운 재사(齋舍)로 금시당 동쪽 축대 위에 있다.

건축 규모와 양식은 금시당과 거의 같으며, 온돌방과 마루만 반대로 배치되어 있다.

 

1565년(명종20)에  금시당 이광진은

담양 부사를 끝으로 벼슬을 그만두고 내려와 

아담한 집과 부속건물을 짓기 시작해 이듬해인 1566년에 완성했다.

 

11월 7일의 금시당 뜰앞은  맨드라미로  화사함을 연출해놔서

고택과 어우러진 풍경이 절묘하게도 예뻤다.

 

금시당의 금시(今是)라는 이름은
선생이 귀향한 뒤에  도연명의 절개를 흠모하여  

그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있는 '각금시이작비(覺今是而昨非) ' 라는 글에서 따왔다

벼슬살이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온 지금이 잘한 일이요  

삶을 위해 벼슬길에 올랐던 지난날의  일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뜰 앞을 가득 메운 금잔화꽃

금시당은  임진왜란 때  불타없어졌는데
이를  5대손인  이지운이  1744년에 복원했으며  1866년에 크게 고쳐 지었다.

정면4칸, 측면2칸 크기이며  마루와 온돌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문에는 까막눈이라서

제대로 뜻을 해석 할 수 없는 현판앞에서 그냥  바라만 보았다.

 흰것은 글씨요, 까만 것은  현판 바탕.....
그냥 웃으면서 마루를 내려왔다.

 

금시당 선생은 떠나가고 없지만, 그가 심어놓은 은행나무는

밀양강이 유유하게 흐르듯....

450년동안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음이 경이롭기 까지 했다.

 

금시당과 백곡제는

영남지방의 별서 건물로서의 특징을  잘표현하고 있다는데

이 별서 건물은 

밀양의 여주이씨 가문의 대표적인  유적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한다.

 

금시당과 백곡재는

도 문화재료 제228호로 실용성을 강조한

영남지방 별서(別墅) 건물의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영남루가 훤히 보이는  밀양 강변에 자리하고 있어서

경관과의 어우러짐이 매우 뛰어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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