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여행

밀양 오연정 은행나무

nami2 2022. 12. 5. 21:53

12월로 들어서면서 부터  날씨는 은근슬쩍 으스스한  기온이 되어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그런 날씨로 돌변한 것 같았다.
다른 지방에서는 영하권의 강추위가  몸을 움츠려들게 한다지만
이곳은 기껏해야  섭씨 5~6도를  넘나드는데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추위는 영하권에 머무는듯 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이상할 만큼 몸이 가렵기 시작했다.
가려움증....!!
그것은 경험해본 사람만 아는, 진짜 미치고 팔딱 뛸 만큼 가려웠다.

 

해산물(굴, 홍합, 고래고기, 과메기)의 식중독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하게 먹은 것은 없었다.

단감 알레르기, 생밤 알레르기, 생채소 (열무 배추) 알레르기

이런 것들은 무서워서 평소에 먹지 않는 것들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이틀째 돌아버리기 직전의 가려움증은
피가 나도록 박박 긁으면  잠시 시원할뿐...
추운 밖으로 나가면 또다시 기분 나쁠 만큼의  근질근질이었다.
결국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후  주사맞고 일주일치 처방약을 받아왔다.
원인은 겨울철  피부 알레르기라고 했다.
온갖 잡동사니 알레르기로 똘똘 뭉친, 무용지물의 몸뚱아리였음에

그냥 어처구니 없는  쓴 웃음이 나왔다.
으이그 ~~^^
몸이 노후화 되면서  겨울철의 건조함은 추울수록  화근이 된다고 했다.
나이가 든다는것은  뭐든지 즐거운 일이 없다는 것......
마무리 잘해야 하는, 한해의 끝자락은 그냥 짜증스럽기만 했다.

지난달 11월 7일에 다녀온  밀양 오연정은
조선 명종때  문신인 '추천 손영제'가  고향으로  돌아와 지내면서  

지은 별서(別墅) 건물이라고 하는데
오연정 앞 넓은 잔디밭에  서있는 은행나무가 늦가을을 참으로 분위기 있게 했다.

 

오연정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아름다움이
늦가을과 함께 하고 있었다.

고택으로 들어서는 마음은 언제나 설레이기 까지 했다.

 

오연정 표지석을 따라서  좁은  비탈길을 들어서니 감탄을 할 만큼의
노란 은행나무가 우뚝 서있었다.

어서 오세요"  반겨주는 것 같아서 눈인사를 제대로 했다.

 

붉으스름한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어울어지는 풍경이었지만

11월 7일이면, 그다지 은행잎이 노란색깔이 아니었기에

이 정도의  노란 물감 같은 색깔도 괜찮아 보였다.

 

가을색깔이었기에 즐거움으로 사진을 찍어봤다.

그때는  11월7일, 늦가을 초입이었니까...

 

웬지모를  고즈넉함이  마음까지 차분하게 했다.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날이었다.

 

커다란 바위덩이 앞에서

그냥 멍때리며, 앉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

오연정 앞의 세그루의 은행나무 중에서

가장 커다랗고,멋스러운 은행나무는 바라볼수록 안타까움 뿐이었다.

시들어가고 있음이었다.

병이 들은 것인지, 가뭄때문에 잠시 잠깐인 것인지

바닥으로 떨어져내린 은행 알갱이 마져도 측은해보여졌다.

 

은행알갱이까지 주렁주렁이었던 유일한 암수 은행나무였는데

샛노란 은행나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많이 아파 보이는 은행나무였기에  바라볼수록 마음이 짠했다.

내년에는 더욱 건강해져서, 천년이 넘게 살아가는 은행나무가 되었으면 했다.

  

오연정  넓은 마당가에는

세그루의 은행나무가  고택을 참 고즈넉하게  만들었다.

은행나무 사이에  끼어든 붉은 색깔의  단풍은

그래서 더 예쁜 것인지, 아니면 방해꾼인지  생각하기 나름인데

내 생각으로는  끼어 있어서, 예쁜 풍경화가 되어준 것은 아닌지?

 

담장 옆의 은행나무는 아직은 단풍들기에는 미완성이었다.

푸르름이 있는.... 덜익은 풋사과 처럼 어정쩡한 모습이었다.

 

푸르스름과 노랑색으로 그림 색칠하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샛노란 그림이 되어지지 않을까

지금쯤에는  그 것 마져도 없는

벌거숭이  겨울나무가 되어 있음을 상상해본다.

 

한옥 담장 뒷쪽으로  보여지는  은행나무

경남  밀양시  교동에 있는  오연정은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 215호'이다.

밀양시 용평로 477-17, 밀양 교동 모례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오연정 건물은 1936년  후손들에 의해 확장, 중건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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