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1169

산사에 찾아든 봄의 전령사

어제 오후 부터, 오늘 아침 까지 이곳의 기온은 영하13도 였으며 하루종일 영하 4~6도에 머물렀다. 이곳은 동해남부 해안가 지역이기에 설명절이 지나면 곧바로 봄소식이 전해지는데... 봄이오는 길목에서 동장군의 횡포는 이곳도 빼놓지는 않았다. 눈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인색하게 굴더니만 맹추위에 대해서는 웬일인지 왕따를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우스웠다. 전국적으로 찾아든 엄동설한 속에 함께 동참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날씨가 추웠어도 걷기운동은 하루도 멈출수가 없어서 따뜻함으로 완전무장을 한 후 밖으로 나갔다. 추운날, 밖에 나가서 가장 먼저 눈여겨 볼 것들은 공원길이나 시골동네, 들판의 과수원길에 있는 매실나무에 잔뜩 부풀어 오르고 있는 매화의 꽃봉오리들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추웠던, 지난밤을 무사히 ..

통도사 경내에 핀 홍매화

엄청 추우니까 조심하라고... 시도때도 없이 날아드는 수많은 안전 문자 메세지 덕분에 방한복과 목도리로 꽁꽁 싸매고 걷기운동을 나가봤다. 한낮의 최저기온은 영하7도 집주변 산등성이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 까지 옵션이 되어준듯 실제로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영하10도가 넘는 것 같았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맹추위 동장군의 기세는 진짜 위풍당당 그 자체였다. 정말 겨울스런 추위라는 것을 실감하면서 겨울은 겨울다워야 했음을 비로서 체험하게 된 것에 기분은 괜찮았다. 8,700보 정도 걷기운동 하면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다니다보니 눈물이 나올 만큼 추웠다. 들길을 지나면서 매실나무에 수없이 맺혀 있는 꽃봉오리를 살펴보았더니 단 한개라도 추위에 얼어 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밤 부터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은..

정월 초하룻날, 통도사 홍매화

계묘년 음력 정월 초하루는 설명절이었기에 차례 모시고, 손님 치루느라 바쁜시간들을 쪼갤 수 없어서 정월 초이튿날인 오늘 통도사에 다녀왔다. 날씨가 몹시 추울 것이라는 일기예보 때문에 조금 걱정을 했었지만 생각보다는 훨씬 날씨가 따뜻했음에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내일은 엄청 추워질 것이라는 안전문자가 하루종일 휴대폰을 시끄럽게 했다. 오전 8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오후 6시에 집으로 돌아오는 그 시간동안 통도사 주변의 양산, 울산, 부산 그리고 집주변의 기장군청 관공서에서 날아드는 문자메세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추운날 조심하시라는...안전문자 메세지가 요즘은 큰 스트레스가 될줄이야 얼마나 추울 것인가" 은근히 재미삼아 기대를 해본다. 집주변의 곳곳에서 꽃이 피고 있는 매화 소식에 혹시 통..

한 해의 끝자락 장안사에서

인생길을 걸어오면서 어차피 떠나보내야 하는 한 해의 끝자락은 언제나 겪어왔던 일인데 왜 그렇게 마음이 착잡해지는 것인지? 그것은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짧아진다는 것에 대한 서글픔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래도 어김없이 찾아드는 새해는 막을 수 없으니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또 마음을 비우게 된다. 한 해를 보내면서 절집에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장안사로 발걸음을 했다. 장안사는 나의 재적사찰이었으므로 교무금을 납부해야 했고, 절집 달력을 가져와야 했으며 나름대로 부처님전에서 한 해의 마무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한 해를 보내는 부처님 전에서의 기도는 한 해 동안 평온한 마음으로 잘 살아왔다는 감사의 백팔배였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장안..

통도사 안양암, 감이 있는 풍경

통도사에서 서북쪽으로 자동차를 타고 10분 정도 가다보면 수도암 이정표를 지나서, 곧바로 안양암 이정표가 나오는데... 통도사 19개 산내암자 중에서 신라시대 창건 된 '자장암과 백운암' 이후에 고려시대에 창건 된 첫 암자가 '안양암'이라고 했다. 안양암은 '통도팔경'중의 하나인 안양동대에 위치하고 있다. 안양동대(安養東臺)는 안양암에서 바라보는 통도사의 비경을 일컫는다고 한다. 안양암에서 바라보는 통도사는 나무숲 사이로 멋스럽게 보여지는데 겨울날의 통도사 풍경보다는 훨씬 더 아름다운 감나무의 붉은 감이 주렁주렁 겨울 풍경을 돋보이게 했다. 안양암 언덕에서 바라본 산 아래로 휘어지게 늘어진 감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은 말로 표현이 안될 만큼 멋스러웠다. 몇년전 까지만 해도 안양암에서 통도사로 오르내리던 숲길..

추운 겨울날의 통도사 극락암

엊그제 음력 12월 초하룻날(양력12월23일) 통도사에 가서 부처님을 뵙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기에 겨울 풍경 까지도 아름다웠던 지난날의 극락암 생각이나서 영하 7도의 추운 겨울날이었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음에 또다시 극락암으로 발길을 옮겨봤다. 통도사 산내암자 극락암은 통도사에서 서북쪽으로 1,5km 떨어진 영축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며 근현대의 고승인 경봉스님께서 주석하셨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통도사 산내암자 극락암은 영축산이 독수리 알을 품은듯한 국내 최고의 명당 터에 자리잡고 있으며 한강 이남, 최고의 참선수행인 극락선원이 있는 곳이다. 극락암 영지의 홍교 극락암 중심법당인 무량수각(無量壽閣) 무량수각은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계신 아미타 부처님을 모신 곳이다. 무량수(無量壽)라고 함은 헤아..

겨울 암자에서

어느 곳이라도 암자의 겨울은 마냥 적막하고 쓸쓸하기만 했다. 평소에도 인기척이 없는 고즈넉함이 있는데 휑하니 모든 것들이 잠자는듯한,삭막한 암자는 겨울 그 자체만으로도 사색할 수 있는 그 무엇에 매료되어 혼자만의 기도 하는 시간도 오히려 감사 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래서 겨울 암자를 더 찾아가는지도 모른다. 누가 뭐라고 하든지 말든지, 날씨가 춥든지 말든지 혼자만의 시간을 얼음장 처럼 차디찬 마루바닥의 법당에 조용히 앉아서 천개의 염주를 굴리며 기도 한다는 것이 고행이 될지라도 마음이 편하다면 그것이 내 마음속의 극락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암자 뒷곁에서 사그러드는 꽃들 사이에서 보물찾기를 했더니 겨울 찬바람을 맞으면서 초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천일홍이 아름답기 까지 했다. 초가을날에는 꽃들이 많아서 그냥..

초하룻날,통도사 겨울풍경

하루종일 영하 6도에 머물던 날은, 음력 12월 초하룻날이었다. 절집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산 속이었기에 어쩜 더 추웠는지도 모른다. 살을 에이는듯한 표현... 추운날에 돌풍 까지 곁들여서인지, 체감온도는 영하10도쯤 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초하룻날 부처님 뵈러 가는 길이라서 그다지 춥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개울가에서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진짜 추운 겨울임을 실감케 했었다. 그러나 유난히 올해 12월의 겨울은 추웠다. 요즘, 노란 개나리꽃이 피고 있었기에 겨울이 껑충 봄으로 갈줄 알았다가 영하에 머무는 날이 많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참으로 황당했던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에 어이가 없는 겨울이 찾아온듯 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통도사가 위치하고 있는 영축산에 하얀 눈이 쌓여 있음을 보았다. 산 ..

가을 흔적이 남아있는 암자

싸늘함이 옷속으로 파고드는 영하의 날씨를 피부로 느끼게 되니까 그냥 기분이 좋았다. 그래!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지 않는가" 중얼거려봤다. 늦가을인지, 초겨울인지, 이른 봄인지 가늠할 수 없었던 계절 탓에 게으름을 피우다가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부랴부랴 서둘렀던 김장... 바쁘기는 했지만, 아파트라서 추운줄 모른다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며칠동안 진짜 추웠기에 들판을 돌아다니면서 얼마나 잘들 견디고 있는지 텃밭의 채소들과 꽃이 피고 있는 녀석들을 살펴보니 월동채소들은 싱싱했고, 쌈채소들은 비닐 이불을 덮어 주었기에 무사했다. 그러나 흙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꽃을 피우는 녀석들은 여전히 싱싱해보였으나 나무 위에 있는 장미꽃들은 거의 수난을 겪고 있었다. 강인한 척 했던 장미꽃의 안하무인 행동은 조금..

금정산 범어사의 초겨울 풍경

몹시 춥다고 느끼게 하는 영하의 날씨는 오늘도 계속되었으나 전국의 눈소식에서는 여전히 이곳은 제외 된 듯 했다. 하얀 눈을 내리게 하는, 자연의 신을 야속하다고 원망해야 하는 것인지 전국적으로 눈소식이 있다는 예보가 있었기에 약간은 기대를 걸어봤지만 하얀 눈은 커녕 눈발도 날리지 않았던 이곳은 참으로 재미없는 겨울이라는 타이틀의 동해남부 해안가 지역이다. 그래도 무언가 하나쯤은 괜찮은 것이 있으니까 30년을 살았겠지' 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해보지만... 눈이 많이 와서 걱정이라는 여동생의 넋두리 섞인 전화가 부럽기만 했던 날이다. 추위 때문에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적막한 숲은 그래도 단풍이 아직은 남아 있었기에 황량함은 느끼지 못했다. 겨울숲은 적막했지만, 맑고 청아한 새소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