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1169

가을 끝,겨울 초입의 암자에서

아무리 동해 남부지방에서 애기동백꽃이 쉼없이 피고 있다고 해도 오늘의 기온은 아주 쬐끔 춥기는 했다. 미리 예약을 해놓은듯한, 영하 2도의 예보가 실제로 꼭 맞췄다. 아침 6시에는 -1도였고, 오전 8시쯤에는 -2도였다. 그렇다고 그렇게 추운 것은 아니었지만 진짜 영하의 날씨가 되었다. 그러나 계절을 무시하면서 피는 꽃들은 여전히 예쁘고 싱싱했다. 얼마나 추워야 꽃들이 꼬랑지를 내릴려는지 궁금했지만... 그래도 춥고 삭막한 계절에 꽃을 피워주는 것만 해도 너무 감사해서 이러쿵 저러쿵 뒷소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엊그제 다녀온 산속의 암자도 마찬가지였다. 요즘에 피는 꽃들은 모두 계절과는 상관없는듯 했다.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지니까 가을 끝자락이라고 말할뿐이지만 추위를 이겨내면서 뜰앞을 예쁘게 만드는 ..

밀양 만어사에서

입동이 지난후, 계절은 겨울 문턱에 들어선지도 꽤 된 것 같은데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은 추워질 생각을 하지 않은채 봄꽃들이 자꾸만 피어나는 것이 웬지 이번 겨울은 이상기온으로인해서 아열대로 가는 것은 아닌가 쓸데없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늦가을날이다. 들판에는 노란 청경채 꽃이 피어나고, 시금치와 상추는 꽃대가 올라오면서 민들레꽃을 비롯해서 광대나물꽃, 방가지똥, 유채꽃이 피는 겨울 때문인지 아직 배추도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초겨울의 오늘 한낮 기온은 22도였다. 지난 11월 7일에 다녀온 밀양 일대의 밀린숙제가 남아 있어서 11월이 끝나기 전에 바쁘게 미뤄놓았던 숙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을 괜히 바쁘게 했다. 가락국 김수로왕이 창건했다는 전설속의 사찰 만어사는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만어산(해발6..

가을이 끝나버린, 양산 통도사

살고 있는 동해남부 지방의 도심 주변에는 이제서 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있었고, 길가의 가로수로 우뚝 서있는 은행나무들도 샛노란 모습으로 절정을 이루고 있었는데... 매달 음력 초하루에 통도사 산문을 들어섰지만, 어제는 병원 가느라 오늘 음력 초이튿날에 부처님을 뵈러 산문을 들어섰더니 소나무 숲길 부터 느껴지는 풍경들은 삭막함 그 자체였다. 가을의 끝자락이라는 것 보다는 겨울 초입이라는 것이 더 잘어울 것 같은 산사 풍경은 말로 형언 할 수없는 아쉬움뿐이었다. 해마다 늘 느껴보는 허전함인데, 올해는 왜 유난히 마음 한켠이 시려오는 것인지 그것은 더도 덜도 아닌 세월의 흐름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늙는다는 것은 어쩔수 없는 자연의 이치인데도 또 한 해 만큼 늙어가고 있다는 것에 괜한 트집을 잡고 싶었는지..

금정산 범어사의 만추 풍경

11월 중순도 며칠 남지 않았기에 산사의 풍경들이 삭막한 겨울이 되어 있을까봐 조급한 마음과 함께 부랴부랴 금정산 범어사로 발걸음을 했다. 그래도 다행이었음은 범어사 경내로 들어가는 길 부터 시작해서, 경내의 이곳 저곳에 아직도 붉은 단풍이 예쁘게 머물러 있었다는 것과 범어사 수호목인 은행나무의 노란 잎이 아직 남아 있었다는 것에 안도의 숨을 쉬면서 범어사와 산내암자를 찾아서 바쁘게 다녀봤던, 멋진 만추의 나들이였다. 범어사는 합천 해인사와 양산 통도사와 함께 영남 3대 사찰로 꼽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본사이다. 범어사 성보박물관 옆의 단풍나무가 절정이었던 만추의 시간이었다. 담장너머로 보여지는 아름다운 단풍나무가 멋스럽게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 범어사 매표소 입구에서 경내로 들어서는 길 가는 ..

범어사 산내암자 금강암에서

혼자서라도 낙엽이 푹푹 쌓인 숲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은 하루 이틀 생각해 낸 것은 아니었지만, 갑자기 가고싶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급해진 것은 만추가 끝나기전에, 눈이 내리기 전이라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집 주변은 해안가였기에 해풍의 훼방으로 6년째 눈이 내리지 않지만 금정산의 변덕스런 날씨는 도심에 비가 내리면 싸락눈이라도 내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11월 중순... 곧 겨울이 찾아오기 전에 혼자 걷는 산길은 그런대로 분위기가 있었고 지루하지 않았었기에 금정산 산 중턱에 위치한 범어사 산내암자 금강암을 쉽게 다녀올 수 있었다. 낙엽쌓인 숲길에서 만난 쑥부쟁이꽃은 날씨가 추우니까 보랏빛에서 예쁜 보라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금강암으로 가는 길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산길에..

금정산 대성암의 늦가을 풍경

다른지방은 단풍이 거의 사그러들어서 앙상한 겨울풍경이라고 했지만 이곳은 동해 남부지방이라서, 아직은 단풍이 남아있었기에... 금정산 자락에 위치한 범어사 산내암자들의 늦가을 정취가 보고싶어서 가을이 떠나가기 전에 부랴부랴 길을 떠나보았다. 혹시 단풍이 사그러들어서 낙엽만 쌓인 만추의 풍경들이 되어 있지 않을까 염려를 해봤더니 그래도 다행인 것은 무수하게 떨어져 내린 낙엽들과 함께 암자의 풍경들은 가는 곳마다 예쁜 모습의 단풍 절정이었다 아직은 멋스럽다고 할 만큼의 숲길은 혼자라도 충분히 걸을만한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 있었다. 대성암이라는 팻말과 너무 잘 어울리는 숲길이었다. 낙엽을 밟는 기분은, 혼자만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 산내암자 대성암 으로 들어가는 길..

예쁜 정원 같은,산청 수선사

드라마 '왕이 된 남자' 촬영지로 잘 알려진 경남 산청 수선사는 연꽃이 필 때, 초여름 풍경이 예쁜 ... 연못과 정원이 아름다운 사찰로서 꽤 많이 알려진 곳이었기에 꼭 한번은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5년전 부터 해봤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늦가을날에 코에 바람을 쐬러, 산청 남사예담촌으로 가는 길에 잠시 들려서 수선사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게 되었다. 꽃이 피는 계절에 갔었더라면, 그림 처럼 예쁜 연못에서 사진을 찍어본다고 설쳐댔겠지만 꽃이 없는 늦가을이라서 약간은 아쉬움이 된듯 했다. 때가 되면 이루워진다는 뜻의 '시절 人蓮(인연)'이라는 작은 안내판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전형적인 절집만 다니다가, 뭔가 색다른 형태의 수선사에 가보니 웬지 낯설다는 느낌뿐이었다. 다른 사찰 처럼, 수선사에는 일주문도..

항아리가 멋진 통도사 서운암

예전에는 통도사 참배를 마치고나면, 으례히 산내암자들을 둘러보았었다. 자동차 없이는 절대로 갈 수 없는 19개의 산내암자들 중에는 통도사에서 6~8분 남짓 걸어가는 '보타암과 취운암'을 빼놓고는 걷기에는 조금 힘든 곳 부터, 멀리 산속 깊숙한 곳까지 암자들이 위치해 있었다. 그래도 그 중 조금 가까운... 도보로 30분 정도 소요되는 서운암은 걷기에는 조금은 무리가 되었으나, 꼭 가보고 싶을때는 걷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 만큼은 지인의 도움을 받아서 자동차로 쉽게 서운암에도 다녀올 수 있었다. 통도사 산내암자 서운암을 생각해보면 우선 즐비하게 늘어선 장독대가 생각났기에, 그 멋진 풍경을 지인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서 이곳 저곳의 암자를 찾아다니다가 마지막으로 서운암에 들려보았다. 단풍이 곱게 물든 '삼천..

가을이 머무는 통도사 자장암

가을이 점점 깊어가고 있었지만 동해남부 해안가의 날씨는 여전히 감기들기 딱 좋은.... 한마디로 심한 욕이 나올 것만 같은 그런 요상스런 날씨였다. 왜 그렇게 시도때도 없이, 심하게 바람은 부는 것인지? 그동안 긴장을 하게 했던 코로나가 주춤하고 있었고 거리의 사람들은 마스크 하지 않은 사람들이 제법 보였지만 고집스레 마스크를 쓰고 다녔기에, 마스크 덕분에 감기는 걸리지 않을 것이라, 혼자만의 자신감을 가졌으나 면역력 탓인지는 몰라도 요즘들어서 자주 감기몸살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 같았다. 한치앞도 모르는 것이 세상살이라는 것에 자꾸만 주눅이 들면서 겨울 찬바람이 불게 되면, 감기가 어떤식으로 변할지 모르는 염려에 주사 맞는 것을 싫어해서 늘 도망다니던 경력이 많았지만 오늘 큰 용기를 갖고, 미루기만 했..

통도사, 비로암의 예쁜 가을

10월의 날씨는 참으로 들쑥날쑥, 따뜻한 날 보다는 추운날이 더 많았다. 극심한 가뭄을 해소 하는듯, 가을비가 내리면서 만추의 11월이 시작되었다. 단비 같은 가을비 덕분에 텃밭의 가을 채소들은 더욱더 싱싱해졌고 내년 봄에 수확해야 할 양파 심을 밭 만들기에 수고로움을 덜어주었다. 단풍은 점점 곱게 물이 들어가면서 , 덩달아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는 것이 한해의 마무리였기에, 그것이 즐거움인지 서글픔인지는 모르겠으나 깊어가는 가을은 웬지 마음이 착잡할뿐이다. 엊그제 다녀온 통도사 산내암자 중에서 비로암은 통도사 서북쪽으로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극락암에서 자동차로 5분 정도 ,산속으로 더 깊숙히 들어가는.... 길 끝나는 곳에 위치한 예쁜 암자이다. 비로암 천왕문에 '여시문'이란 현판이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