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1169

통도사의 벚꽃 피는 봄날

꽃이 피고 지고를 지켜보면서 짧은 봄날의 하루해가 열흘이 지나간 것 처럼 빨리 지나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눈깜짝 할 사이에, 엊그제 피었던 꽃이 벌써 사그러들고 꽃봉오리를 예쁘게 만들고 있는 꽃나무를 보고 돌아서면 어느새 꽃이 활짝 피고 있음이, 요즘 봄날의 성급함을 자꾸 느끼게 했다. 지난 3월 중순에 다녀왔던 통도사에도 지금쯤이면 벚꽃이 모두 사라졌겠지만 다녀온 후 어찌 어찌 하다보니 시간과의 다툼속에서 내가 휘말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진을 찍어왔지만, 벌써 지나간 과거가 되었음에 겸연쩍은 마음으로 또다시 미뤄놨던 밀린 숙제를 해야 하는 처지가 우습기만 했다. 그래도 아름다운 통도사의 벚꽃 피는 봄날 풍경을 그냥 못본체 할 수 없어서 미뤄놨던 사진으로라도 봄날을 만끽하고 싶었다. 통..

진달래꽃이 있는 암자 가는 길

큰병원에서 검진이 있어 오랫만에 도심으로 나가보았다. 심봉사 눈 뜬 것 처럼 촌사람이 도심으로의 외출은 눈이 번쩍 뜨였다. 그러나 봄날 세상이 꽃대궐속에 사는 것 같은 호사스러움은 해운대 해수욕장 쯤에서 멈춤이 되었다. *우리집은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 기장읍이었기에 좌석버스를 타고, 도심으로 나가려면 해운대 해수욕장을 지나쳐 간다. 어쩌다가 한번씩 눈에 띄는 벚꽃 풍경에도 만족하는 도심사람들 보다는 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들길 ,해안길 ,시골마을길 그리고 숲길에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처럼 사는 것이 그래도 꽤 답답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자연속에서 사는 그것이 어쩜 큰 행복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여지는 집 주변의 길고 긴 벚꽃터널은 기장읍내 전체가 눈이 부시게 아..

통도사의 아름다운 봄날에

화려했던 봄날이 흔적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 처럼... 벌써 아파트 주변에는 벚꽃이 지고 있었다. 세찬 바람은 인정사정 없이 꽃잎을 떨구게 했다. 떨어지는 벚꽃잎은 훨훨 흰나비 처럼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펄펄 눈이 내리듯 아파트 소공원에는 바람에 의해 하얀 꽃눈이 쌓여가고 있었다. 겨울에는 그렇게도 볼 수 없었던 하얀 눈인데 천상의 하얀 눈이 마법에 걸려서 꽃눈으로 변한 것처럼 꽃눈은 아주 예쁜 모습이지만, 곧 눈이 녹듯... 속절없이 사라져감에 또한번 마음을 심란스럽게 하는 것 같았다. 지난번에 다녀오면서 찍어 두었던 통도사의 아름다운 봄날 사진을 이제서 들여다보게 되었다. 시도때도 없이 집 주변에 피어나는 봄꽃들 덕분에 뒤로 밀려버린 통도사의 봄날 풍경들인데 꽃이 자꾸만 사라지고 있는 짧은 봄날에 더이..

통도사 취운암의 봄풍경

엊그제 윤달 2월 음력 초하룻날에 생각치도 않은 집안일이 생겨서 그것을 해결하느라고 초하룻날에 절에 가는 것을 지키지 못했다. 초이튿날인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또 날짜를 어기게 되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음력 초3일에는 꼭 절에 가야 되겠기에 길을 나섰는데... 비가 내렸던 다음 날이라서 그런지 몸은 으시시 할 만큼 추웠고 날씨는 우중충 흐림이라서 감기들기 딱 좋은 날이었다. 날씨가 그런데도 가는 곳마다 벚꽃이 많이 피어 있었고 온갖 봄꽃들이 화사한 꽃세상을 만들어놨는데 날씨가 뒷받침 해주지 않으니까 마음 까지 우중충...아쉽기만 했던 날이었다. 그래도 통도사 산문을 들어서면서 보여지는 꽃들 때문인지 날씨는 추웠어도 발걸음은 생각보다 훨씬 가벼웠던 것 같았다. 통도사에서 사리탑 참배와 각 전각 마..

매화 향기가 있는 통도사 풍경

요즘, 어스름 초저녁에 걷기운동을 하기 위해서 들길을 산책하다보면 자꾸만 주변을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점점 들길에 매화 꽃송이가 늘어나면서 느껴지는 매향 때문이었다. 한낮에 들길을 걸으면 바람에 스치듯 풍겨오는 매향은 기분을 좋게 했지만 저녁 산책길에서는 먼곳 까지 은은하게 스며드는 매화 향기는 순간 순간 느끼게 되는 알 수 없는 그리움 같은 것이 마음속 까지 애잔하게 파고들면서 가슴을 시리게 할 때가 있었다. 옛날 사람들은 이러한 향기를 암향(暗香)이라고 표현 했다고 한다. 암향(暗香)은 달빛 어스름한 저녁에 멀리서 은은하고 청아하게 풍겨오는 매화의 향기를 일컫는 말이라고 했다. 아직은 삭막한 겨울풍경인데 들길에서 희끗 희끗 눈에 띄는 것은 모두 매화라는 것이었기에 흐뭇했으나 ..

통도사 분홍매화의 아름다움

계묘년 음력 2월 초하룻날의 날씨는 갑작스런 꽃샘 추위로 코 끝이 시릴 만큼 진짜 많이 추웠다. 그래도 초하룻날이니까 ... 부처님 뵈러 가는 발걸음들은 춥거나말거나 엄청난 인파였다. 그 인파속에서 나의 발걸음도 덩달아 바쁜척 하는 것 같았다. 그 이유인즉 한달 전의 음력1월 초하룻날 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피어 있을 통도사 경내의 홍매화들을 생각해보니 괜히 들뜬 기분은 아닌가 였다. 해마다 음력 2월 초하루쯤에는 가장 예쁜 모습으로 홍매화의 화사함을 볼 수 있기 때문인지 이때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이 더 가벼워진 것 같았다. 각각 전각의 부처님을 뵙고 난 후, 매향이 그윽한 경내에서의 시간들은 꽤나 즐거움이 되어서 추위도 잊은듯, 한동안 머무르게 해주었다. 분홍겹매화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해봤..

동백꽃이 아름다운 묘관음사

며칠동안 걷기운동 할 때마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혀서 이제는 완연한 봄이려니 생각했건만 그것이 착각인듯...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는 감기들기 딱 좋을 만큼 많이 추워졌다. 초하룻날이라서 절집으로 가면서 그래도 꽃이 피는 이른 봄날이니까 한 겨울 보다는 약간 허술하게 옷을 입고 집을 나섰더니 하루종일 어찌나 추웠던지? 바쁘게, 활기차게 산길을 걸어갔어도 땀 한방울 나오지 않는 싸늘함이었다. 옷깃속으로 파고드는 차거운 바람은 영락없는 꽃샘 추위, 봄을 시샘하는 추위였음을 인정했어야 했다. 그래도 계곡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들려온다는 것이 어느 만큼 까지 봄이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또하나의 봄의 전령사 '버들강아지'가 눈을 떴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개울가에서 탐스럽게 피고 있는 버들강..

부산 기장읍 묘관음사 에서

해마다 이맘때, 2월 중순쯤에는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옮겨지는 곳이 있다.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니건만... 2월이 되면 자꾸만 가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생전의 우리집 아저씨와 마지막으로 갔었던 사찰이라는 것이 잠재의식 속에서 늘 이맘때 발걸음을 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봤다 날씨도 그렇고, 갈만한 곳도 마땅치 않고,마음은 이유없이 휑하고... 그래서 찾아간 곳이 부처님이 계시는 사찰이었다. 묘관음사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 임랑해수욕장이 바라다 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 임제종가 사찰이다. 창건연도는 그리 오래된 사찰은 아니지만 청담 ,성철,서옹,월산 등 당대의 선지식 승려들이 법을 위해 수행정진 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이곳 묘관음사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

따뜻한 겨울날의 암자순례

다른지방에서는 아직도 봄의기운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지만 이곳은 이른 봄날이라고 할 만큼.... 꽃망울들이 자꾸만 예뻐지면서, 마음을 싱숭생숭 하게 했다. 혼자보기 아까워서 예쁘게 꽃이 피는 매화 사진을 카톡으로 전했더니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방에 살고 있는 지인들은 3월 정도쯤이나 느낄수 있다는 봄소식이라고 부러워들 하지만 겨울이 엄청 짧은 이곳으로서는 즐거운 것인지, 어떤 것인지는 가늠이 안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어째튼 봄날같은 포근함은 이대로 겨울 끝, 봄의 시작이 되지는 않을까 생각해보는데... 언제 또다시 꽃샘추위가 다가올지는 예측도 못하면서 그래도 일단 봄날처럼 따뜻한 겨울이라는 것에 부담없이 산속을 헤매도 괜찮을 것 같았기에 암자순례를 하려고 산으로 갔다. 금정산 범어사 산내암자 '내원암'이다..

매화가 피고 있는 범어사에서

입춘이 지났기에 언제 또다시 추위가 찾아올 것인가는 예측할 수는 없었지만 한낮의 기온이 15~17도 까지 올라가는 것을 보니 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착각을 할 만큼 날씨는 포근했다. 동장군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겨울 끝자락에 아직은 음력 정월이었으므로 바람은 차거웠지만 꽃을 피우게 하는 훈풍에 이끌려 자꾸만 들길을 걷게 되는 요즘이다. 혹시 춥기만한 산사에도 봄꽃이 피고 있지는 않을까 기대를 해보면서 따뜻한 날씨를 핑계삼아 금정산 범어사의 부처님 뵙고 오려고 지하철을 탔다. 날씨가 포근해서인지 범어사 매표소를 들어서니 생각치도 않았던 홍매화가 눈에 띄었다. 도심 공원보다 더 추운 산사에서 홍매화를 본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산속 사찰에서의 홍매화! 아직은 활짝 피지 않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