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 내리는 날에 일부러 '기장 묘관음사'에 꽃무릇을 보러 갔었다가 꽃대만 삐죽삐죽 올라온 것이 마냥 아쉽기만 했었는데 오늘 음력 8월 초하루라서 안개비가 내리는 숲길을 걸어서 통도사 산문을 들어섰더니 이곳 저곳에서 보여지는 빨간 꽃이 설레임을 가져다 주었다. 눈이 절대로 내리지 않는 동해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묘관음사와 겨울에 눈이 내리는, 산속 깊숙히 들어 앉은 영축산 자락 통도사의 꽃이 피는 차이는 과연 무엇인가? 어째서 묘관음사보다 통도사가 더 빨리 꽃무릇이 활짝 피는 것인가 괜한 생각이 머릿속을 자꾸만 헷갈리게 했다. 어째튼 꽃무릇이 예쁘게 피고 있는 통도사에서의 하루는 우산을 쓰면 비가 멈췄고, 우산을 접으면 촉촉히 내려앉는 안개비 속에서 옷이 젖는줄 모른채, 북치고 장구치면서 즐기고 돌아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