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1168

꽃무릇이 예쁘게 핀 통도사

어제 비 내리는 날에 일부러 '기장 묘관음사'에 꽃무릇을 보러 갔었다가 꽃대만 삐죽삐죽 올라온 것이 마냥 아쉽기만 했었는데 오늘 음력 8월 초하루라서 안개비가 내리는 숲길을 걸어서 통도사 산문을 들어섰더니 이곳 저곳에서 보여지는 빨간 꽃이 설레임을 가져다 주었다. 눈이 절대로 내리지 않는 동해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묘관음사와 겨울에 눈이 내리는, 산속 깊숙히 들어 앉은 영축산 자락 통도사의 꽃이 피는 차이는 과연 무엇인가? 어째서 묘관음사보다 통도사가 더 빨리 꽃무릇이 활짝 피는 것인가 괜한 생각이 머릿속을 자꾸만 헷갈리게 했다. 어째튼 꽃무릇이 예쁘게 피고 있는 통도사에서의 하루는 우산을 쓰면 비가 멈췄고, 우산을 접으면 촉촉히 내려앉는 안개비 속에서 옷이 젖는줄 모른채, 북치고 장구치면서 즐기고 돌아왔..

가을, 묘관음사의 꽃무릇

그리 요란하지도 않게 추적거리며 내리는 가을비는 며칠 동안 계속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그것이 가을 장마일 것이라고는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아주 예쁘게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아침 부터 계속해서 내리는 비였기에 텃밭에도 갈 수 없다보니 이렇다하게 할 일이 없어서인지, 날궂이 하고 싶은 마음으로 해안로를 따라서 달려가는 버스를 무작정 타봤다. 어디로 갈 것인가? 일단 버스를 탔으나 비가 내리고 있었기에 선뜻 행선지가 생각나지 않았다. 그냥 비내리는 바다를 바라보며 종점 까지 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봤다. 집 주변 버스 승강장에서 버스를 타고 25분 정도 동해 남부 해안로를 따라 가다가 기장 임랑 해수욕장 주변에서 하차했다. 문득, 비내리는 한적한 해수욕장도 걷고 싶었고 그 주변에 있는 사찰에도 가보..

늦여름,능소화가 예쁜 통도사

처서를 며칠 앞두고 이제는 완전한 가을인줄 알았다가 무더위에게 뒷통수를 크게 맞은듯 했다. 막바지 더위는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진짜 더웠다. 가을 채소 심을 준비로 바빠진 텃밭 일은 우선 밭만들기였는데 올 여름 중에서 가장 더운 여름이라고 기록 할 만큼 고통스러웠으나 그래도 일을 할 수 밖에 없음이 숙명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요즘이다. 우선 풀을 뽑고, 삽질을 해야 했고 ,거름을 뿌려놓았다가 쌈채소들과 당근 씨를 뿌려야 했고, 쪽파를 심어야 했다. 그러나 오전 6시의 들판은 약간 서늘했으나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들판은 바람 한점 없이 숨이 막힐 만큼 더웠다. 그동안 태풍 때문에 긴장을 하면서도 고마워 했던 태풍 영향의 시원한 바람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면서 세상은 다시 무더위와 열대야의 포로가..

늦여름날 통도사 배롱나무꽃

태풍의 영향인줄도 모르고 괜히 가을이 왔다고 호들갑 떨었음을 반성해본다. 왜냐하면 날씨는 가을로 직진하는 것이 아니라 역방향으로 주행하고 있었음에 꽤나 황당해 했던 날이었다. 오늘의 낮 최고 기온은 29도 였으며,매미는 또다시 시끄러웠고 아침부터 예고에 없었던 비가 내린후 갑자기 바람 한점 없는 무더위로 돌변했다. 그늘진 곳은 선풍기 바람처럼 시원했었으나 대체적으로 햇볕은 따가웠고, 걷기 힘들 정도로 땀을 흘리게 했다. 갈 곳 못찾아 방황했던 태풍이 제 갈 길로 간 것 같아서 또 검색을 해봤더니 온대 저기압으로 악화되어 일본 삿포로 북북동쪽 약470km 부근 해상에 접근 예정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7호 태풍 '란'은 24시간 이내에 온대 저기압으로 변질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제는 가을이 왔나 할 ..

통도사 오래된 고목나무들

이제 부터 집에서 에어컨 켜는 것은 올 여름에는 끝이난 것 같았다. 선풍기를 켜면 춥다는 생각이고 선풍기를 켜지 않으면, 조금 답답하다는 느낌인데 그래도 답답함을 면하기 위해서 꾹참고 선풍기를 켜놓으면 따뜻한 물 한잔 먹고 싶을 만큼의 추위가 느껴진다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 계속해서 시원한 바람과 하루가 멀다하고 기온이 내려가는 것이 아마도 이땅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이방인 처럼 떠도는 태풍의 영향이라고 자꾸만 핑계를 댔었건만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진짜 가을이 아닌가를 생각해본다. 오늘은 양력 8월17일이며, 음력으로는 7월 초이튿날이다. 어제 초하루에는 집에 이것 저것 바쁜 일이 있어서 초이튿날인 오늘 절집으로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통도사 산문으로 들어서면서 뜻하지 않게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

배롱나무꽃이 활짝 핀 통도사

날마다 우중충하면서 비가 내리는 날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푹푹 찌는듯한 불볕 폭염의 맑은 날씨가 좋은 것인지? 도대체 어느쪽이 좋은 것인가, 가늠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31도의 한낮 폭염속 숲길을 걸어서 절집으로 가는 길은 엄청난 고행 길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래도 나혼자 걷는 숲길이 아닌 것만으로 위안이 되는듯... 부처님을 뵙기위한 불자들의 발길은 끝도없이 이어지고 있었음에 잠시나마 고행이었음을 반성하며, 수행이었노라고 웃어본다. 음력 6월 초하루였던 엊그제 화요일(7월18일)에는 하루종일 폭우가 쏟아져서 절집에 다녀오지 못했고 초이튿날에는 비는 내리지 않았으나 텃밭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오늘 음력 6월 초3일(7월 20일)에 통도사에 다녀왔다. 7월이 시작되면서 비가 내리는 날만 계속되어서 폭..

통도사 경내의 꽃나무 열매들

날씨가 뜨거워지면서 차츰 가뭄의 조짐이 보여지길래 조금은 불안해 했던 초여름의 시간들이었다. 텃밭 농사를 짓다보니 비가 많이 내려도 걱정, 비가 내리지 않아도 걱정타령이다. 그런데 예보 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이 지난밤 부터, 오늘 오전 내내 흠뻑 비가 내려 주었다. 덕분에 비옷을 입고서라도 텃밭의 잡풀을 뽑다보니 비 덕분에 풀이 너무 잘뽑혀서 비 맞은 후의 감기 걱정은 나중 생각할 만큼 속이 후련했던 고마운 날이었다. 그래도 풀이 진짜 잘뽑히니까 내일도 비가 더 와줬으면 하는 바램... 그것도 욕심이 되는 것인가 그냥 웃어봤다. 엊그제 통도사에 다녀오면서 숲길에서 예쁜꽃을 만났다. 언뜻 보면 흰동백꽃 같기도 하고 또 차나무꽃 처럼 보여지는 하얀 꽃은 '노각나무'꽃이었다. 2년 전에 가지산 석남사로 들어가..

음력 5월 초이틀 통도사 풍경

아직은 시끄러운 매미소리가 전혀 들리지는 않지만... 초여름의 기온은 숨이 막힐 만큼 뜨거웠고 30분 정도 걸어야 하는 숲길을 가면서 흐르는 땀방울은 손수건을 흠뻑 적실 만큼의 무더운 날이었다. 양력 6월19일은 음력 5월 초이튿날이었다. 공교롭게도 음력 5월 초하루는 휴일이었기에 이번에도 또 정상적인 초하루를 지키지 못한채, 이튿날이라도 절에 다녀오게 된 것이 참 다행스러웠다고 생각해봤다. 언제나 처럼 토요일과 일요일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휴일이 되겠지만 내게는 일을 하러 가는 날이라는 것이 사명감 처럼 되어 있었기에 절에 가기 위해 하루를 건너 띌 수는 없었음이 현실이라는 것을 인정 해야 하는 씁쓸함이 있었다. 그래도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에 마음 편안하게 절에 다녀올 수 있었음을 그냥 감사하..

수국이 예쁘게 핀 산사에서

날씨가 우중충 하던지 아니면 너무 더워서 밖으로 나가는 것이 고통스럽던지 말던지 마음을 비웠더니 며칠 동안의 기온은 22~25도에서 머물러 있었다. 이런 것이 초여름의 정상적인 기온이 아닐까 고마워 하면서... 집근처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는 사찰까지 바람도 쐬면서 걷기운동 할겸 부처님을 뵈러 갔었다. 이곳 사찰은 23년 전에 친정 어머니가 먼곳으로 떠나셨을때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빌기위해 처음으로 찾아갔던 절집이었다. 불교의식에 대한 것을 아무 것도 모르면서 찾아갔던 절집은... 노보살님들의 도움 덕분에 초보불자로서 3년 동안 착실하게 어머니를 위한 기도를 할 수 있었다. 그당시를 생각하면 너무 감사해서 지금은 다른 사찰을 재적사찰로 두고 있지만 친정집을 가듯... 가끔씩 부처님을 뵈러 가는그러한 곳이다...

암자 주변의 5월 끝자락 풍경

흔히 늦봄이라고 하는 5월의 기온 변화는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적으로 했던,참으로 변덕스러웠던 날들이었다. 그랬던 5월이었는데 하루만 지나면 초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이건만 오늘의 날씨는 하루종일 18도에 머물렀다. 여름옷에 봄옷을 곁들여 입어야 하는... 그래서 병원에는 감기환자가 제법 많다는 소식을 들었다. 갑자기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목구멍이 뜨끔뜨끔이며, 몸도 으슬으슬.. 일반적인 감기증세가 몸을 괴롭히기에 따끈하고 얼큰한 콩나물국을 끓여서 먹었더니 엊그제만 해도 몹시 더워서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었던 시원한 메밀국수의 맛이 엄청 차겁게 느껴졌다. 나의 입맛이 참 간사하다는 생각은 순전히 기온탓이라고 변명해본다. 그렇게 기온 변화가 심했던 5월은 여전히 온갖 꽃들이 피고 지고 했으며 5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