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1155

봄날이 예쁜 암자 뜰앞에서

암자로 가는 길은 언제나 예뻤고, 걸으면서 사색할 수 있어서 마음 편안한 길이다. 맑은 새소리도 들을 수 있고, 계곡물 흐르는 소리도 괜찮았다. 그러나 기온은 어느때는 봄날 같았고 또 어느때는 초여름 같은 날씨였으나 그래도 깊은 산속이라서인지 계절이 조금 늦었기에 피고 있는 꽃들은 아직은 4월에 피는 꽃들인 것 같아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여름꽃보다는 봄꽃에 미련이 남았기 때문이다. 추위에 민감하면서도 추운 것은 견딜수 있지만 더위가 시작되는 5월의 초여름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더위로 인해 짜증스러움도 곁들여졌다. 앞으로 다가오는 더위를 어찌 감당해야 하는지 벌써 부터 덥다는 느낌으로 스트레스가 되는 5월의 둘째날이다. 암자로 가는 숲길에 '덜꿩나무'꽃이 제법 하..

통도사,연등 나부끼는 봄날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영축산 남쪽 기슭에 위치한 통도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 15교구 본사이다. 통도사는 신라 선덕여왕 15년(646)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자장율사가 당나라 구법(求法)중에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와 가사및 경책을 금강계단을 쌓은 뒤 봉안하고 사찰이름을 통도사라고 했다고 한다. 통도사는 삼보사찰 중 불보(佛寶)사찰인데 이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금강계단에 봉안하고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통도사 대웅전에는 따로 불상을 모시고 있지 않았다 일주일 전, 음력 3월 초하루(양력 4월 20일)에 다녀온 통도사는 한달 앞둔 '부처님 오신날'의 행사 준비로 곳곳에서 바쁜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소나무 숲길을 걸어가면서 만난 오색연등이 나부끼는 모습은 이때 아니면 절대로 볼..

범어사 경내의 아름다운 풍경

날씨는 여전히 춥고, 바람은 너무 심하게 불었다. 4월 중순의 날씨가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할 만큼 추웠기 때문에 세탁을 해서 넣어두었던 겨울옷을 다시 꺼내 입게 되었다. 아마도 초여름으로 가는 날짜를 늦춰보려는 자연의 꼼수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도 날씨가 춥거나 말거나 5월에 피는 하얀꽃들은 앞당겨서 피고 있었고 암자산행을 핑계로 하얀꽃들을 영접하려고 금정산으로 올라갔다가 부처님 오신 날은 한달 가량 남았지만, 사찰에 볼 일도 있어서 집 주변에서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는 금정산 범어사에서 하루를 보내고 왔다. 생각없이 바라보다가 연등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풍경이었다. 초파일을 앞둔 이맘때 가장 예쁜 풍경은 연두빛으로 색칠을 해놓은듯한 풍경속에서 나부끼는 오색연등이었다. 돌담과 연두빛과 ..

금정산 범어사 등나무꽃

거리에는 하얀 이팝나무꽃이 절정을 이룬듯 했다. 소복소복 하얀 눈이 쌓인 것 같은 풍경이 멋져보이기도 했으나 마음 한켠은 왜 자꾸 애잔해지는 것인지? 그런데 날씨 마져 5월을 마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뒷걸음질 치면서 계속해서 바람은 날아가버릴듯 세차게 불었고 으시시 감기들기 딱 좋은 스산한 날씨에 멈춰 있는 것 같았다. 절에 가느라 전철을 타고 시외를 벗어나면서 차창 밖으로 보여지는 풍경속에는 연보라빛 오동나무꽃과 등나무꽃이 헷갈릴 만큼 많이 피어 있었다. 그러잖아도 하얀꽃이 피는 이 계절에, 조금은 슬퍼보이는듯한 연보라빛 꽃이 괜히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 처럼 신경을 쓰이게 했다. 왜냐하면 연보라빛으로 피는 꽃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4월 중순에 피는 오동나무꽃과 등나무꽃은.... 그래서 바..

작은 암자의 4월 중순 풍경

어제는 기온이 25도 까지 올라가서 집안일을 하기에도 약간은 버거웠었다. 그래서 초여름이 벌써 찾아온 것인가 해서 선풍기 까지 틀어놨더니 오늘은 어이없게도 15~17도에 바람까지 심하게 불었다. 한치 앞도 모르는 봄날의 날씨는 하루 하루가 예측할 수 없었지만 걸어다니기에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은 서늘한 날이 되어주었다. 그런데... 미세먼지로는 무언가 부족했었던지? 노란 송화가루 날리는 4월 중순의 날씨는 희뿌연 하다못해 눈을 제대로 뜰 수 없는... 안개 속 같은 하루가 되었다. 어제가 초하루였지만, 집안에 부득이한 일이 있어서 오늘 초이틀에 절에 갔었더니 뻐꾸기는 아직도 온다는 기별이 없는데, 아카시아꽃은 피고 있었고 생각치도 않았던 송화가루가 세상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것 같았다. 모든 꽃들이 일찍..

4월 봄날에 장안사 가는 길

그렇게도 며칠동안 세차게 불던 바람이 웬일로 잦아지는가 했더니 생각치도 않았던 비 소식이 있었다. 일기 예보에는 오후쯤에 비 소식이 있다고 해서 장안사에 가려고 집을 나섰건만, 예보와는 달리 낮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또한번 기상청에게 놀림당한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눈빠지게 기다리던 단비였기에 그러려니 하면서 장안사행 마을버스를 탔다. 바람 한점없이 추적거리며 내리는 봄비는 인기척 없는 호젓한 산길을 걷기에는 딱 안성맞춤이었다. 연두빛 초목들이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혼자서 걸어가는, 인적드문 길을 걷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해마다 이맘때, 내가 죽기 전 까지는 꼭 걸어가야 하는 길이었기에 서글픔과 착잡함은 우선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며칠 있으면 우리집 아저씨 기일이었기에 그 ..

통도사의 벚꽃 피는 봄날

꽃이 피고 지고를 지켜보면서 짧은 봄날의 하루해가 열흘이 지나간 것 처럼 빨리 지나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눈깜짝 할 사이에, 엊그제 피었던 꽃이 벌써 사그러들고 꽃봉오리를 예쁘게 만들고 있는 꽃나무를 보고 돌아서면 어느새 꽃이 활짝 피고 있음이, 요즘 봄날의 성급함을 자꾸 느끼게 했다. 지난 3월 중순에 다녀왔던 통도사에도 지금쯤이면 벚꽃이 모두 사라졌겠지만 다녀온 후 어찌 어찌 하다보니 시간과의 다툼속에서 내가 휘말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진을 찍어왔지만, 벌써 지나간 과거가 되었음에 겸연쩍은 마음으로 또다시 미뤄놨던 밀린 숙제를 해야 하는 처지가 우습기만 했다. 그래도 아름다운 통도사의 벚꽃 피는 봄날 풍경을 그냥 못본체 할 수 없어서 미뤄놨던 사진으로라도 봄날을 만끽하고 싶었다. 통..

진달래꽃이 있는 암자 가는 길

큰병원에서 검진이 있어 오랫만에 도심으로 나가보았다. 심봉사 눈 뜬 것 처럼 촌사람이 도심으로의 외출은 눈이 번쩍 뜨였다. 그러나 봄날 세상이 꽃대궐속에 사는 것 같은 호사스러움은 해운대 해수욕장 쯤에서 멈춤이 되었다. *우리집은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 기장읍이었기에 좌석버스를 타고, 도심으로 나가려면 해운대 해수욕장을 지나쳐 간다. 어쩌다가 한번씩 눈에 띄는 벚꽃 풍경에도 만족하는 도심사람들 보다는 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들길 ,해안길 ,시골마을길 그리고 숲길에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처럼 사는 것이 그래도 꽤 답답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자연속에서 사는 그것이 어쩜 큰 행복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여지는 집 주변의 길고 긴 벚꽃터널은 기장읍내 전체가 눈이 부시게 아..

통도사의 아름다운 봄날에

화려했던 봄날이 흔적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 처럼... 벌써 아파트 주변에는 벚꽃이 지고 있었다. 세찬 바람은 인정사정 없이 꽃잎을 떨구게 했다. 떨어지는 벚꽃잎은 훨훨 흰나비 처럼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펄펄 눈이 내리듯 아파트 소공원에는 바람에 의해 하얀 꽃눈이 쌓여가고 있었다. 겨울에는 그렇게도 볼 수 없었던 하얀 눈인데 천상의 하얀 눈이 마법에 걸려서 꽃눈으로 변한 것처럼 꽃눈은 아주 예쁜 모습이지만, 곧 눈이 녹듯... 속절없이 사라져감에 또한번 마음을 심란스럽게 하는 것 같았다. 지난번에 다녀오면서 찍어 두었던 통도사의 아름다운 봄날 사진을 이제서 들여다보게 되었다. 시도때도 없이 집 주변에 피어나는 봄꽃들 덕분에 뒤로 밀려버린 통도사의 봄날 풍경들인데 꽃이 자꾸만 사라지고 있는 짧은 봄날에 더이..

통도사 취운암의 봄풍경

엊그제 윤달 2월 음력 초하룻날에 생각치도 않은 집안일이 생겨서 그것을 해결하느라고 초하룻날에 절에 가는 것을 지키지 못했다. 초이튿날인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또 날짜를 어기게 되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음력 초3일에는 꼭 절에 가야 되겠기에 길을 나섰는데... 비가 내렸던 다음 날이라서 그런지 몸은 으시시 할 만큼 추웠고 날씨는 우중충 흐림이라서 감기들기 딱 좋은 날이었다. 날씨가 그런데도 가는 곳마다 벚꽃이 많이 피어 있었고 온갖 봄꽃들이 화사한 꽃세상을 만들어놨는데 날씨가 뒷받침 해주지 않으니까 마음 까지 우중충...아쉽기만 했던 날이었다. 그래도 통도사 산문을 들어서면서 보여지는 꽃들 때문인지 날씨는 추웠어도 발걸음은 생각보다 훨씬 가벼웠던 것 같았다. 통도사에서 사리탑 참배와 각 전각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