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1169

암자 주변의 5월 끝자락 풍경

흔히 늦봄이라고 하는 5월의 기온 변화는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적으로 했던,참으로 변덕스러웠던 날들이었다. 그랬던 5월이었는데 하루만 지나면 초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이건만 오늘의 날씨는 하루종일 18도에 머물렀다. 여름옷에 봄옷을 곁들여 입어야 하는... 그래서 병원에는 감기환자가 제법 많다는 소식을 들었다. 갑자기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목구멍이 뜨끔뜨끔이며, 몸도 으슬으슬.. 일반적인 감기증세가 몸을 괴롭히기에 따끈하고 얼큰한 콩나물국을 끓여서 먹었더니 엊그제만 해도 몹시 더워서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었던 시원한 메밀국수의 맛이 엄청 차겁게 느껴졌다. 나의 입맛이 참 간사하다는 생각은 순전히 기온탓이라고 변명해본다. 그렇게 기온 변화가 심했던 5월은 여전히 온갖 꽃들이 피고 지고 했으며 5월 끝..

5월중순 암자가는 길에서

음력 4월 초3일에 통도사에 갔었고, 부처님 뵙는 볼 일이 끝난 후에는 으례히 늘 그랬듯이 암자로 가는 숲길로 향했다. 혼자서 사색하는 마음으로 숲길을 한바퀴 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 된다는 것을 나의 발걸음은 잘알고 있었기에 비가 내리고 있었어도 습관처럼 숲길을 걸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봤다. 마음속의 큰 번뇌는 없었지만, 암자로 가는 숲길을 걸으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것이 일상의 활력소가 되는 것 같았다. 숲길을 걸으면서 제 철에 피는 꽃을 만나게 되고, 맑은 새소리도 듣고 줄기차게 흘러내리는 계곡물소리를 듣게된다. 그러다보면, 내 나름의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 사색의 시간이 되어주는데 혼자만의 생각은 미래 지향적인 생각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나간 날의 회한을 곱씹는 것도 아니건만 그냥 암자로 가..

초파일을 며칠 앞둔 통도사

음력 4월이 시작된지 오늘이 3일째, 정확하게 오늘은 음력4월 초3일이다. 주말(토요일, 일요일) 알바 때문에 부득이하게 초하룻날에 절에 가는 것을 이틀 뒤로 미뤄야 했다. 왜냐하면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라기 보다는 책임감과 신용이라는 것이 발목을 잡은듯 했다. 어차피 부처님 오신날인 음력 4월 초파일에도 주말 알바 때문에 갈 수가 없었기에 겸사 겸사 오늘 다녀오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했다. 꼭 오늘 바쁘게 다녀와야 했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통도사 불사리탑에서 탑돌이 할 수 있는 기간은 매달 음력 초하루에서 ~음력 초삼일 까지 사리탑 개방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음을 변명해본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생각치도 않은 비소식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낮12시..

또하나의 금정산 암자 가는 길

어린이날 연휴내내 지겹도록 내렸던 비가 그친 후 날씨는 또다시 뒷걸음질을 해서 겨울로가고 있었다. 봄날씨가 아무리 변덕이 심하다고 해도 이럴수가 있는가 할 만큼 기후변화는 가늠이 안될 만큼 요상했다. 반팔옷을 입을 정도로 더웠던 초여름의 엊그제 날씨는 간 곳 없고 겨울 패딩옷을 꺼내 입을 정도로 기온은 끝도없이 추락하는 것 같았다. 비가 많이 내린다고 오두방정으로 날아들던 안전 문자 메세지의 지나친 관심과 걱정은.. 정말 그렇게 되기위해 무던히도 노력한 것 처럼 보여졌다. 연휴 첫날에는 이슬비 수준이었던 것이 점점 시간이 갈 수록 연휴내내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은 모든이들의 발을 꼼짝 못하게 묶어 놓았다. 야속할 만큼 퍼붓는 비바람은 기온을 추락하게 했고 모종을 심어서 아직은 적응도 안된, 텃밭의 어린 농..

봄날이 예쁜 암자 뜰앞에서

암자로 가는 길은 언제나 예뻤고, 걸으면서 사색할 수 있어서 마음 편안한 길이다. 맑은 새소리도 들을 수 있고, 계곡물 흐르는 소리도 괜찮았다. 그러나 기온은 어느때는 봄날 같았고 또 어느때는 초여름 같은 날씨였으나 그래도 깊은 산속이라서인지 계절이 조금 늦었기에 피고 있는 꽃들은 아직은 4월에 피는 꽃들인 것 같아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여름꽃보다는 봄꽃에 미련이 남았기 때문이다. 추위에 민감하면서도 추운 것은 견딜수 있지만 더위가 시작되는 5월의 초여름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더위로 인해 짜증스러움도 곁들여졌다. 앞으로 다가오는 더위를 어찌 감당해야 하는지 벌써 부터 덥다는 느낌으로 스트레스가 되는 5월의 둘째날이다. 암자로 가는 숲길에 '덜꿩나무'꽃이 제법 하..

통도사,연등 나부끼는 봄날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영축산 남쪽 기슭에 위치한 통도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 15교구 본사이다. 통도사는 신라 선덕여왕 15년(646)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자장율사가 당나라 구법(求法)중에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와 가사및 경책을 금강계단을 쌓은 뒤 봉안하고 사찰이름을 통도사라고 했다고 한다. 통도사는 삼보사찰 중 불보(佛寶)사찰인데 이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금강계단에 봉안하고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통도사 대웅전에는 따로 불상을 모시고 있지 않았다 일주일 전, 음력 3월 초하루(양력 4월 20일)에 다녀온 통도사는 한달 앞둔 '부처님 오신날'의 행사 준비로 곳곳에서 바쁜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소나무 숲길을 걸어가면서 만난 오색연등이 나부끼는 모습은 이때 아니면 절대로 볼..

범어사 경내의 아름다운 풍경

날씨는 여전히 춥고, 바람은 너무 심하게 불었다. 4월 중순의 날씨가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할 만큼 추웠기 때문에 세탁을 해서 넣어두었던 겨울옷을 다시 꺼내 입게 되었다. 아마도 초여름으로 가는 날짜를 늦춰보려는 자연의 꼼수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도 날씨가 춥거나 말거나 5월에 피는 하얀꽃들은 앞당겨서 피고 있었고 암자산행을 핑계로 하얀꽃들을 영접하려고 금정산으로 올라갔다가 부처님 오신 날은 한달 가량 남았지만, 사찰에 볼 일도 있어서 집 주변에서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는 금정산 범어사에서 하루를 보내고 왔다. 생각없이 바라보다가 연등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풍경이었다. 초파일을 앞둔 이맘때 가장 예쁜 풍경은 연두빛으로 색칠을 해놓은듯한 풍경속에서 나부끼는 오색연등이었다. 돌담과 연두빛과 ..

금정산 범어사 등나무꽃

거리에는 하얀 이팝나무꽃이 절정을 이룬듯 했다. 소복소복 하얀 눈이 쌓인 것 같은 풍경이 멋져보이기도 했으나 마음 한켠은 왜 자꾸 애잔해지는 것인지? 그런데 날씨 마져 5월을 마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뒷걸음질 치면서 계속해서 바람은 날아가버릴듯 세차게 불었고 으시시 감기들기 딱 좋은 스산한 날씨에 멈춰 있는 것 같았다. 절에 가느라 전철을 타고 시외를 벗어나면서 차창 밖으로 보여지는 풍경속에는 연보라빛 오동나무꽃과 등나무꽃이 헷갈릴 만큼 많이 피어 있었다. 그러잖아도 하얀꽃이 피는 이 계절에, 조금은 슬퍼보이는듯한 연보라빛 꽃이 괜히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 처럼 신경을 쓰이게 했다. 왜냐하면 연보라빛으로 피는 꽃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4월 중순에 피는 오동나무꽃과 등나무꽃은.... 그래서 바..

작은 암자의 4월 중순 풍경

어제는 기온이 25도 까지 올라가서 집안일을 하기에도 약간은 버거웠었다. 그래서 초여름이 벌써 찾아온 것인가 해서 선풍기 까지 틀어놨더니 오늘은 어이없게도 15~17도에 바람까지 심하게 불었다. 한치 앞도 모르는 봄날의 날씨는 하루 하루가 예측할 수 없었지만 걸어다니기에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은 서늘한 날이 되어주었다. 그런데... 미세먼지로는 무언가 부족했었던지? 노란 송화가루 날리는 4월 중순의 날씨는 희뿌연 하다못해 눈을 제대로 뜰 수 없는... 안개 속 같은 하루가 되었다. 어제가 초하루였지만, 집안에 부득이한 일이 있어서 오늘 초이틀에 절에 갔었더니 뻐꾸기는 아직도 온다는 기별이 없는데, 아카시아꽃은 피고 있었고 생각치도 않았던 송화가루가 세상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는 것 같았다. 모든 꽃들이 일찍..

4월 봄날에 장안사 가는 길

그렇게도 며칠동안 세차게 불던 바람이 웬일로 잦아지는가 했더니 생각치도 않았던 비 소식이 있었다. 일기 예보에는 오후쯤에 비 소식이 있다고 해서 장안사에 가려고 집을 나섰건만, 예보와는 달리 낮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또한번 기상청에게 놀림당한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눈빠지게 기다리던 단비였기에 그러려니 하면서 장안사행 마을버스를 탔다. 바람 한점없이 추적거리며 내리는 봄비는 인기척 없는 호젓한 산길을 걷기에는 딱 안성맞춤이었다. 연두빛 초목들이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혼자서 걸어가는, 인적드문 길을 걷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해마다 이맘때, 내가 죽기 전 까지는 꼭 걸어가야 하는 길이었기에 서글픔과 착잡함은 우선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며칠 있으면 우리집 아저씨 기일이었기에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