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1155

매화 향기가 있는 통도사 풍경

요즘, 어스름 초저녁에 걷기운동을 하기 위해서 들길을 산책하다보면 자꾸만 주변을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점점 들길에 매화 꽃송이가 늘어나면서 느껴지는 매향 때문이었다. 한낮에 들길을 걸으면 바람에 스치듯 풍겨오는 매향은 기분을 좋게 했지만 저녁 산책길에서는 먼곳 까지 은은하게 스며드는 매화 향기는 순간 순간 느끼게 되는 알 수 없는 그리움 같은 것이 마음속 까지 애잔하게 파고들면서 가슴을 시리게 할 때가 있었다. 옛날 사람들은 이러한 향기를 암향(暗香)이라고 표현 했다고 한다. 암향(暗香)은 달빛 어스름한 저녁에 멀리서 은은하고 청아하게 풍겨오는 매화의 향기를 일컫는 말이라고 했다. 아직은 삭막한 겨울풍경인데 들길에서 희끗 희끗 눈에 띄는 것은 모두 매화라는 것이었기에 흐뭇했으나 ..

통도사 분홍매화의 아름다움

계묘년 음력 2월 초하룻날의 날씨는 갑작스런 꽃샘 추위로 코 끝이 시릴 만큼 진짜 많이 추웠다. 그래도 초하룻날이니까 ... 부처님 뵈러 가는 발걸음들은 춥거나말거나 엄청난 인파였다. 그 인파속에서 나의 발걸음도 덩달아 바쁜척 하는 것 같았다. 그 이유인즉 한달 전의 음력1월 초하룻날 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피어 있을 통도사 경내의 홍매화들을 생각해보니 괜히 들뜬 기분은 아닌가 였다. 해마다 음력 2월 초하루쯤에는 가장 예쁜 모습으로 홍매화의 화사함을 볼 수 있기 때문인지 이때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이 더 가벼워진 것 같았다. 각각 전각의 부처님을 뵙고 난 후, 매향이 그윽한 경내에서의 시간들은 꽤나 즐거움이 되어서 추위도 잊은듯, 한동안 머무르게 해주었다. 분홍겹매화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해봤..

동백꽃이 아름다운 묘관음사

며칠동안 걷기운동 할 때마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혀서 이제는 완연한 봄이려니 생각했건만 그것이 착각인듯...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는 감기들기 딱 좋을 만큼 많이 추워졌다. 초하룻날이라서 절집으로 가면서 그래도 꽃이 피는 이른 봄날이니까 한 겨울 보다는 약간 허술하게 옷을 입고 집을 나섰더니 하루종일 어찌나 추웠던지? 바쁘게, 활기차게 산길을 걸어갔어도 땀 한방울 나오지 않는 싸늘함이었다. 옷깃속으로 파고드는 차거운 바람은 영락없는 꽃샘 추위, 봄을 시샘하는 추위였음을 인정했어야 했다. 그래도 계곡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들려온다는 것이 어느 만큼 까지 봄이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또하나의 봄의 전령사 '버들강아지'가 눈을 떴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개울가에서 탐스럽게 피고 있는 버들강..

부산 기장읍 묘관음사 에서

해마다 이맘때, 2월 중순쯤에는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옮겨지는 곳이 있다.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니건만... 2월이 되면 자꾸만 가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는 생전의 우리집 아저씨와 마지막으로 갔었던 사찰이라는 것이 잠재의식 속에서 늘 이맘때 발걸음을 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봤다 날씨도 그렇고, 갈만한 곳도 마땅치 않고,마음은 이유없이 휑하고... 그래서 찾아간 곳이 부처님이 계시는 사찰이었다. 묘관음사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임랑리 임랑해수욕장이 바라다 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 임제종가 사찰이다. 창건연도는 그리 오래된 사찰은 아니지만 청담 ,성철,서옹,월산 등 당대의 선지식 승려들이 법을 위해 수행정진 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이곳 묘관음사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

따뜻한 겨울날의 암자순례

다른지방에서는 아직도 봄의기운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지만 이곳은 이른 봄날이라고 할 만큼.... 꽃망울들이 자꾸만 예뻐지면서, 마음을 싱숭생숭 하게 했다. 혼자보기 아까워서 예쁘게 꽃이 피는 매화 사진을 카톡으로 전했더니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방에 살고 있는 지인들은 3월 정도쯤이나 느낄수 있다는 봄소식이라고 부러워들 하지만 겨울이 엄청 짧은 이곳으로서는 즐거운 것인지, 어떤 것인지는 가늠이 안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어째튼 봄날같은 포근함은 이대로 겨울 끝, 봄의 시작이 되지는 않을까 생각해보는데... 언제 또다시 꽃샘추위가 다가올지는 예측도 못하면서 그래도 일단 봄날처럼 따뜻한 겨울이라는 것에 부담없이 산속을 헤매도 괜찮을 것 같았기에 암자순례를 하려고 산으로 갔다. 금정산 범어사 산내암자 '내원암'이다..

매화가 피고 있는 범어사에서

입춘이 지났기에 언제 또다시 추위가 찾아올 것인가는 예측할 수는 없었지만 한낮의 기온이 15~17도 까지 올라가는 것을 보니 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착각을 할 만큼 날씨는 포근했다. 동장군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겨울 끝자락에 아직은 음력 정월이었으므로 바람은 차거웠지만 꽃을 피우게 하는 훈풍에 이끌려 자꾸만 들길을 걷게 되는 요즘이다. 혹시 춥기만한 산사에도 봄꽃이 피고 있지는 않을까 기대를 해보면서 따뜻한 날씨를 핑계삼아 금정산 범어사의 부처님 뵙고 오려고 지하철을 탔다. 날씨가 포근해서인지 범어사 매표소를 들어서니 생각치도 않았던 홍매화가 눈에 띄었다. 도심 공원보다 더 추운 산사에서 홍매화를 본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산속 사찰에서의 홍매화! 아직은 활짝 피지 않고, 이..

산사에 찾아든 봄의 전령사

어제 오후 부터, 오늘 아침 까지 이곳의 기온은 영하13도 였으며 하루종일 영하 4~6도에 머물렀다. 이곳은 동해남부 해안가 지역이기에 설명절이 지나면 곧바로 봄소식이 전해지는데... 봄이오는 길목에서 동장군의 횡포는 이곳도 빼놓지는 않았다. 눈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인색하게 굴더니만 맹추위에 대해서는 웬일인지 왕따를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우스웠다. 전국적으로 찾아든 엄동설한 속에 함께 동참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날씨가 추웠어도 걷기운동은 하루도 멈출수가 없어서 따뜻함으로 완전무장을 한 후 밖으로 나갔다. 추운날, 밖에 나가서 가장 먼저 눈여겨 볼 것들은 공원길이나 시골동네, 들판의 과수원길에 있는 매실나무에 잔뜩 부풀어 오르고 있는 매화의 꽃봉오리들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추웠던, 지난밤을 무사히 ..

통도사 경내에 핀 홍매화

엄청 추우니까 조심하라고... 시도때도 없이 날아드는 수많은 안전 문자 메세지 덕분에 방한복과 목도리로 꽁꽁 싸매고 걷기운동을 나가봤다. 한낮의 최저기온은 영하7도 집주변 산등성이에서 불어오는 거센 바람 까지 옵션이 되어준듯 실제로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영하10도가 넘는 것 같았다.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맹추위 동장군의 기세는 진짜 위풍당당 그 자체였다. 정말 겨울스런 추위라는 것을 실감하면서 겨울은 겨울다워야 했음을 비로서 체험하게 된 것에 기분은 괜찮았다. 8,700보 정도 걷기운동 하면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다니다보니 눈물이 나올 만큼 추웠다. 들길을 지나면서 매실나무에 수없이 맺혀 있는 꽃봉오리를 살펴보았더니 단 한개라도 추위에 얼어 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밤 부터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은..

정월 초하룻날, 통도사 홍매화

계묘년 음력 정월 초하루는 설명절이었기에 차례 모시고, 손님 치루느라 바쁜시간들을 쪼갤 수 없어서 정월 초이튿날인 오늘 통도사에 다녀왔다. 날씨가 몹시 추울 것이라는 일기예보 때문에 조금 걱정을 했었지만 생각보다는 훨씬 날씨가 따뜻했음에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내일은 엄청 추워질 것이라는 안전문자가 하루종일 휴대폰을 시끄럽게 했다. 오전 8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오후 6시에 집으로 돌아오는 그 시간동안 통도사 주변의 양산, 울산, 부산 그리고 집주변의 기장군청 관공서에서 날아드는 문자메세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추운날 조심하시라는...안전문자 메세지가 요즘은 큰 스트레스가 될줄이야 얼마나 추울 것인가" 은근히 재미삼아 기대를 해본다. 집주변의 곳곳에서 꽃이 피고 있는 매화 소식에 혹시 통..

한 해의 끝자락 장안사에서

인생길을 걸어오면서 어차피 떠나보내야 하는 한 해의 끝자락은 언제나 겪어왔던 일인데 왜 그렇게 마음이 착잡해지는 것인지? 그것은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짧아진다는 것에 대한 서글픔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래도 어김없이 찾아드는 새해는 막을 수 없으니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또 마음을 비우게 된다. 한 해를 보내면서 절집에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장안사로 발걸음을 했다. 장안사는 나의 재적사찰이었으므로 교무금을 납부해야 했고, 절집 달력을 가져와야 했으며 나름대로 부처님전에서 한 해의 마무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한 해를 보내는 부처님 전에서의 기도는 한 해 동안 평온한 마음으로 잘 살아왔다는 감사의 백팔배였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장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