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초파일을 며칠 앞둔 통도사

nami2 2023. 5. 22. 22:38

음력 4월이 시작된지

오늘이 3일째, 정확하게 오늘은 음력4월 초3일이다.
주말(토요일, 일요일) 알바 때문에

부득이하게 초하룻날에 절에 가는 것을 이틀 뒤로 미뤄야 했다.
왜냐하면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라기 보다는
책임감과 신용이라는 것이 발목을 잡은듯 했다.

어차피 부처님 오신날인  음력 4월 초파일에도
주말 알바 때문에 갈 수가 없었기에
겸사 겸사 오늘 다녀오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했다.

꼭 오늘 바쁘게 다녀와야 했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통도사 불사리탑에서 탑돌이 할 수 있는 기간은
매달 음력 초하루에서 ~음력 초삼일 까지
사리탑 개방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음을 변명해본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생각치도 않은 비소식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낮12시 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설마 했었다.
우천시에는 사리탑 개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낮12시 부터, 비가 내리긴 했지만
우산은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촉촉하고 예쁘게
그것도 바람 한점없이 내리는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려주었다.

부처님 오신날이 정확하게 5일 남았다.
그래서 그런지

경내의 연등 행렬은  초파일 준비가  마무리 된 것 처럼 보여졌다.

통도사 대웅전(국보제290호) 건물에도 연등이 멋진 모습으로 단장 되었다.

목조건물인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645년 우운스님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정면인 남쪽에는 금강계단(金剛戒檀),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大方廣殿)

북쪽은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는 각각 다른 편액이 걸려있다.

 

통도사 창건설화가 있는 구룡지에도
용의 모형으로 장엄등이 설치되었다.

구룡지 앞의 삼성각과 산령각

약사전 앞 연못의 수련이 피었다.

대웅전 뒷쪽에 통도사의 중심이 되는 '금강계단 불사리탑'이 있다.

이곳에는 통도사 창건주이신 자장율사께서

당나라에서 모시고 온 부처님의 정골사리를  봉안하였다고 전한다.

 

가까이에서는 사진촬영을 할 수 없어서
먼곳에서 불사리탑을 찍어보았다.

통도사 명부전 앞의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하얀 영가등

솔직히 울긋불긋 오색연등 보다는 하얀 영가등이 있는 명부전 앞에서
사진을 더 찍고싶었다.

 

왜냐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얀 영가등을 다는 것 외에는 없었다.
내게 연결된 가족들은 여동생을 빼놓고는 모두 저쪽 세상에 계시기 때문이다.

통도사에는 유난히 '자주닭개비' 꽃이 곳곳에서 예쁘게 피고 있었다.
해마다 초파일쯤에는 불두화가 피고 있었는데
올해는 윤달 때문에 초파일 시기가 늦어져서
불두화는 어느 곳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비로자나불이 모셔진  대광명전(보물 제1827호) 앞

대광명전 뜰앞을 예쁘게 만든 '자주닭개비'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라고 한다.
여러해살이 초본이며 ,주로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 것을 보았다.
영어 이름은 Day flower이며 '자로초'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자주닭개비의 꽃말은 '짧은즐거움, 외로운 추억'이라고 했다.

새롭게 불사가 이루워진 문수전 앞

불이문 옆쪽이며
약사전 뒷쪽 뜰앞에  '자주닭개비' 꽃의 청초한 모습이 예뻐보였다.

통도사 경내에

요즘 피고 있는 꽃들은 자주닭개비 와 우단동자꽃이었다.
우단동자꽃의 제법 화사한 모습이 오색연등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우단동자꽃은 '남부 유럽과 서아시아'가 원산지라고 한다.
꽃말은 '영원한  기다림'이다.

울창한 나무숲 사이로 보여지는 통도사 일주문!!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딱 한달만에 통도사에 갔었는데  비가 내리고 있다.
낮12시 부터 1시간 정도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는 빗나갔고
부슬 부슬... 꼭 우산을 써야만 할 만큼, 가는 빗줄기가 감질나게 했다.

 

숲 그늘에 나무 의자는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우산을 쓰고 앉아서, 따끈한 커피 한잔 정도 마실 만큼의 여유를 주었다.
그 다음에는 나무 의자에 빗물이 스며들어서 휴식이 불가능했다.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커피를 마시면서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들었는데...

그다지 많이 내리지 않는 비였기에

뻐꾸기는 이산 저산에서 쉼없이 울어대서 분위기는  좋았건만

빗방울이 휴식을 방해 해서 진짜 오랫만에 일찍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음력 4월 초3일의 비오는 날 일주문 앞 풍경은 고즈넉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