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 21

비 내리는 날의 예쁜 여름꽃

언제쯤 장마가 끝이나려는지는 예측은 안되지만 어느새 6월의 마지막이라는 것이 어찌보면 초여름의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월이 시작되면 본격적인 무더위는 시작되겠으나 그래도 아직은 시도때도 없이 내리는 비 덕분에 기온이 22~25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다른 지방에서는 호우주의보와 함께 물난리 때문에 곤혹을 치른다고 하건만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는 그다지 줄기차게 내리는 비가 아니었음에 한시름 놓게 되었다. 그러나 며칠동안 하루라도 건너 뛰지 않은채 찔끔거리면서 조금씩이라도 매일같이 내리는 비 때문인지 수확한 가지에서 벌레구멍이 보였다는 것이 긴장을 하게 했다. 애써 가꾼 농작물이 장마로 인한 병충해... 그것들을 지켜보며 노심초사 하는 마음으로 언제 이 장마가 끝이 나려는지 하늘만..

그림/야생화 2023.06.30

장마철의 텃밭 풍경

며칠째 내리는 비 덕분에 텃밭 곳곳에 빗물이 넘쳐났다. 밭고랑도 질척거리고, 밭 옆의 도랑가는 작은 실개천이 된듯 맑은 물이 재미있게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한참 예쁘게 피던 꽃들은 모두 후즐근 해져서 볼품없는 모습으로 휘청거리는 것이 애처로워 보여졌다. 그런 텃밭 풍경속에서 가장 신이난 것들은 잡초였다. 뽑아내도 뽑아내도 쉼없이 자라고 있는 잡초와의 실갱이는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온갖 채소들은 빗물 때문에 자꾸만 나약해져가는데 약올리듯 성장하는 잡초들은 뿌리 까지 튼실하게 굵어져서 캐내는 것도 힘들었고 키가 큰 잡초와 무성해진 풀들은 낫으로 베는 것도 힘이들었다. 이렇게 저렇게 장마를 극복하고 나면 무더위는 기승을 떨것이고 뒤이어 올라오는 태풍으로 또다시 시련을 겪어야 하는 해안가의 여름 텃밭..

텃밭일기 2023.06.29

비 내리는 날의 감자 수제비

장마철이니까 시도때도 없이 비가 내리는 것은 그러려니 했다. 새벽 부터 비가 내리고 있으면, 그날은 텃밭 쉬는 날이라고... 마음 느긋하게 늦잠을 잘 수 있음에 행복이 별 것이냐고 웃어봤다. 비 내리는 날과 늦잠 어쩌다가 한번쯤은 그런 호사를 누려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더니 요즘은 하루 걸러 한번씩 늦잠을 자게된다. 그 이유는 장마철이기 때문이지만 간밤에 비가 많이 내린 날에는 밭이 침수되었을까봐 또다른 걱정으로 잠을 설칠 때도 있다는것이 유감스럽기만 하다. 새벽 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기에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먹기보다는 뜨거운 국물이 먹고싶어서 생각해낸 것이 '감자 수제비'였다. 감자를 캐다놓고 ,제대로 뭐를 만들어 먹지 않아서 캐다 놓은 감자에게 너무 미안했기에, 수제비에 감자를 많이 넣어서 생색을 내보..

요리조리 2023.06.28

여름날의 별미 '우무묵' 냉채

장마가 시작되었다고는 하나 그다지 후덥지근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여름이기 때문에 뜨거운 차와 커피보다는 시원한 보리차나 냉커피를 즐겨 마시게 되는데... 가깝게 지내는 지인이 집에서 만들었다고 하면서 '우무묵'을 가지고 왔다. 우무묵은 우뭇가사리로 만드는 묵으로 주로 콩국물에 넣어서 먹는 여름철의 별미였으나 콩국물이 없을때는 신선한 야채를 넣고 새콤달콤하게 무쳐서, 시원하게 먹는 맛도 괜찮은 것 같았다. 사실 우무묵 냉채는 단 한번도 집에서 만들어 먹어본 적이 없어서 많이 망설였으나 지인이 가져다 준 성의를 생각해서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만들어 봤더니 맛이 괜찮았다. 중독된 맛 처럼 한번 만들어서 먹어봤던 우무묵의 입맛은 자꾸만 생각날 것 같은 그런 맛이었다. 4~6월이 제 철이라고 하는 우뭇가사리..

요리조리 2023.06.27

무더운 여름날에 피는 꽃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듯... 불볕 처럼 뜨겁기만한 햇볕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시원하고 좋았지만 자나깨나 텃밭만을 생각하는 나로서는 장마철은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껴본다. 빗물로 인해 끝도없이 폭풍 성장하고 있는 잡풀과 햇볕이 없는 시간들속에서 너무 나약해져만 가는 밭작물들을 바라보면 어디서 어디 까지 좋고, 어디서 어디 까지는 나쁜 것인가 가늠이 안된다. 그래도 우선은 따가운 햇볕이 없는 밭에서 일하기는 좋으나 채소들에게 햇볕 ,바람, 물의 영양소 중에서 햇볕이 없다는 것은 온갖 병충해가 들끓는다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고 있는 장마철이다. 그래도 빗물 덕분에 싱그럽게 꽃이 피고 있는 여름꽃들을 보면 우선 마음이 밝아진다는 것에 사람 마음이 순수하지 못하고, 참 간사했음에 씁쓸하게 ..

그림/야생화 2023.06.26

초여름날 해안 산책로에서

다음 주 부터는 비내리는 날이 많을 것 같다는 일기예보.... 어느새 장마철이 다가오는 것은 아닌가 할 정도로 한낮의 기온은 서늘함 그 자체였다. 엊그제 까지만 해도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열기로 인해 한낮에는 밖으로 나가는 것도 고통스러웠건만 오늘 아침기온은 18도 였고, 한낮의 기온은 23도였다. 서서히 장마철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 반갑지만은 않았다. 장마와 태풍이 불청객으로 따라 붙을 여름이 온다는 것이 그다지 달갑지 않지만, 해안가에 산다는 이유만으로도 닥쳐올 자연의 위력 앞에서 또다시 마음을 비워야 함은 어쩔수 없다고 생각해본다. 잘키워 놓은 텃밭 작물의 수난시대가 스트레스 되겠지만 그래도 본격적인 여름 7월이 다가오고 있음을 마음으로 마중해본다. 걷기 좋을 만큼 날씨가 서늘해졌기에 그냥 걸어..

그림/야생화 2023.06.23

6월 중순,텃밭에 핀 여름꽃

얼마 동안의 가뭄 끝에 흡족하게 내려줬던 비 덕분에 어제 이어서 오늘도 텃밭에서의 잡초제거는 계속 되었다. 이른 아침 부터 시작한 풀뽑기는 오전 내내의 시간을 까먹을 만큼이었고 깔끔하게 정리된 밭고랑들을 바라본 후에야 허리 아프고, 배 고프고, 목이 마르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풀뽑기를 했으나 돌아서면 다시 왕성함을 보여주는 풀들과의 치열한 싸움은 아마도 7월이 오기 전 까지는 계속 해야 한다는 것이다. 뜨거운 열기와 장마비에 더욱 왕성해진 풀들을 잠재우기에는 감당 안될 것은 뻔한 일이고 7월의 텃밭을 생각하면,아찔해진다는 것이 벌써 부터 회의감에 빠져든다. 며칠동안 감자캐고 ,양파캐고, 빈 밭 정리하고,풀뽑고.. 바쁘다보니 제 정신이 든 오늘 아침에서야 텃밭의 또다른 것들이 나를 기쁘..

텃밭일기 2023.06.22

통도사 경내의 꽃나무 열매들

날씨가 뜨거워지면서 차츰 가뭄의 조짐이 보여지길래 조금은 불안해 했던 초여름의 시간들이었다. 텃밭 농사를 짓다보니 비가 많이 내려도 걱정, 비가 내리지 않아도 걱정타령이다. 그런데 예보 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이 지난밤 부터, 오늘 오전 내내 흠뻑 비가 내려 주었다. 덕분에 비옷을 입고서라도 텃밭의 잡풀을 뽑다보니 비 덕분에 풀이 너무 잘뽑혀서 비 맞은 후의 감기 걱정은 나중 생각할 만큼 속이 후련했던 고마운 날이었다. 그래도 풀이 진짜 잘뽑히니까 내일도 비가 더 와줬으면 하는 바램... 그것도 욕심이 되는 것인가 그냥 웃어봤다. 엊그제 통도사에 다녀오면서 숲길에서 예쁜꽃을 만났다. 언뜻 보면 흰동백꽃 같기도 하고 또 차나무꽃 처럼 보여지는 하얀 꽃은 '노각나무'꽃이었다. 2년 전에 가지산 석남사로 들어가..

음력 5월 초이틀 통도사 풍경

아직은 시끄러운 매미소리가 전혀 들리지는 않지만... 초여름의 기온은 숨이 막힐 만큼 뜨거웠고 30분 정도 걸어야 하는 숲길을 가면서 흐르는 땀방울은 손수건을 흠뻑 적실 만큼의 무더운 날이었다. 양력 6월19일은 음력 5월 초이튿날이었다. 공교롭게도 음력 5월 초하루는 휴일이었기에 이번에도 또 정상적인 초하루를 지키지 못한채, 이튿날이라도 절에 다녀오게 된 것이 참 다행스러웠다고 생각해봤다. 언제나 처럼 토요일과 일요일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휴일이 되겠지만 내게는 일을 하러 가는 날이라는 것이 사명감 처럼 되어 있었기에 절에 가기 위해 하루를 건너 띌 수는 없었음이 현실이라는 것을 인정 해야 하는 씁쓸함이 있었다. 그래도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에 마음 편안하게 절에 다녀올 수 있었음을 그냥 감사하..

수국꽃이 예쁘게 핀 숲길에서

한낮의 열기로 인한 뜨거움은 한 여름 처럼 걷기 힘들 정도였지만 나무 그늘에서의 시원함은, 아직은 양력 6월이고 음력으로는 5월이었기에 견딜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음력 5월 초하룻날이(6월18일) 휴일이라서 바쁜 일 때문에 이번에도 초하루를 지키지 못하고 초이튿날에 절에 갈 수 있다는 것만도 감사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숲길을 걷는 내내 많이 지치게 했다. 그래도 암자로 가는 숲길에 곱게 핀 수국 때문인지 덥다는 느낌이 쏙 들어가버렸다는 것이 평소에 꽃바보라서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준 것 같았다. 5월 까지, 자주 내렸던 봄비도 계절이 초여름으로 넘어가면서 하늘에서 내려주는 빗방울도 꽤나 인색해진듯 계곡에 가뭄의 조짐이 보여서인지 맑은 물소리도 그다지 시원스럽게 들리지 않았던 무더운 날이었다. ..

그림/야생화 2023.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