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통도사 경내의 꽃나무 열매들

nami2 2023. 6. 21. 22:43

날씨가 뜨거워지면서 차츰 가뭄의 조짐이 보여지길래
조금은 불안해 했던 초여름의 시간들이었다.
텃밭 농사를 짓다보니
비가 많이 내려도 걱정, 비가 내리지 않아도 걱정타령이다.

 

그런데 예보 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이
지난밤 부터, 오늘 오전 내내 흠뻑 비가 내려 주었다.
덕분에 비옷을 입고서라도 텃밭의 잡풀을 뽑다보니
비 덕분에 풀이 너무 잘뽑혀서
비 맞은 후의 감기 걱정은 나중 생각할 만큼 속이 후련했던 고마운 날이었다.
그래도 풀이 진짜  잘뽑히니까 내일도 비가 더 와줬으면 하는 바램...
그것도 욕심이 되는 것인가 그냥 웃어봤다.

엊그제  통도사에 다녀오면서 숲길에서 예쁜꽃을 만났다.
언뜻 보면 흰동백꽃 같기도 하고
또 차나무꽃 처럼 보여지는 하얀 꽃은 '노각나무'꽃이었다.

2년 전에  가지산 석남사로 들어가는 길에서 만났던
노각나무꽃이 통도사 숲길에도 피어 있었음이 반갑기만 했다.

노각나무꽃은 소박하면서도 은은한 꽃이 피고
비단결 같이 아름다운 껍질을 갖고 있어서
가장 품질 좋은 '목기'를  만들수 있는 나무라고 했다.
노각나무 꽃말은 '견고 ,정의' 

노각나무는 우리나라에 있는 특산 수종이고
여름에는  푸르른 녹음과 아름다운 꽃을 감상 할 수 있다고 하며
대체적으로 산지의 산중턱이 서식지라고 한다.

노각나무가 분포하는 우리나라 지역은
북한의  평안남도 양덕 온천지역, 소백산 희방사 부근
지리산, 가야산 ,가지산으로 이어지고 남해에서도 자란다고 한다.

해마다 추운 겨울 1월 중순부터  꽃이 피는
통도사 영각 앞, 자장매(홍매화)의 열매가
다닥다닥 매달려 있었지만
아직도 매실 수확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졌다.

1월 중순 부터 꽃이 피는 자장매(홍매화)
매실이 노랗게 익어 가고 있었다.

땅위에 떨어진 노란 매실을 주워서 사진을 찍어봤다.
열매에서도 제법 달콤한 꽃향기가 주변을 향기롭게 했다.

통도사 경내의 '오향매' 나무에도 매실은

다닥다닥 달려있었지만, 매실을 따내는 흔적은 없었다.

지리산 남녘 깊은 골짜기에서 자생하는
이 매화나무는 수령 300년이 되었으며
이런 귀한 인연으로 통도사에서 뿌리 내리고
주지(향전)스님으로 부터 뜻깊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수령 300년 된 오향매의 매실이 정말 튼실했다.

오향매는
지계의 향, 선정의 향, 지혜의 향, 해탈의 향, 해탈지련의 향과

닮았다고 해서  오향매(五香梅)라고 했고
또 다섯가지로 힘차게 뻗어 오르는 현상이
오분법신(五分法身)과 닮았다고 해서 오향매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난 4월 중순 쯤에 노랗게 꽃이 피었던 '보리자나무'에서

6월에는 열매가 매달려 있었다.

통도사 범종각 주변 담장가에  

서있는 보리자나무에 열매가 다닥다닥이다.

보리자나무는 사찰에서 흔하게 재배되는
피나무과의 낙엽활엽교목이라고 했다.

사찰에서는 이 나무를 '보리수나무'라고 부르며
열매로는 염주를 만드는데 쓰인다고 했다.

통도사 범종각 옆의 커다란  쪽동백나무에도
열매가 다닥다닥  매달려 있었다.

범종각 옆의 쪽동백나무 열매

4월 중순에 꽃이 피었고
6월에 열매를 볼 수 있는 쪽동백나무이다.

 

지난 4월에 찍어 두었던 '쪽동백나무' 꽃이다.
언뜻보면 때죽나무꽃과 비슷해 보이지만
쪽동백나무꽃이 더 화사하다.
쪽동백나무꽃의 꽃말은  '잊어버린 추억을 찾아서' 라고 한다.

통도사 숲길에는  빨갛게 익어가는 산딸기가
제법 예쁜 모습으로 눈에 띄고 있었다.

영축총림의 현판이 붙은 통도사 산문

버스 터미날에서 부터 시작되는,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30분 동안
걷는 내내  덥다는 느낌으로 조금은 지쳐가기도 했지만
혼자 걷는 길이 아니라는 것이 가끔은 활력이 되기도 했다.

 

가끔씩 보여지는 산딸기 같은 예쁜 열매와 여러가지 여름 꽃들과  
그리고 계곡의 물소리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고
소나무숲에서 어쩌다가 불어대는 바람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시원함을 느끼게 했기에 아직은 걸을만한 숲길이었다.

 

그러나 다음달 음력 6월 초하루(양력 7월18)에는

초복과 중복 사이에 끼어 있다보니, 아마도 이 숲길을 걸을때는

마음을 비워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