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계속 되고 있었지만 텃밭에는 비켜 갈 수 없을 만큼 할일이 많았다. 계속되고 있는 찜통 무더위는 고추를 빨강게 익게 했고 덜 여물었던 옥수수들이 갑자기 수확기가 되었음은 순전히 기온 탓이 아닌가 마음이 바빠졌다. 왜냐하면 폭염의 날씨에 그것들을 방치하면 낭패를 본다는 것은 농사를 지어 본 사람들은 누구나 잘 아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 들판에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것 처럼 보였어도 이곳 저곳에서 인기척이 있기에 살펴보니 모두들 빨간 고추를 따느라 고추밭속에 들어 앉아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고 웃을수는 없었다. 뜨거운 해가 중천에 떠오르기 전에 하나라도 더 고추를 따야 한다는 현실은 무덥고, 모기에게 물리고, 피곤하다는 것... 이것이 폭염의 더위에 들판에서 꼭 해야 하는 요즘의 과제인 것 ..